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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르 아티아
Kader At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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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접합지에서 드러나는 숭고

수많은 작업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아르세날레(Arsenale) 전시장. 방 밖으로 내뿜어지는 범상치 않은 아랍 음악 소리와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띄는 흰 벽의 통로에 설치된 음반들과 두 개의 영상, 그와 관련된 이미지로 구성된 아카이빙은 관람객들의 발을 쉽게 끌어들인다. 홀린 듯이 통로의 모퉁이를 꺾어 돌아 검은 방 안에 들어서면 벽면에 설치된 10채널 영상과 그와 연결된 10개의 원형 기둥 모양 트레이들로 구성된 설치작업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면들은 아랍 포스트콜로니얼 골든 에이지 디바들의 콘서트나 영화 사운드 트랙을 녹화한 영상을 담고 있는데, 10개 중 하나의 모니터만이 순차적으로 번갈아 상영되고, 역시 순차적으로 각 사운드에 반응해 전자석 진동을 하는 트레이들 위엔 북아프리카 전통음식인 쿠스쿠스 낱알들이 흩뿌려져 상영되는 영상의 소리를 가시화한다. 아뿔싸, 우리는 또 다시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가 설치해 놓은 보이지 않는 문명을 보이게 하는 마법의 늪에 빠져 버렸다.
● 문선아 객원기자 ● 사진 Kader Attia studio 제공

'Arab Spring' 2015 Installation. 16 broken museum showcases, bricks, stones, and performance Installation views at Art Basel Unlimited, 2015, and Galleria Continua, Le Moulin, 2014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ia Continua Photo: Andrea Rossetti (Basel 2015) and Oak Taylor-Smith (Le Moul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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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르 아티아는 철학과 예술을 복수전공한 이력답게 서구와 비서구문명, 경제, 정치, 젠더, 종교의 복잡한 이중성에 대한 비평적인 시선과 그 관계를 엮어내는 심도 있는 사진, 아카이브, 설치 작업으로 그간 큰 주목을 받아왔다. 1970년 프랑스 생-드니의 한 알제리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알제리와 프랑스에서 보낸 그는 콩고 등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대륙에 살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권에서 지내온 경험 혹은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은 그가 복수적인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유사성과 차이, 서구와 비서구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형성하는데 큰 바탕이 됐다.



 

수리, 상처와 회복


그는 자신의 인생의 주제를 ‘수리(repair)’라고 말하는데, 이는 수리된 아프리카 오브젝트들에 매료됐던 경험에 기반 한다. 아프리카에서 손상된 오브젝트들은 본래의 말끔한 상태로 되돌려지는 대신 전혀 다른 재료들로 기워져 수리한 곳이 그대로 보이는 상태로 보수되거나 추가적으로 그 지역의 또 다른 미학이 첨가되어 수리된다. 이 과정에서 식민주의와 연관된 소재들이 수리를 위한 재료들로 사용되면서 독특한 형태를 지닌 오브젝트들이 생겨났다. 아프리카 장신구들에 서양의 동전이 불규칙적으로 위치하거나 아프리카 마스크의 손실된 눈자리를 오래된 단추가 대신하는 식이다. 아티아는 이렇게 두 문화의 경계에서 탄생한 공예품들이 서구사회가 추구하는 완벽주의의 환상을 붕괴시키고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파악했다. 그리고 이 오브젝트들이 서구 사회가 기대하는 아프리카 예술과 공예에 미학적으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럽의 박물관, 미술관들의 민속 컬렉션으로 전시되지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 





<Jaccuse> 2016 Installation. Wooden busts on metallic plinths, 

wooden sculptures on metallic supports, single-channel video 

projection, colour, sound Exhibition view of <Sacrifice and Harmony> 

at MMK Museum fuer Moderne Kunst, Frankfurt/Main, 2016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erie Nagel Draxler Photo: Axel Schneider





이를 꼬집기라도 하듯 아티아는 2012년 카셀에서 열린 ‘도쿠멘타 13(Documenta 13)’에서 선보인 ‘The Repair from Occident to Extra-Occidental Culture’(이하 Repair) 시리즈에서 해당 오브젝트들을 박물관의 전시 방식을 통해 보여주되, 세계 제 1차 대전 때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은 유럽 군인들의 사진 아카이브 슬라이드, 그리고 군인들의 모습을 다시 아프리카의 조각방식으로 재현한 등신대 조각들과 병치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아카이브와 파운드 오브젝트의 진열을 통해 문화적 재차용을 보여줬다고 평가를 받았고, 작가는 세상을 관찰하고 해석, 기록하는 방법인 수집과 콜라주는 그 행위 자체로 회복을 위한 실천이라고 언급했다. 이 작업에서 수리의 과정과 형태의 유사성이 전면에 드러나면서 서구문명에 대한 묘한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서구사회가 타인을 분류하기 위해 택했던 유형학적(인종학적) 프로필 사진이 치료를 위해 서구의 군인들에게 다시 적용됐고, 수리(?)된 군인들은 안타깝게도 그들이 원했던 완벽한 원상태로 돌아가지 못한 채 상흔을 간직해야했다. 서구문명은 아프리카의 오브젝트들과 호응해 상처를 기우는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의미를 만들어냈지만, 자신들의 기록 방식을 따르는 사진 슬라이드에서는 전쟁을 통해 상처를 만들어내는 요인이자 ‘폭력’ 그 자체로 작동했다. 따라서 작가가 상흔을 지니게 된 군인들의 모습을 자연의 결을 최대한 살리는 아프리카의 조각방식으로 다시 재현해낸 것은 아마도 차이를 도입해 또 다른 가능성을 긍정하고 회복을 기원하기 위해서였으리라 추정된다. 수리의 개념이 완벽한 교정을 의미하기보다 그 접합지에 드러나는 차이를 인정하는 것일 때, 상처는 회복되고 비로소 숭고함이 깃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Measure and Control>(detail) 2013 Series of 5 vitrines. 

vintage vitrine, stuffed animals, African masks, vintage photographs 

in frame, steel, wood Exhibition view of <Reparatur. 5 Akte> 

at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Berlin, 2013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ia Continua Photo: Simon Vogel 

 




문명의 폭력성과 영원성에 대한 욕망


견고해만 보이는 문명의 폭력성과 연약함에 대한 작가의 비평적 태도는 비단 ‘Repair’ 시리즈에서 드러난 것만은 아니며, 서구문명만을 향한 것도 아니다. 2007년 작가는 은박 호일로 만들어진 대규모 설치 작업 <Ghost>를 선보인 바 있다. 언뜻 보기에 차도르를 입고 무릎을 꿇은 200여 명의 여성들이 기도를 올리기 위해 열을 맞춰 앉은 풍경을 묘사해낸 것 같은 이 작업은 가까이 다가가 일정 각도에서 바라보면 속이 텅 빈 호일 껍데기의 집합이었을 뿐임이 드러난다. 이 작업은 서구문명이 이슬람 사회를 ‘유령’처럼 바라보는 방식을 꼬집어 낸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여성에게 강한 제약을 가하는 이슬람의 관습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티아는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시작해 실제 여성들의 몸을 캐스팅했고 이후 자신의 주변에서 가장 값싸고 연약한 소재 중 하나인 호일로 작업을 완성했다. 


작가는 관습나 문명이란 사실 연약하고 쉽게 으스러져버릴 수 있는 호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수리와 문명에 대한 관심은 2013년 작가가 런던의 화이트 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에서 선보인 개인전 <Continuum of Repair: The Light of Jacob’s Ladder>에서 집대성됐다. 전시를 할 공간이 과거에 도서관이었다는 사실과 야곱이 “꿈에 본즉 사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는 구약성경의 구절에서 영감을 받은 아티아는 지식과 문명의 영원성에 대한 의문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을 인간이 하늘로 통할 수 있는 문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은유했다. 설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 가운데 방은 아카이브로 채워졌고 방을 빙 둘러싸고 외부에 서가가 위치했다. 





<¡Asesinos! ¡Asesinos!> 2014 Installation. 134 wooden doors,

 47 megaphones Exhibition view of <Show your Injuries> 

at Lehmann Maupin, New York, 2014 ourtesy of the artist, 

Lehmann Maupin and Vehbi Koc Foundation Contemporary Art  

Collection Photo: Elisabeth Bernstein 





단, 한쪽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방 안쪽을 내려다 볼 수 있게 해뒀다. 먼저 그는 중고마켓이나 서점 등에서 다양한 범주의 책들을 구매하여 서가를 채우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이를 읽거나 자신의 기준대로 분류를 재설정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방의 테두리에는 그가 모아온 아카이브가 제시됐는데, 비서구 문명의 시각을 포함하되 여전히 인간의 백과사전식 분류와 지식에 대한 욕망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를 세르주 아로슈(Serge Haroche)가 발견한 양자역학의 중첩 현상과 연결 지었다. 아티아는 거울 2장을 방의 바닥과 천장에 각각 배치, 서로를 끊임없이 반사하는 효과를 이용해 방안에 시각적으로 영원히 하늘로 이어지는 빛의 사다리와 영원히 확장되는 도서관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하늘로 올라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완성되지 못한 채, 바벨탑에서처럼 여전히 지상위의 사다리에 머물게 됐다. 


이 작업을 통해 아티아는 인간이 언어, 해석, 역사, 기술 등이 중첩된 문명을 통해 과연 하늘의 문에 가 닿을 수 있을지 혹시 그 곳에 가 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예술적 창작뿐인 것은 아닌지 묻는다. 아티아는 “자연과 문명 또는 문화와 문화 사이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갈등으로 인한 상처는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문명이 스스로를 바라봐왔던 시선, 그리고 서구문명이 이슬람 사회와 아프리카 사회를 바라봐왔던 시선을 따끔하게 뒤집어 보인다. 미시역사 혹은 대안역사의 증거물들을 감정이 배제된 아카이브의 방식으로 선보이면서 오히려 모더니즘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되묻고, 우리는 여전히 그 폭력적인 역사 안에 있음을 강조한다.




 

  <Ghost> 2007 Aluminium foil Installation 

view of <La route de la soie> at Le Tripostal, Lille, 

2010 Collection of Centre Pompidou, Paris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erie Nagel Draxler Photo:  Maxime Dufour




수리, 다시 쓰기


돌아가서,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신작 <내러티브 바이브레이션>(2017)에서 아티아는 아랍의 소리 다시쓰기를 시도한다. 이번 작업은 그의 표현을 따르자면 “음향 과학에서부터 시의 감정에 이르기까지, 말하자면 소리와 형식 사이의 여행이다.” 그는 아랍 문화에서 목소리를 바꾸려하는 트랜스젠더들로부터 대중 가수들에 이르기까지를 살펴 목소리의 사회적 힘을 조사했다. 그 결과물로서 아카이브 콜라주와 사운드 조각을 선보이고 마지막으로 ‘프로소디’(작시법)와 관련된 영상도 제시했다. 즉, 아티아는 아랍의 언어와 소리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느냐를 근본적으로 되짚어 내고 이를 전자석 진동으로 분석하면서 문명의 보편성을 이끌어낸다. 


18세기 독일 음악가 에른스트 크라드니(Ernst Chladni)는 소리들은 기존의 자연에 존재하는 주파수 패턴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티아는 이 발견을 시각화하면서, 10개의 목소리들이 다양하여 부조화를 이룸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통일성을 이룬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인간의 문명을 넘어 그 전에 자연의 섭리가 있어왔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자연을 수리하는 것 외 다름 아닐지도 모르겠다. 때로 그것은 폭력으로 상처를 남기며 또 다른 수리 과정을 통해 회복되기도 한다. 영속적인 자연계에 대비해 비영속적인 인간계는 영원을 꿈꾸며 끊임없는 보수를 진행해간다. 그리고 이 수리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결국 언제나 숭고한 자연 그리고 숭고함의 씨앗을 간직한 작은 인간이다. 


 


카데르 아티아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copyright: Michael Danner

 



작가 카데르 아티아는 어린 시절 다른 두 문화권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문화권의 미학과 미감 차이를 반영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서구의 문화적 모더니즘 헤게모니와 비서구문화권의 식민주의의 영향에 대해 시적이고도 상징적인 접근을 심화해 오고 있으며 수년간 인간적, 젠더적, 철학적 차원 등에서 ‘수리’라는 개념에 천착해 왔다. 1996년 콩고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최근 런던의 화이트 채플, 베를린의 KW 인스티튜션, 파리의 시립 현대미술관, 앤트워프의 미델하임뮤지엄,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수의 예술기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카이로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베니스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행사에 참여했고, 1997년 레이카 스페셜 프라이즈를 수상한 이후, 루스 바움가르트 아트 어워드 등 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베를린과 알제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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