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52, May 2019
이우성
Lee Woo Sung
여전히, 그린다는 것
이우성은 그림을 그린다. 시청 앞에서 점심시간에 사람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광화문의 밤중에 사람들과 그림을 그린다. 그는 혼자서 그리거나, 함께 그린다. 이처럼 그와 그 주변을 둘러싼 ‘그린다’는 행위의 ‘미련’은 왜 계속 맴을 도는가? 이에 이우성은 “아직” 재현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연 없는 그림이 있겠느냐”고 되묻는 그의 말에는 이우성이 회화를, (이 글에선 회화가 아닌 그림이라는 말을 쓴다)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즉, 그의 그림에는 사연이, 달리 말하면 의미가 반드시 동반하는 것이다. 그는 화폭 - 천이거나 종이인 그 물질 - 위에 놓인 이미지가 ‘의미’로 읽히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우성은 그림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도 신중하게 붙이며, ‘이것은 파이프입니다,’ ‘이것은 파이프를 그린 그림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실제와 기표 사이의 관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는 꽤 단단해 보인다.
● 허호정 미술비평 ● 사진 박희자 작가
'첨벙 첨벙(Splash Splash)' 2017 천에 아크릴릭 과슈 210×21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