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38, Mar 2018
최해리
Choi Haeri
왜 안돼?
곱고 고즈넉한 동양화인가보다 하고 스쳐 지나가려는 찰나, 무언가 이상하다. 뒤틀린 형상, 어색한 시점에 낯선 색채까지. 제목을 들여다보니 [우리의 이콘은 시간을 역류해 주세페 카스틸리오네로 불렸던 낭세녕의 시느와즈리풍 얼룩으로 이동하는 중이야], [피에르, 페드로, 피터], [무중력설죽하매한란사방위]라니 난감하다. ‘최해리’라는 작가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2016년 [아트스펙트럼]전 때다. 그는 근대풍의 혹은 기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떤 시절의 라운지를 만들어 놓고 영상과 회화, 고미술을 한자리에 뒀다. 당시 자료는 “전통회화의 요소를 빌려와 현재 시점에서 재구성하고 비튼다”고 이 작가를 소개했다.
● 이가진 기자 ● 사진 서지연
'비가 내릴 것이다(It’s gonna rain)'(타이틀 이미지) 2012 혼합매체 가변크기 사진: 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