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09, Oct 2015
임영주
Im Young Zoo
통념과 통섭, 그리고 통속의 경계에서
PUBLIC ART NEW HERO
2015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Ⅳ
믿음에 관한 편린들을 끌어 모은다. 임영주의 작업상자 안에 모인 이 조각들은 오늘날 사회에서의 종교 활동이나 설화, 풍속과 관련된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공동체 모임들을 엮어주고, 암묵적이나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들이다. 그만의 믿음 조각들은 사회의 주류와는 거리가 멀고 대중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두루두루 알고 있고 다들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를테면 무속신앙이나 전통 설화, 어떤 대상을 향한 판타지적인 믿음이 던져주는 이야기들을 그는 탐구하고 생산적인 메시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임영주의 믿음 작업들은 사회적 통념을 건드린다. 사회적 구조 아래 무의식적으로 학습되어진 습성들이 모여 체계를 이룬 통념들은 낡고 경직된 억견(臆見)으로 나갈 여지가 있기에 항상 견제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버전으로 바꿔 주어야 한다. 또한 자신이 의식하기도 전에 사회 구조로부터 내재화되어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이를 의식적으로 들춰내면서 하나의 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그가 수집한 믿음들은 특이하지만 그렇다고 특수하지는 않은 묘한 경계 상태에 있는 것들이다. 그의 수집 도큐먼트는 스스로 믿거나 안 믿고 있는 것들, 자신의 주변 사람들은 믿지만 난 믿지 않고 있는, 혹은 대다수는 믿지 않지만 여타 소수들은 믿어지고 있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사회 통념의 안에 있다가도 관점에 따라 바깥에 있기도 하며, 당사자들에게는 당연히 통념 안에 있는 믿음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소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따라서 그의 도큐먼트가 두터워 질수록 사회 내 믿음에 관한 복잡한 결들을 볼 수 있고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함에 있어 세밀한 작업이 가능해지는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
● 최형우 수습기자 ● 사진 서지연
'Unfaithful Belief; 삼신뎐 三信傳'전(2014) 설치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