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74, Mar 2021
임자혁
Yim Ja-hyuk
고백, 그 온존한 실존으로의 혁명
그림을 그리면서 사는 인생은 오래달리기라고, 오래 달리기 경주 말고, 마라톤 말고, 그냥 오래 달리는 상태라고, 그는 생각한다. 갓 성년이 됐을 때부터 그에겐 할머니 화가의 글귀가 어떤 장군이나 과학자 위인전의 글귀보다 와닿았는데, 전략이나 기획 말고 그냥 그 사람의 시각이, 활동이, 지구력과 유연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값진 덕목이며 예술에 대한 아낌없는 소진이라는 절대의 철학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는 스스로 파파노인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덕분에 남들이 하는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모서리를 고대로 간직한 본인만의 세계를 쉼 없이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정일주 편집장 ● 이미지 작가 제공
'벽의 꼬리 The Tails of Walls' 부분 2016 7개의 코너 벽에 수성 페인트 금호미술관 설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