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92, May 2014
김대원
Kim, Daewon
붉고 푸른, 상념의 반사체들
‘눈부신 여정’이란 제목의 작품을 발견하고, 곧 개최될 전시의 제목으로 쓰면 어떨까 작가에게 물었다.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그림 타이틀로는 적합하지만 내 전시 제목으로 부치는 건 무리일 것 같아요. 내 여정은 결코 눈부시지 않았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다. 과연 그답다. 겉모습은 진중하고 과묵하되 속으로는 생각의 수레를 끊임없이 돌리는 그는, 결코 자신을 포장하거나 자신하지 않는다. 앞으로 벌어지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까지, 깊이 생각하며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곧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릴 개인전을 앞두고, 그간 완성한 작업들을 정리하던 그의 입은 예의 묵직했으나 머리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복잡하게 회전하고 있는 듯했다.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홀린 상념' 2014 캔버스에 아크릴릭, 과슈 130Ⅹ162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