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유망한 작가들을 발굴하는 제14회 송은미술대상에 미디어 아티스트 전소정이 선정됐다. 송은미술재단이 주최하는 송은미술대상은 지난해 1월 예선 공모를 통해 총 441명의 지원을 받았고,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29명의 치열한 경합 끝에 도수진, 이진주, 조소희, 전소정이 최종 4인에 선정돼, 2014년 12월 12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대상 수상자인 전소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했다. 2008년부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으며, 주로 주변에서 만나는 일상 속 전문가들이 보여주는 예술적 태도에 관심을 갖고 이를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그는 미술학도였던 극장 간판장이의 이야기를 다룬 <되찾은 시간> (2012), 40년간 미싱사로 살아온 인물의 삶을 다룬 <어느 미싱사의 일일>(2012) 등의 작품을 통해 예술과 일상의 경계선 위에 있는 이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기도 했다.
설치전경
<제14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선보인 <열두 개의 방>(2014)과 <보물섬> (2014) 역시 위의 작품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각각 피아노 조율사와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다루며, 이들이 예술과 일상이 구분되지 않는 이상적인 예술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급격히 진행된 근대화와 기계화로 인해 개인 노동의 가치와 전통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 온 일상 전문가들의 모습을 통해 전통과 현대, 노동과 예술, 현실과 이상의 대립을 드러낸다. 대상 수상자를 제외한 3인에게는 우수상이 수여됐다. 도수진은 공간과 건축구조물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재해석해 무차별 개발에 따른 사회의 변화를 장소 특정적 설치작업으로 나타냈다. 이진주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질만한 경험과 기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내러티브의 확장을 유도하는 회화와 드로잉을 선보였고, 조소희는 실, 휴지, 거즈 등 가볍고 연약한 일상의 오브제가 갖는 속성을 이용해 형이상학적 담론을 펼친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