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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기
Bahk Seon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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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기의 방법

● 최태만 미술평론가 ● 이미지 작가 제공

[집합-공간(An Aggregation-Space)] 2023 숯, 나일론 실 등 높이: 350cm 중국 청두 타임 아트 뮤지엄(CHENGDU Times Art Museum) 설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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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시작

2003년 6월경이었을까? 박선기가 그해 가을에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릴 개인전 도록에 수록할 원고 청탁을 하려고 나를 찾아왔다.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레라 국립미술원(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으로 유학한 후 2002년에 귀국한 그가 인사차 은사였던 심문섭 교수를 찾아갔을 때 개인전 이야기를 꺼내자 나를 추천했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박선기는 이탈리아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므로 그에게 나는 낯선 존재였을 것이다.

나 역시 그의 작업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상태였다. 그날 그는 나에게 2001년 베네치아 아르세날레 테티스(Arsenale Thetis)에서 열린 전시 <사람이 아닌(No Human)>에 설치한 <존재(Existence)>란 작업을 표지로 한 도록을 건넸다. 높은 층고의 실내에 나일론 실로 숯을 매달아 유럽의 고풍스러운 기둥을 재현한 이 작업은 나에게 참신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숯을 매다는 작업을 시작한 이유를 묻자 그는 브레라 국립미술원 다니던 1995년 자연과 문화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 두 가지를 충족하는 재료가 나무임을 깨닫고 나무로 작업하다 자연스럽게 숯을 재료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숯이 석탄과 같은 재료로 작업한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의 작업을 떠올리게 한다는 나의 말에 그는 미술대학을 다닐 때 이들이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뒤쫓을 이유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부정했다. 나의 관심은 박선기의 작업이 특정 경향을 반영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시점놀이 141120(Point of View 141120)>
 2014 혼합재료에 채색 90×90×7cm(3점)



오히려 아르테 포베라의 야니스 쿠넬리스(Jannis Kounellis)나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비곗덩어리처럼 일상적으로 비근할 뿐만 아니라 비천하기도 한 물질을 미술의 영역으로 수용함으로써 물질을 고상하고 숭고한 것으로 숭배해온 전통에 이의를 제기했던 태도를 박선기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쿠넬리스의 석탄으로 만든 꽃은 재로 환원될 수 있고 보이스의 지방 덩어리는 온도가 올라가면 녹아내리는 반면 박선기의 숯으로 만든 기둥은 견고한 형태를 구축한다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숯을 매달았기 때문에 공간을 차단하지 않고 시선이 투과할 수 있도록 개방할 뿐만 아니라 검은 점으로 공간에 드로잉을 한 것과 같은 시각적 효과까지 나타낸다. 유령처럼 허공을 부유하면서도 견고한 형태는 실재와 환영, 구축과 해체에 대한 상상을 자극하는 특징도 지닌다. 이런 재료와 기법은 박선기 작업의 중요한 경향 중 하나로 발전적으로 심화·확산되었다. 이 첫 만남을 계기로 나는 여러 차례에 걸쳐 글을 썼고, 수많은 전시를 통해 그의 작품을 지켜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매달기

박선기 작업의 주제는 크게 ‘존재(Existence)’, ‘집합(An Aggregate)’, ‘시점놀이(Point of View)’, ‘무한의 놀이(Play of Infinity)’ ‘감각의 조각(Slice of Sensitivity)’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대체로 작품의 제목과 상통한다. 그중에서 숯을 매단 작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기까지의 ‘존재’, 그 후에 제작한 ‘집합’으로 연결된다. ‘집합’에서 재료가 숯으로부터 구슬로 바뀌며 공간의 복잡성이 두드러진 방향으로 발전했다.



<큐브 타워(Cube Tower)> 
2020 스테인리스 스틸, 플렉시글라스, 
LED 조명 등 높이: 600cm



현대미술에서 돌이나 숯 등의 물질을 매다는 방법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소토(Jesús Rafael Soto)는 1988년 ‘서울올림픽’ 기념 ‘국제조각심포지엄’에서 동서양의 화합을 주제로 3,200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를 매달아 태극을 표현한 <가상의 구(Sphere Virtuelle)>를 설치한 바 있다.

구슬로 공간을 가득 채워 방향과 각도에 따라 다른 시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연출한 박선기의 작품은 공간을 투과할 수 있는 설치를 통해 ‘환경으로의 통합(integration into the environment)’을 시도한 소토의 설치작업이나 내부를 유리거울로 채워 자기 모습이 수없이 증식하면서 무한공간 속으로 빨려들도록 의도한 루카스 사마라스(Lucas Samaras)의 <복도(Corridor)>와 의도와 주제는 다를지언정 신체를 통해 다른 시각 환경을 경험하는 공간의 제시란 점에서는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존재’ 연작에서 기둥은 바닥에 닿지 않은 채 공중에 매달려 있으므로 불완전하며, 원형이나 사각형 역시 완전한 형태를 지니지 않고 어느 부분이 부서지고 있다. ‘집합’에서도 이러한 해체와 구축은 반복된다. 특히 우양미술관 전시에서 발표한 석가탑을 모티브로 한 설치작업은 건축 구조가 시점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지만, 어느 방향에서는 탑의 정체를 드러내도록 의도한 것이 특징이다. 어떤 위치에서 볼 때 이 덩어리들은 서로 교차·중첩되며 지각을 교란하거나 마치 수면 위에 비친 그림자처럼 부정확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시각의 교란은 한 바퀴 돌아 어느 위치에 멈추는 순간 마치 여러 부속이 합체해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내듯 탑의 형상을 만드는 것을 발견하면서 안정을 회복한다. 이 설치작업 앞에서 감각기관 중 하나인 눈은 전면적인 결정권자로서 대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대상 속으로 들어가면서 비로소 대상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지각하게 되고 여기서 박선기의 트릭, 즉 시각유희가 거듭됨을 확인할 수 있다.



<집합 190707(An Aggregation 190707)> 
2019 크롬 도금, 아크릴릭 비즈, 와이어 등 
2,400×700×280cm  인천국제공항 설치 전경



시각유희

박선기의 ‘시점놀이’는 쌓아둔 책 위의 접시 속 사과이거나 카메라, 카우치 위에 놓인 과일과 받침대 위의 전화기, 가방 앞에 놓인 우산 등 특정 대상을 지시하지만 실재와는 상관없다. 그것은 실재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조작된, 시각의 교란을 통해 실재라고 믿도록 만드는 허상이다. 삼차원의 입체물이 납작하게 압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점을 비틀어놓았기 때문에 삼차원과 이차원을 공유하고 있는 이 조각은 그가 걸어놓은 시각적 최면, 즉 시각유희의 장치다.

마치 프레스에서 압축하고 시점을 비튼 듯 왜곡한 이 작품은 미술사에서 익숙하게 봤던 왜상(anamorphosis)을 조각의 영역으로 소환하며 입체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러나 이 작업은 전적으로 그의 경험에 바탕을 둔 계산과 드로잉 그리고 재료를 직접 손으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나타난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황홀한 세계에 익숙한 우리에게 치밀한 계산과 정교한 기술,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작한 그의 정물은 사물을 새롭게 보는 기회와 경험을 제공한다.

로버트 라자리니(Robert Lazzarini)와 같은 작가가 컴퓨터 스캐닝, 래피드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과 같은 디지털 특수효과와 기술을 동원해 컴퓨터상에서 왜곡된 물체를 다시 물리적인 형태로 구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박선기는 시점에 따라 대상이 보이는 결과를 드로잉한 후 그것을 MDF나 석고와 같은 재료를 가공해 만들기 때문에 결과는 유사하게 보일지라도 출발점은 완전히 다르다. 즉 박선기는 물질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가공을 통해 일상적 정물들을 시적(詩的)으로 압축된 대상으로 바꿔놓고 있다. 그가 만들어 낸 사물은 결코 실재가 아니면서 실재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전복시키고 시점을 뒤흔든다.



<집합 20170831(An Aggregation 20170831)> 
2019 숯, 나일론 실 등 170×100×15cm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설치 전경



어느 지점부터 박선기의 ‘시점놀이’는 사진을 수직으로 잘라 재구성한 것처럼 표현한 ‘감각의 조각’으로 변화했다. 예컨대 탁자 위에 놓인 백자를 역시 시점놀이의 방식으로 납작하게 재현하였으나 세로로 자른 정물을 서로 높이가 약간 다른 방식으로 재조립함으로써 형상이 일렁거리도록 표현한 것은 마치 띠처럼 사진을 여러 개의 수직으로 자른 후 약간의 차이를 지니도록 다시 옮겨 이어붙인 ‘쉬프트(shift)’ 기법을 떠올리게 만든다. 시각의 교란을 통한 다르게 보기의 방법은 ‘무한의 놀이’에서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도 끝도 없이 반복하는 띠의 형태로 발전한다.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의미하는 뫼비우스의 띠가 안과 밖을 구별할 수 없는 닫힌 도형이라고 한다면 박선기의 무한의 형태는 시작과 끝이 연결된 뫼비우스의 띠의 곡면을 직면으로 바꿔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각의 입체를 압축시켜 다면체로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아니면 뫼비우스의 띠와는 다른 무한대를 뜻하는 기호인 ‘∞’를 비틀어진 직선으로 표현할 때 박선기의 기이한 입체가 나타날 것이다. 이 형태는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의 판화처럼 비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이지만 시점의 왜곡이 주는 착시를 통해 사물과 형태를 새롭게 경험하게 유도한다.

박선기의 다르게 보기 방법은 평면 위에 눈에 보이는 현실을 견고하게 구축·재현하고자 한 르네상스의 환영주의(illusionism)에 대한 도전이자 해체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의 작품은 대상을 보이는 대로 보려는 관습적이고 나태한 시선을 교란함으로써 사물의 실재성에 대한 믿음을 반성하도록 유도한다. 그의 놀라운 재능이 만들어 놓은 사물과 형태, 공간구성의 마력, 그것이 박선기의 작품이 지닌 특징이다.PA



<집합-무중력의(An Aggeregation-Agravic)>
 2020 스티로폼, 나일론 실 등 높이: 230cm 
인당뮤지엄 설치 전경



작가 박선기는 1966년 경상북도 선산에서 태어났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을 비롯해 이탈리아 밀라노, 독일 베를린, 포르투갈 리스본, 미국 LA와 마이애미, 스위스 취리히,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페이 등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유럽에서 활동하며 세계 유수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06년 ‘제9회 김종영 조각상’을 수상한 그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재단(Fondation Louis Vuitton), 토리노 피아트 그룹(FIAT Group), 상하이 징안 조각 공원(Jing’an Sculpture Park), 홍콩 타임스퀘어(Time Square), 삼성전자, 김종영미술관, 인천공항, 신라호텔, 현대카드 등 다국적 기업과 미술관에 소장돼있다.



박선기 Bahk Seon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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