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54, Jul 2019
오늘이 된 미래: 5G와 예술
Future that Becomes Today, 5G and Art
1984년 계몽사에서 출판된 『최신학습그림과학』 전집 중 『내일의 과학』 편은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다. 『내일의 과학』은 2013년의 미래를 배경으로하며, 30년 후에 일어날 일들을 당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소개한 학습 만화다.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당시 이 책에 등장하는 ‘문자 도형 정보망 장치’는 1989년 발명된 인터넷을, ‘국제 텔레비전 전화’는 현재의 영상통화를 떠올리게 하는 등 미래를 상상하며 쓰인 책을 읽는 일은 여러 면에서 흥미롭다. 미래의 과학이 출판된 지 35년이 지났고, 내가 상상하던 미래는 오늘, 그리고 과거가 되었다. 2010년 4G가 발표되고 우리 삶에 변화가 가시화되기까지 많은 변화와 시도가 있었다. 4G 시대와 함께 등장한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세상의 모든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는 슬로건 아래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경험, 믿음,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재정립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후 2011년 등장한 사진, 영상에 특화된 메신저 앱인 스냅챗(Snapchat)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으면 바로 삭제되는 기능으로 ‘자동 폭파 메신저’로 불렸다. 이는 새로운 SNS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공유,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재고하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5G 시대를 맞이하였다. 엄청난 속도는 5G의 가장 주요한 특징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실시간(Real Time) 처리가 가능해진 초연결 시대에 진입함으로써 물리적, 심리적 인식의 확장이 가능해졌다. 더욱이 올해는 인터넷이 발명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미래가 현재가 된 오늘, 우리는 예술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기획 정송 기자 ● 글 홍이지 독립 큐레이터
에이다(Ai-Da) The robot artist Photo: Victor Frankow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