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예술가 막스 프리징거(Max Frisinger)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 전시에 선보이는 ‘라디에이터’는 라디에이터(Cast iron radiator)에서 엄격한 조형미, 절제미, 무게감을 느낀 작가가 직접 수집한 오브제를 조형물로 재탄생시켜, 그 위에 산업용 자재와 LED를 결합해 완성한 작품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라디에이터 본연의 조형성을 살리는 동시에 용도적 가치가 사라진 공산품의 조형미를 부각하고 양감이라는 조각적 특성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차용, 물성에 주목한다. 기존 레디메이드(ready-made)가 기성품을 거의 있는 그대로 사용했다면, 프리징거는 수집품을 하나의 미술 소재로 간주해 한 걸음 더 진화한 레디메이드를 구축한다.
<Moor> 2015 폴리에틸렌, 나무, LED
168.5×113×18.5cm
이렇게 탄생한 그의 작품에는 반짝임과 녹슬음, 탄생과 소멸, 부분과 전체 등 양면적 요소가 공존해 사물이 지니는 가치와 미의 심오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까지도 제공한다. 함께 전시 중인 평면 작업은 일상적 오브제가 작가의 개입을 통해 새로운 생명과 존재를 획득하고 나아가 확산 가능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며 현대적 개념 안에서 미술과 일상의 경계와 확장성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나타낸다. 설치와 조각을 통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을 진지하게 관찰하는 프리징거는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며 세계적 인지도를 입증한 바 있다.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만하임 쿤스트할레(Kunsthalle Mannheim), 루벨 컬렉션(Rubell Family Collection) 등 여러 기관에 작품이 소장된 그의 전시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3월 4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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