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34, Nov 2017
요람 밖의 예술
Ethnicity, Regionality & Identity
국제화, 세계화라는 말은 피로하고 우리와 그들을 철저히 구분 지으면서도, 부지불식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예술 안 ‘차이’와 ‘다양성’에 관한 논의는 기존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해왔다. 심리적 거리와 무관하게 지리적 차이는 분명하고, 인종과 민족의 제 조건 역시 뜻하지 않게 의도된 해석의 틈을 벌리고 만다. 마치 권력의 문제처럼 중심과 주변을 나누고 힘을 가진 쪽은 방향키를 유리한 쪽으로 돌리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예술은 기를 쓰고 항로를 교란한다. 이번 기획 역시 모호함과 무수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후기 식민주의, 아시아, 정체성과 타자성에 관한 전시와 담론은 계속되고 있지만, 겨우 일부만 더듬고 있다는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까지처럼 아마 앞으로도 ‘우리는 모르고 모를 것이다(Ignoramus et ignorabimus)’. 그럼에도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한 노력만은 계속돼야 한다.
● 기획·진행 이가진 기자
나현 '바벨탑 프로젝트- 난지도' 2015 '올해의 작가상 2015' 전시 전경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