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Bartomeu Mari Ribas)가 1년 2개월 만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임명식을 가진 마리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설립된 지 46년 만에 나온 첫 외국인 관장이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서툰 한국어로 인사말을 전한 마리 관장은 2005년 처음 한국 방문 시작부터 한국이란 국가에서 매력을 느꼈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공고가 나왔을 때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임명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자신을 비평가, 큐레이터, 교육자, 관장, 예술 작업까지 직접 해본 인물이라 소개하며 자기가 지닌 국제적 경험과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자신을 관람객 중심의 미술관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관장형 큐레이터’라 칭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신임 마리 관장의 현대미술에 대한 전문성과 전 세계적인 관계망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을 덧붙여 마리 관장의 포부에 힘을 실었다. 기자회견 중 마리 관장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 관장 재직 시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는 전시를 취소한 것은 ‘정치 검열’ 아니냐는 의견에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큐레이터를 해고했다는 의혹에 관해선 “관장직을 사임한 것은 3월 23일이었으며, 큐레이터가 해고된 것은 4월 1일이었다.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관장
큐레이터 해임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것이고 이에 대한 공식문서 또한 존재한다”며 오해라는 입장을 펼쳤다. 이어 “나는 어떠한 검열에 대해서 반대하며 작가들의 어떠한 정치적 표현 자유를 지키고 보장할 것이다. 과거 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앞으로 한국 활동의 결과를 통해 나를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언어적 장벽에 대해서는 “1년 안에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를 습득해, 어눌한 수준이라도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를 배우겠다.
한국어 습득을 통해 관객과 직원 모두와 소통하겠다”며, 문제가 되지 않음을 표명했다. 또한, 관장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일, 재임 기간 중 성과 목표, 가치와 약속 등 구체적인 직무수행계획서를 발표했다. 뒤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을 발전시키는 데 외국의 공공미술관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지양할 것이고, 최대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발명하겠다. 임기 3년을 마친 뒤 미술관을 찾아온 사람이 관장인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좋은 전시와 프로그램을 가진 미술관이라는 기억을 오랫동안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마리 관장은 스페인 출신으로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 회장,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제51회 베니스비엔날레’ 스페인관 큐레이터, 네덜란드 비테 데 비트(Witte de With) 디렉터 등을 역임했으며, 앞으로 2018년 12월 13일까지 약 3년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