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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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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

Taipei Bienniale 2014
2014. 9.13-2015.1.4 타이베이, 타이베이 파인아트 뮤지엄(TFAM)

1990년대 출간된 니콜라 부리요의 현대미술비평서 『관계의 미학(Relational Aesthetics)』은 미술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리크리트 트리바니자(Rirkrit Travanija), 마우리치오 카틀란(Maurizio Cattelan),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작업 등, 1990년대 미술계에 등장한 새 세대의 실험적 작가들이 벌이는 실험적 시도들을 포스트 모더니즘 이론들이 더 이상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가운데, 그가 제시한 ‘관계의 미학’이라는 키워드가 이를 설명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머릿속의 상상에만 그치지 않고, 현장에 기반 해 제시된 그의 발 빨랐던 비평이론은,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990년대 미술에서 나타난 흐름을 예리한 관점에서 바라본 시의적절한 비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위대한 가속도-인류세의 예술(The Great Acceleration-Art in the Anthropocene)’을 주제로 ‘타이베이 비엔날레 2014(TAIPEI BIENNIAL 2014)’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미술계의 이목을 끌었다. 기존의 이론이 ‘인간중심적’이었다는 비평을 받아와서인지, 개념을 확장해 인간과 기계, 자연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자연스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현상을 제시하고 미래를 가늠해 볼 기회를 마련했다. 부리요가 아시아에서 첫 큐레이팅을 맡은 비엔날레라니, 이대로 지나칠 순 없었다.
● 문선아 기자

Chun-Teng Chu 'Aesop’s Bat No.4- Pholidota, Rabbit, Chicken' 2014 Animal Bone, Crystal, Marble, Gofun, PVC 60×28×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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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비엔날레는 대만의 근현대미술을 부흥시키고자 1984년 시작됐다. (초기에는 ‘중국 공화국 현대미술 트렌드’, ‘중국 공화국 현대조각전시’라는 제목들로 진행됐다.) 한국에서 열린 광주비엔날레와 같이 올해로 꼭 20주년을 맞은 셈인 이 비엔날레는 초기에는 열린 심사 과정을 거쳐 진행되다가, 1996년 이후부터는 해외 유명 큐레이터들을 초빙하여 대만 큐레이터들과 협업토록 하면서, 대만 미술계와 국제 미술계를 이어주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제롬 상스(JèrÔme Sans)와 만레이 수(Manray Hsu), 안젤름 프랑케(An selm Franke) 등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유명 큐레이터들은 이 비엔날레를 계기로 대만 미술계를 인지하여 국제 미술계에 발 빠르게 소개했고, 대만 미술계는 그들을 통해 국제 미술계의 호흡에 발맞출 수 있었다. 하여, 끊임없이 세계적 미술행사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이 비엔날레가 다음 타자로 부리요를 호출한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다. 




Jonah Freeman & Justin Lowe <The Floating Chain: Fake Wall> 

2014 Mixed media installation Dimension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 and Marlborough Chelsea, NYC 



 


전시의 내용적 측면에 앞서 형식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실무에 뛰어난 세계적 큐레이터이니만큼 공간 구성이 뛰어났다. 전시가 열린 타이베이 파인아트 뮤지엄(이하 TFAM)이 비엔날레를 열기에 충분히 넓은 공간이 아니었음에도 5개의 대륙에서 온 52명의 작가의 작업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한 작업이 다른 작업을 방해하지 않고 관람객들이 쾌적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또한 전시가 전체적으로 유기성을 지니도록 한 점이 흥미로웠다. 예컨대, TFAM의 사무실을 그대로 설치로 옮겨온 뒤쪽으로 요나 프리먼과 저스틴 로에(Jonah Freeman & Justin Lowe)의 설치작업 <부유하는 연쇄: 가짜 벽(The Floating Chain: Fake Wall)>을 선보여 미술관 이면을 탐험하는 효과를 제대로 선사했고, 동시에 이 이면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영상화한 작업 <부유하는 연쇄(The Floating Chain)>를 다른 층의 다른 공간에 상영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숨겨진 공간을 찾을 실마리를 제공했다. 또한, 2013 터너 프라이즈를 수상한 로르 프로보스트(Laure Prouvost)의 시구작업(‘이 사인은 심지어 당신이 보기 전에도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THIS SIGN DID SEE YOU BEFORE YOU EVEN LOOKED)’ 이상적으로 여기에 방을 침투하는 심해의 향이 있을지어다(IDEALLY HERE WOULD BE THE SMELL OF THE DEEP SEA INVADING THE ROOM)’)을 전시장의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공간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Haegue Yang Installation view of <Female Natives>,

 <Medicine Men>, and <Field of Teleportation>

 in Taipei Biennial 2014(TFAM, 2014.9.13-2015.1.4) 

Courtesy of the artist & Taipei Biennial 2014 



 


비엔날레의 제목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부리요는 이번 행사에서 인류세(Anthropocene)’의 개념을 끌어들인다. 인류세란 1980년대 대두되고 네덜란드 화학자 크뤼천(Paul Crutzen) 2000년 대중화시킨 과학용어로,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말한다. 후기빙하기 시작 이후,  1만 년 간 인류의 활동이 지구의 생물권에 미쳐온 시간을 일컫는다. 부리요가 이 개념을 도입한 것은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거시적 관점에서 교차시켜보고자 한 시도로 해석된다. 45억년의 역사를 지닌 지구의 역사에서 인류는 고작 만년을 살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지시하면서도 인류가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이 개념은 어쩌면 그 자체로 모순을 지닌다. 부리요는 이 개념과 가속도를 접합하면서, 인류가 가속도를 올려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변화가 역설적이게도 개인의 삶에 있어서 인류를 해치고, 무력감을 증폭시키고 있지 않은지 질문한다. 컴퓨터화 된 경제 시스템에 직면한 인간은 이제 때때로 자신이 만든 인프라구조의 희생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에는 미시적, 거시적 관점을 오가며 인류가 개입하고 있는 여러 환경이 반영된 작업들이 등장한다. 


1층 전시장 입구에 커다랗게 자리한 양혜규의 설치 작업이 눈길을 끈다. 설치 작업의 뒷면, 광물, 숲의 부분 등이 부유하듯 콜라주 된 벽면으로 구획된 널찍한 공간 속, 옷걸이에 가발, 전구, 전선, 방울 등을 매달아 완성한 인체 형상을 닮은 등신대의 조각 12개가 곳곳에 위치하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하루에 세 번, 이슬람의 기도 시간에 맞춰 전시장에 흘러나오도록 장치된 이 작업은 그야말로 인류의 현재 모습이다. 다양한 종교나 동·서양 문화 등 여러 이질적인 것들이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접합되어 위태로운 듯, 정교한 듯,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은 바로 지금 거울 앞에 선 현대인 자신의 모습 외 다름 아니다. 




Opavivara! Installation view of <Formosa Decelerator> 

in Taipei Biennial 2014(TFAM, 2014.9.13-2015.1.4) 2014 

Transmedia 220×1000×1000cm Courtesy of the artist

 




이종이 결합된 현대인의 모습은 나타니엘 멜로스(Nathaniel Mellors)의 영상 작업으로도 이어진다. <네안데르탈 컨테이너(Neandethal Contai ner)>에서 네안데르탈인이 각종 현대적인 물건을 장착하고 알 수 없는 행위를 하는 여러 이색적인 풍경을 제시한다. 특히,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모습도 보여지는데, 그가 가속도의 법칙에 따라 떨어지는 곳이 어딘지, 과연 그를 구조할만한 낙하산이 장착되어있는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은 정확히 현대인들의 미래를 지시하는 듯 하다.     


한편, 인류의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제시하는 작가도 있다. 전시장 한 편에서 훙치 펑(Hung-Chih Peng)<대홍수-노아의 방주(The Deluge-Noah's Ark)>에서 뒤틀어진 선박모형을 3D프린터를 이용해 동시다발적으로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매스커 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 대량맞춤)의 시대를 열고 제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예견된다. 펑은 이 기술을 작업에 도입하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기술로 완성될 선박이 뒤틀어진 형태를 지니고있는 상황을 제시한다.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금융위기, 각종 자연 재난 등으로 도래할 인류의 미래는 뒤틀어져 있지 않은지를 은유한다. 이렇게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는 듯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미 디스토피아(Distopia, 비관적 미래)의 향기를 짙게 풍기고 있다.





Shimabuku <My Teacher Tortoise> 2011-2014 

Sulcata tortoise, pen, lamp, title sticker and 

poster Dimension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 & Air de 

Paris & Paris Wilkinson, London Photo: Peter White





하여 곳곳에 과거에 대한 향수를 보이는 작업들도 등장한다. 거북을 전시장에 직접 등장시켜 동물 보호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 시마부쿠(Shimabuku)의 작업 <나의 선생 거북(My Te acher Tortoise)>은 거북의 습성을 차용해 멈춰서 생각하고 묻는 태도를 관람객들에게 요구한다. 또한, 포치 후앙(Po-Chih Huang) <후앙의 작업 생산라인-중국생산&대만생산(Huang's Work Production Line-Made in China & Made in Taiwan)>에서 과거 어머니가 청직물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던 가족력에서 창안, 개인적으로 다시 청직물을 생산해 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과거 대만의 경제를 환기하는 동시에, 현대인의 소비관념에 대해 묻는 작업이다.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부리요는 위대한 가속도가 향하고 있는 디스토피아에 대한 대답을 미리 준비해 놓은 것 같다. 전시장의 입구에 커다랗게 들어서서 전시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브라질 출신의 그룹 오파비바라!(Opavivara!) <대만 감속기(Formosa Decelerator)>가 바로 그 대답이 될 수 있겠다. 팔각형의 나무 설치물에는 언제든 편히 쉴 수 있는 16개의 해먹이 걸려있고, 차 주전자와 다양한 종류의 차들, 그리고 뜨거운 물이 마련된 탁자가 그 중심에 놓여있어, 언제든 쉬면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됐다. 차는 대만의 대표 문화이자 담소를 나누며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마시는 것이라는 특징 덕에, 관람객들은 스스럼없이 작업 내부에서 서로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해갔다. ‘아름다운 섬을 뜻하며 과거 오랜 기간 대만을 부르는 이름이었던 포모사(Formosa)’와 전시 전체의 주제의 가속도에 반하는 감속기를 결합한 제목을 지닌 이 작업은 언뜻 과거에 대한 향수를 지시하는 동시에, 부리요가 여전히 세계를 이끌어가는 대안으로 관계의 미학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하여 이 비엔날레를 기실 관계의 미학 2014년 확장판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Hung-Chih Peng <The Deluge- Noah's Ark> 2014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Production partner with 

XRANGE Laptops exclusively sponsored by ACER Sponsored by 

X-Legend Entertainment, GO HOT Technology Co., Ltd





니콜라 부리요 (Nicolas Bourriaud)

타이베이비엔날레 2014 큐레이터 (Curator of Taipei Biennial 2014)



Q: 타이베이비엔날레 2014의 주제를 위대한 가속도-인류세의 예술로 정했다. 전시를 직접 보니, 그 자체가 인간의 문명에 대한 메타포 같다고 여겨지는데, 이 주제를 지금 피력하는 이유가 있나. 그리고 과거 제시했던 관계의 미학 개념과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A: 인터넷상에는 사람 수보다 작동하는 기계나 프로그램의 수가 더 많다는 기사를 읽고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나는 이 사실을 사람, 로봇, 미생물, 식물, 동물들이 그들의 관계를 재조정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거대한 이미지, 인류세(Anthropocene)와 연결시켰다. 어찌 보면, ‘관계의 미학과도 연관된다. 인류와 기계의 대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이제 이 관계를 직면할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물론, 전시에는 생태학적인 배경도 작용했지만, 진정으로는 사람의 상태(condition)에 관한 주제를 기반으로 했다. 


Q: 이번 비엔날레에서 얼마나 많은 작업이 커미션 됐는지, 예상했던 대로 잘 실현됐는지 말해줄 수 있나.


A: 1/3정도다. 더 많거나 적을 순 있다. 커미션은 항상 작가와 나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작가가 어떻게 작업을 완성해낼지 알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다만, 그들을 믿을 뿐이다. 


Q: 디스플레이에 있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A: 나는 전시를 설치할 때는 개념(컨셉)에 대한 생각을 멈춘다. 나는 작업들이 어떻게 호응하고 서로 문답할지 그 변화를 생각한다. 그리고 동선이 매우 중요한데, 만약 관람객에 A에서 B로 이동한다면, 전시는 영화처럼 한 장면(sequence)에서 다른 장면으로 지나가는 것처럼 구성돼야한다.


Q: 타이베이비엔날레가 더 나은 비엔날레로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한다고 생각하나.


A: 나는 안젤름 프랑케가 큐레이팅한 전시가 좋았다. 타이베이비엔날레가 큐레이터들로 하여금 진실한 언어로 그들의 세계를 잘 구현해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업을 여기저기서 고르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는 예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Q: 유럽의 예술계와 비교했을 때, 한국이나 아시아 예술이 지닌 특성이 있을까.


A: 최근의 지역성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데, 기술의 발달로 지역의 사안과 세계의 사안이 겹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21세기의 모더니티는 단독적인 섬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 군도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문화의 보편성은 지역성이 되고, 지역성은 보편성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 문화의 글로벌화 된 상황에서 삶을 시작한다. 오히려 문화적 특수성은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독일 예술가들은 가라오케로 작업을 하고 한국 예술가들은 괴테(Goethe)나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에 관한 작업을 한다.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문화적 뿌리를 키워야만 한다. 우리는 담쟁이 넝쿨 같이 스스로 뿌리를 키우며 옆으로 퍼져가는 식물 즉, 래디컨츠(radicants)와 같다.


Q: 크게 봤을 때, 큐레이터는 기존의 담론으로부터 전시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전시를 통해서 담론을 만들어야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쪽을 지지하나.


A: 이미 존재하는 담론들에는 잘 신경 쓰지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을 매우 기피하는 편이다. 스스로 고유한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그럴 때, 담론이 형성된다. 전시는 항상 최근의 트렌드를 질문하면서 그것의 미학적 패턴을 형성해야하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전시가 아니다. 형태와 언어, 이미지와 텍스트는 서로를 따르게 되어있고, 다만 전시는 완성된 회로(right loop)를 구성해야 한다. 전시는 특정하고도 귀중한 목적이 있어야하며, 허황된 주제 아래 예술가들을 임의로 참여시켜서 모으는 단순한 편집이 아님을 항상 기억해야한다.


Q: 전시에 포함된 작업들이 당신의 강한 이론에 갇혀버린다는 비판도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작업이 만일 그 스스로 충분히 강력하다면 항상 이론들을 넘어서 그 밖으로 간다. 나는 일종의 시나리오로서 전시를 제시한다. 전시는 나로 하여금 작가나 작업을 선택하도록 이끌며, 각각의 참여자들과의 대화를 위한 기반으로 역할 한다. 나는 전시로 이론을 예증한 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전시는 작업의 아이디어를 대면하게하고 무언가를 다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전시는, 모든 가수가 그들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며 완성하는 한편의 오페라와 같다. 그러므로 전시는 전체로서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Q: 근 미래에 계획하는 일에 대해 듣고 싶다.


A: 이번 봄, 최근 20년간의 글들을 모은 새로운 에세이집(영어/스페인어판:the Exform, 불어판:Forms and trajects)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후, 2015 9월에 있을 리투아니아(Lithuania)의 카우나스(Kaunas)에 있는 작지만 매우 흥미로운 비엔날레를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파리 국립 미술학교를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최고의 예술 학교로 변모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니콜라 부리요는 1998, 예술의 형태를 관계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책 『관계의 미학』으로 문화예술계에 한 획을 그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큐레이터이자 평론가, 이론가로 활동하던 그는 1999년 제롬 상스(JèrÔme Sans)와 함께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를 공동으로 설립했고, 2006년까지 공동 디렉터로 활동했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미술전문지『플래시 아트(Flash Art)』의 파리통신원으로 활동했으며, 1992년 현대미술지 『예술의 도큐멘트(Documents sur l’art)』를 창간해, 2000년까지 디렉터로 일했다. 2008년에서 2010년까지 런던에 있는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에서 굴벤키언 재단 현대미술 큐레이터로 활동했고, 2009년에는 4번째 테이트 트리엔날레(Tate Triennial)’ 얼터모던(Altermodern)’이라는 제목으로 성공적으로 이끌며 현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유럽 큐레이터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출판된 『래디컨트(Radicant)』로 다시 한 번 세계적 예술 이론가의 명성을 얻은 그는 현재 파리 국립 미술학교(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Beaux-Arts) 디렉터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 9월부터 이번 달 개최되는 타이베이비엔날레2014’를 총괄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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