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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직조된 인간, 자연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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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1.5 Degrees
2023.7.4-2023.8.10 만하임, 쿤스트할레 만하임

● 한정민 독일통신원 ● 이미지 Kunsthalle Mannheim 제공

Andreas Greiner [Jungle_Memory_0010] 2019 Kunstdruck auf Hahnemühle Photo Rag, Bild mittels KI aus tausenden von Waldaufnahmen generiert, programmiert von Daan Lockhorst 149.8×215.8cm Courtesy Dittrich&Schlechtriem, Berlin © Andreas Greiner, VG Bild- Kunst, Bonn 2022 Photo: Jens Zie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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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온변화 1.5°C’는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이 공식화한 것으로 기후위기에 맞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져서는 안 된다는 시나리오다. 이 이상 기온이 상승하면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하에 미래 인류 생존을 위한 일종의 마지노선이 바로 ‘1.5도 이내’가 의미하는 것이다. 미술관의 전시 제목이라기보다는 환경 문제를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1.5도(1.5 Degrees)>는 예술가들이 이 시급한 현안을 어떻게 탐구했는가를 조망하고 있다.

망막에 맺히는 미적 경험만이 예술이 아닌지는 오래 되었고 미술관과 전시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성 자체가 예술의 지향이 되었다는 점에서, 쿤스트할레 만하임(Kunsthalle Mannheim)은 확실히 ‘예술을 위한 예술(L’Art pour l’art)’의 미술관이 아니다. 관장이자 전시를 기획한 요한 홀튼(Johan Holten)은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은 앞으로 인류가 가장 많이 고민할 문제이기 때문에 예술이 이를 다룰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Margaret & Christine Wertheim
 <Baden-Baden Satellite Reef> aus dem
 Crochet Coral Reef Projekt 2021/2022 
Wolle, diverse Natur- und Kunstfasern, 
Plastik auf Holzplatte, verschiedene Maße, 
Detail  Photo: Museum Frieder Burda, Nickolay Kazakov



특별히 본 전시를 위해 최근 현대미술 작품뿐 아니라 쿤스트할레의 소장품인 19-20세기 회화까지 포함시키면서,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시대별로 어떤 자연관을 가졌으며 그것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기후변화라는 현시대의 가장 치명적인 위기 앞에서 이들은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자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전시의 부제 ‘한 데 얽힌 생명, 우주, 기술(intertwining of life, cosmos, technology)’이 선언하는 것처럼 자연과 인간, 기술은 각각 떨어져서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긴밀한 상호관계에 있다는 것을 주지하는 태도를 함께 발견하게 된다.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다니엘 캐노거(Daniel Canogar)의 <Phloem>이다. 제목은 식물의 체관부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식물에서 당과 같은 양분의 운반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유럽의 자원들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그의 연구는 유럽으로 전달되는 석탄, 풍력, 핵에너지의 유입을 실시간으로 작품에 담아낸다. 관람객은 거대한 화면으로 씨실과 날실이 얼기설기 얽혀지며 실시간으로 직조되는 조형, 일종의 디지털 패브릭의 형상을 감상할 수 있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실 혹은 배너 부분에 에너지의 종류와 어떤 값이 함께 빠르게 출력되어 지나간다.

그것을 보며 어떻게 유럽이 자원을 소유하고 소비하는지 엄밀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우나 작가의 의도는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성을 띠는 에너지의 흐름은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정치·사회적인 영향권 아래에서 직조된다 보는 것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보급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의 상황에 반응한 작가의 의도는 작품이 미술관을 떠받치는 기둥에 설치된 것으로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Bahzad Sulaiman <Chor> 2021 
© Bahzad Sulaiman, VG Bild-Kunst, Bonn 2022
Photo: Daniel Hausig



캐노거의 작품과 함께 미술관 로비의 벽을 따라 길게 설치된 온도계들은 파비안 크네히트(Fabian Knecht)의 <Unchange>다. 앞서 설명한 1.5도 시나리오는 사실상 이미 달성 불가능한 것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규율을 만들어 강력하게 행동해야 할까, 아니면 현실을 받아들이며 천천히 포기해야 할까? 설치된 197개의 온도계는 1.5°C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의 숫자이고, 온도계에 표시되는 온도는 실제보다 1.5°C 낮게 조작된 것이다. 이렇게 작가가 억지로 낮춘 파란 온도들을 찬찬히 지나치다보면 중간에 빨갛게 표시된 온도계가 보이는데 이것이 유일하게 작가가 조작하지 않는 실제 온도다. 조작된 현실과 실제를 보며 다시 관람객은 생각한다. 노력해서 기후변화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체념하며 안녕을 고할 때인가.

미술사에서 자연은 종교화의 들러리에 머무른 ‘풍경’이었다가 16세기 르네상스 시기에 인간은 주체자가 되고 자연은 ‘심미적 대상’으로 기능했다. 고전주의 예술에서 자연은 수학적인 비례와 균형을 기준으로 하는 객관적인 탐구의 대상이었으며 예술가의 선택으로 조형된 이상적인 풍경으로 재현되었다.

이후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er David Friedrich)로 대표되는 낭만주의 풍경에서는 그의 고독, 경외, 두려움 같은 심성이 풍경에 녹아 나오게 되었으며, 현대미술로 넘어와서는 자연과 인간 중 어느 개체가 더 우월한가를 판단하는 근대성의 비대칭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대등하며 상호의존적인 관계성을 강조하는 작품들을 자주 접해볼 수 있다. 일부 작품에 등장하는 디지털과 현실의 혼종적인 생태계 속에서 인간, 자연, 기술 등의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공진화되는 과정이 보여지는 것이 이러한 이해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Marianna Simnett <Covering (bloodstock)> 
2020 Lenktikularanimation 60×119cm
© Marianna Simnett, Société, Berlin
Photo: Henning Krause



본 전시의 작품들 중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이 그려내는 풍경은 인간의 눈으로 재현되고 해석된 것이 아니다. <CLOUD #211>은 드론, 감시카메라 시스템, 자율주행 자동차 등의 인터페이스가 채집한 풍경으로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생성하는 하늘 이미지를 보여준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색감은 관람객에게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더 이상 인간의 개입은 필요하지 않다. 이제는 사람의 시선 밖에 존재하는 기계가 이미지의 생성과 해석을 담당할 수 있게 되었고 작가는 이렇게 기계의 관점으로 재현된 세상 - 엄연히 존재하는 - 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맥락을 같이하는 안드레아 그라이너(Andreas Greiner)의 작품 <Jungle_Memory_0010>의 정글 이미지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딥 러닝(Deep-Learning) 기술로 학습해 만들어낸 풍경이다. 프리드리히의 낭만주의적 풍경과 대조적으로 사람의 해석이 배제된 인공지능의 시각을 볼 수 있도록 하면서 풍경 앞에서 가진 경외감과 두려움이라는 기존의 감각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작품은 새로운 타입의 이미지를 제안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데, 작품 생성을 위해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이 가동되는 동안 발생한 전기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서 함께 제시하는 것이다. 기계의 시선으로 재현된 자연을 제시하기 위해 자연이 오히려 훼손되고 낭비되어야 했다는 역설을 함께 드러내는 이 작품은, 의미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예술 활동이 - 자연에 대한 것이라도 하더라도 - 환경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에 꾸준히 천착해 온 줄리안 쉐리에(Julian Charrière)는 32분간 이어지는 영상 <Controlled Burn>을 선보인다. 작품은 더 이상 가동되지 않는 냉각탑, 석유시추선, 노천 광산을 이리저리 비행하는 시점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는 장면을 거꾸로 재생하고 있다. 근대 에너지를 대표하는 풍경 속에서 터지는 불꽃을 통해 쉐리에는 하염없이 소비되는 에너지를 표상하는 것이다. 다만 푹죽이 터지는 장면을 거꾸로 재생하면서 다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시도는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에너지 소비가 더 이상 복원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Julian Charrière <Controlled Burn> 
2022 UHD-Film (Farbe, Ton) 32min Filmstill
© Julian Charrière VG Bild- Kunst, Bonn 2022



안덕희 조던(Anne Duk Hee Jordan)과 파울리네 도우트레루잉네(Pauline Doutreluingne)의 영상 작품 <La Grande Bouffe>는 영상과 작가가 손으로 직접 꾸민 바닥, 벽 드로잉이 함께 설치되어 있다. 영상은 깊은 숲과 그 속에서 사는 동물, 아주 작은 벌레들까지 면밀하게 잡아낸다. 감상자는 (아직은)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에서 이들이 생식 활동을 하는 장면을 통해 조던이 이해하는 세상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전문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한 경력이 있는 인물로, 인간과 도시 너머의 깊은 심해를 직접 탐구하고 들여다본 경험이 있다. 작가는 인간이라는 개체 자체가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은 우리의 눈과 경험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한다. 인간의 규율, 도덕, 문명이 배제된 풍경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생물들의 활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작동하는 자연세계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영상에 그치지 않고 그가 직접 손으로 그린 숲과 바다의 풍경, 그 속에 사는 신비로운 동물들을 함께 제시하면서 그의 자연관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로 앞에 설치된 작품 역시 적나라한 동물의 생식 활동 과정을 담고 있다. 마리아나 심네트(Marianna Simnett)의 렌티큘러 프린팅 연작 ‘Living beings’에는 인위적으로 경주마를 교배시키는 장면이 나타난다. 인간의 유익을 위해 폭력적으로 말을 통제하며 억지로 짝짓기를 맺는 동물들은 비록 사진이지만 렌티큘러 형식을 통해 그 사납고 고통스러운 움직임과 말들의 목줄을 쥐고 웃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병치되면서 불쾌감을 유발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마저 철저하게 인간의 필요에 의한 통제 아래에 놓인 장면을 통해서 관람객은 여태껏 인간이 지배하고 남용했던 자연관을 확장해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elanie bonajo <Night Soil - Nocturnal Gardening> 
2016 HD-Video (Farbe, Ton) 49min 47sec Videostill
Courtesy melanie bonajo & AKINCI, Amsterdam



오토봉 엥캉가(Otobong Nkanga)의 거대한 태피스트리(직물 작품) <Unearthed - Twilight>에는 해변, 모래사장, 그물망과 이리저리 놓인 신체의 파편들이 수놓아져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산업 쓰레기로 오염된 해변의 풍경으로, 또는 유럽으로 오는 바닷길에서 전복된 난민들의 신체로 보이는 풍경은 바로 옆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거대한 두 회화와 함께 만나며 또 다른 느낌을 준다.

키퍼의 <Jaipur>는 인도의 자이푸르의 밤하늘을 표현한 것인데 어두운 하늘에 이리저리 흩어진 별과 그 궤적을 선으로 표현한 것을 엥캉가 작품의 그물망과 의도적으로 병치해 설치함으로 우주적이고도 신비한 자연 속에서 스러진 인간의 신체를 볼 때의 미묘한 심상을 자아내도록 한다. 비극도 희극도 아닌 우주 속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으로 인간사에서 신체를 탈맥락화 하는 것. 두 작가의 작품이 유독 거대한 스케일을 가졌기 때문에 이것이 이미지의 압도감으로 성취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과 작가들이 기후변화를 예술작업의 주제로 정한 것에는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관심을 복기하고자 하는 행동주의적인 의도가 있을 터. 각자 변화하는 자연 현상에 대한 반응을 다른 방식으로 들려주고는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분리하지 않는 개체로 보면서 결국에는 지구를 다시 살만한 곳으로 지켜나가자는 교정의 의지를 담고 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삶을 위한 예술’로서 탐험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본 글에 소개된 것 외에도 미술관 안팎으로 설치되어 있으니 그 앞에서 관람객으로서, 그 전에 인간으로서 희망과 절망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PA  


글쓴이 한정민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핀란드 알토 대학교(Aalto University)에서 현대미술과 이론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독일에 머무르며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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