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13, Feb 2016
스위스 아카이브 탐방_미술과 학문의 만남
Switzerland
Kunstarchiv, SIK-ISEA
할 포스터(Hal Foster)가 아카이브 충동(archival impulse)이라는 표현을 통해 아카이브의 개념이 오늘날 박물관적 관점에서뿐 아니라 미술적 방법론으로도 90년 이후 미술 담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던 것처럼, 오늘날 아카이브들은 그저 기록 자료를 보관하는 저장고의 개념이 아닌 열린 미술 공간으로 재정립하고 있다. 푸코(Michel Foucault)의 정의에 따라 아카이브를 지식의 체계화의 도구이며 역사적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틀이라 보았을 때, 정보나 자료의 수집, 목록화, 보관 등은 더는 보편적 과학적 접근 방법이 아닌 장소나 시간 또 사람에 따라 의미의 변동을 격을 수 있는 맥락적인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아카이브들은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전문화된 형태의 것들이 많다. 또한,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 정보의 유동성을 시사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16세기 희귀한 물건을 수집해 지질, 천문, 역사, 문학, 예술 등으로 구분하고 진열한 쿤스트카머(Kunstkammer)에서 시작해, 전문화된 19세기 연구와 관람을 위한 박물관이나 아카이브가 탄생한 이후, 오늘날 국제화되고 디지털화된 정보 사회에서 아카이브들은 새로운 아카이빙 기술의 개발과 중개자로서 해야 할 역할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 김유진 스위스통신원
View of SIK-I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