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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40, May 2018

아트부산

2018.4.20 – 2018.4.22 BEXCO 제1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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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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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바젤이 될 수 있을까  



일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온통 미술에 관해 말하고, 전시를 꾸리고, 작가를 홍보하기 위해 애쓴다. 그렇지만 그 자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진지하게 현대미술에 관심 두는 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작품을 사고 소장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많은 행사는 일반에 공개하기 하루 전날, 프레스 프리뷰나 VIP 오픈을 치른다. 그 자리에서 만나는 이들은 미술계 고관여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영향력이나 의견은 물론 중요하지만, ‘진짜 반응’을 알기 위해선 샴페인 거품이 걷힌 이후를 봐야 한다. 그래서 아트부산 2018’의 현장을 일반 공개 첫날인 지난달 20일에 찾았다. 15개국의 161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0여 점을 선보인 이 아트페어의 관건은 눈을 사로잡는 작품인 듯 뵀다. 


화랑들은 제각기 유명 작가의 이름을 내세우거나 시각적 자극이 되는 작품을 내세워 부스를 꾸렸다. 아무리 다양한 형태의 실험이 이뤄지는 현대미술이라고 해도, 다른 전시장에선 애써 찾아온 사람들도 그저 경배하듯 쳐다볼 뿐인 미술품은 미술시장에서만큼은 일종의 상품이 되는 위상 전환을 경험한다. 자신의 매력을 발견할 컬렉터를 기다리며 다소곳이 자리를 차지한 작품들은 왠지 미술관에서만큼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고운 색감의 평면 회화 위주로 꾸려진 부스가 여전히 많았고, 색다른 작가를 찾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 그간 국내, 특히 아트페어에서는 쉽사리 만나기 어려웠던 작가의 작품을 내놓은 몇몇 곳이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 현대의 이반 나바로(Ivan Navarro), 우손 갤러리의 바르텔레미 토구오(Barthélémy Toguo)나 야니스 쿠넬리스(Jannis Kounellis), 국제 갤러리의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등의 작품이 지나가려던 발길을 돌려세우기에 충분했다.  

 

특별전에서는 거대한 공간을 빛으로 메운 7m 높이의 설치작품 하나가 화제 몰이를 제대로 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인증샷의 주인공이 됐다. 그 작품은 오마키 신지(Shinji Ohmaki) <중력과 은혜(Gravity and Grace)>(2016)로 중국의 종이 공예 패턴처럼 투각된 철제 조형물 안에 LED 조명을 설치해 움직이는 그림자를 만들어 인류와 자연, 존재와 의식에 관한 작가의 고찰을 담은 것이다. BEXCO 앞마당에 토템처럼 서 있던 박은선의 대리석 조각들도 이목을 끌었다. 이탈리아를 주 무대로 삼고 활동하는 그의 작품은 동양적 추상조각으로 일컬어지며 유럽에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전시장의 입구와 출구가 되는 마당에 놓인 8점으로 국내에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평일인 금요일 낮임을 고려하면 분명 적지 않은 이들이 아트부산 2018’을 찾았다. 익숙한 듯 갤러리에 작품에 관해 문의하는 이들도 종종 목격됐고, 인근 대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온 학생들도 많았다. 간혹 들리던 중국어나 일본어로 미뤄봤을 때 해외에서 참가한 갤러리가 끌어왔을 인구까지 분명 꽤나 다양한 관객층을 동원했겠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3일간의 행사를 마친 아트부산 2018’은 역대 최고로 많은 모객(6만 명 추산)에 성공했으며, 부산 출신 컬렉터들과 중소 화랑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는 낭보를 전해왔다. 주최 측의 말대로라면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부산의 특성을 잘 녹여내며 월등하게 성장한 프로그램 덕분에 진정한 문화예술축제로 거듭났다는 자평이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 미술시장 규모는 약 3,965억 정도로, 주요 유통영역 중 아트페어의 점유율이 21.5% 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하나의 아트페어가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단지 돈으로 환산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구 대비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한국 미술시장은 공급량의 양적 팽창과는 달리 저변 확대와 질적 향상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매력적이고 의미 있는 작업은 언제나 새로운 자극이 된다. 이러한 자극을 더욱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스스로의 기준을 높이고, 엄격하게 실천하는 미술 행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신지 오마키 특별전 설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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