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비엔날레’가 오는 6월 개막을 앞두고 전시 주제와 참여 작가를 발표했다. ‘제주비엔날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제주도의 가장 큰 국제 미술 행사로, 지난 2017년 1회 비엔날레 개최 이후 올해 3년 만에 열리는 행사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할망, 크고 많고 세다(Halmang is too big, too many, too strong).’ 여기에서의 ‘할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으로서 ‘할머니’의 의미뿐 아니라 제주 창조 신화 속 신을 일컫는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크게 할망 그 자체로서의 ‘여성의 서사’, 제주에 독특하게 형성된 ‘공동체와 지역성’, 그리고 상상력이 가미된 ‘구전된 이야기와 역사’를 키워드로 한 전시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비엔날레가 펼쳐지는 장소는 크게 3구역으로 나눠지는데, 제주시 원도심 지역과 제주도립미술관, 그리고 저지리의 제주현대미술관 및 약용작물유통센터로 구분된다. 세부장소는 제주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제주시 원도심 지역 내의 산지천갤러리, 산포광장 내 산지천 전망대, 고씨 주택과 저지리 일원 총 6곳이다.
‘제주 비엔날레’ 간담회 현장
참여 작가는 총 20여 개국 70여 명으로, 조안 조나스(Joan Jonas)와 아드리안 파이퍼(Adrian Piper), 로르 푸르보스트(Laure Prouvost) 등 국외 작가들과 제주를 대표하는 강요배, 백광익을 비롯해 이수경, 장민승, 구민자 등 국내 작가들이 참가해 설치와 영상, 평면,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신작과 구작을 선보인다. 작가 선정의 경우 특정 지역에 편중하지 않기 위해 국내 작가와 국외 작가의 비율을 각각 50%로 고려했으며, 해외 작가의 경우 아시아 10개국, 북미 2개국, 유럽, 중동 등 총 20여 개국으로 구성된다. 또한 ‘제주 비엔날레’의 연속성과 지역성을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층위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학술 세미나 ‘콜로키움’과 제주도의 다양한 주제들의 이야기를 듣고 외지에 있는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하는 대화 프로그램 ‘탐라순담’, 이외에 다양한 전시 작품 연계 프로그램과 어린이 프로그램 등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표준어, 영어, 제주 방언 등으로 구성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지원될 예정이다. 김인선 예술감독은 “‘할망’은 제주에서 현대미술을 가장 잘 보여주고 관람객과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끝에 선정한 주제”라며 “이번 비엔날레를 계기로 제주가 담고 있는 다양한 면모와 층위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동시대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시선을 통해 새로운 제주의 모습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2회 제주비엔날레’는 오는 6월 17일부터 9월 13일까지 89일간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