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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2, Jan 2016

박지현_말장난Ⅱ

2015.12.3 – 2015.12.31 LIG ART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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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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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스스로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보통 개인전은 작품에 시각적인 통일성이 존재한다. 한눈에 봐도  사람의 작품이구나하고 나지막하게 인식할  있을 정도로 작품 외관상 유사성이 있다. 하지만 박지현의 전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을  개인전이 맞나?’라는 의문이 짧게 스쳐 지나갔다. 한쪽에는 초밥이 돌아가고 향을 피우고 있는 돼지가 있으며 어느 편에는 난을 치는 영상이 흐를 만큼 시각적인 통일성은 적다. 하지만 그가 내건 작품명과 작품 그리고 다시   전시 타이틀을 보는 순간, ‘아뿔싸생각이 든다. 전시의 주인공은 작품이다. 관람객은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모이고 자연스레 작품을 중심으로 감상한다. 여기서 우리가 쉽게 잊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작품명 전시 제목이다. 사실 전시를 보다보면 으레 작품에만 관심을 쏟고 작품명과 전시명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지현의 전시 또한 작품이 주인공이 맞지만 그를 위해 존재하는 작품명과 전시 타이틀의 역할을 잊어선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 ‘작품-작품명-전시명 동시에 조망해야 비로소 완성되며 셋의 관계를 재정의해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그래서인지 작품명을 떼어 놓고 본다면 박지현의 작품은 의문투성이다. 그러나 작품명을 보면 이런 것이었구나.’ 깨달음이 온다. 청아한 소리를 내기 위해 잔을 치는  알았던 작품은 우리가 듣기 싫어하는 잔소리를 달리 바라본 것이며, <회전 초밥>  그대로 초밥 자체를 회전시켜 문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있는 그대로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    나아간다. 정치권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영역이지만, 박지현의 <정치권> 권법이다. 그는뉴스에서 나오는 정치인들의 행동을 권법으로 풀어 정치권이란 단어에  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시대에 말하고 싶은 의미를 더해 관람객이 지금 현시대를재조명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가 출제한 문제들이 작품으로 전시되어있고 관람객은  문제의 해답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겪어야만 전시는 비로소완성된다. 전시를 보고 있자니, 페터 빅셀(Peter Bichsel) 『책상은 책상이다』  늙은 남자가 떠오른다. “ 책상을  책상이라 불러야 하나?”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책상을 양탄자로, 의자를 시계로, 신문을 침대로 부른 남자는 언어의 특징  하나인 사회적 약속을 깨트려 사회에서 고립된 인물이다. 물론  소설은 언어의사회적 약속에 대해 말하지만  안에는 언어가   의미로 쓰이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이 담겨있다. 박지현의 말장난 이러하다. 사실  단어가 가진 뜻은 스스로 의미를 형성한 것이 아니다. 사회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단어에 뜻을 부여해 모두가 자연스레 사용하는 것이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단어 사과 우리가 생각하는 과일 사과 뜻을 가졌는지 근원은   없으며 단어 사과가 원해서 과일 사과를 칭하게  것도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끼리 그것을 언어 사과라 부르기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과일 사과를 뜻하게  것이다.  언어는 사용자들에 의해 뜻을 부여받아 쓰인다. 이에 박지현은 언어가 다른뜻을 가지려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듣기 싫은 잔소리는 알고 보면 잔의 소리  수도 있고 난장판은 어질러진 풍경이 아닌 장판 위에 난을 치는 모습일  있다. 언어로 우리에게 장난을 치는 그는 우리를 교란시켜 언어가 지닌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초밥 자체가 회전하지 않는데 우리는  회전초밥이라 부르는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박지현은 익숙한 언어를 의도적으로 교란시켜 언어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다.       



* <낙하산> 2015 사진, 혼합재료 설치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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