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Issue 104, May 2015

송인헌_Landscape with Memories(추억이 있는 풍경)

2015.4.8 – 2015.4.17 조선일보미술관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김종근 미술평론

Tags

색면과 색채, 그리고 컴포지션의 하모니 



100호에서 300호에 이르는 대작들로 채워진 이번 송인헌의 개인전은 한국미술에 있어 색면 회화의 한 전형성을 보여주고 그 가능성을 제시 하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전시로 꼽을 만하다. 1990년대, 송인헌의 회화는 일상적 풍경과 정물을 조합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화가 캬틀랭(Bernard Cathelin)의 정물화에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초기의 그 영향은 정물화에서 나타났으나 그는 이내 캬틀랭의 색면분할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전환하는데 완벽하게 성공했다. 이번 전시는 그와 같은 사실을 매력적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그간 송인헌은 회화가 갖는 주제와 면구성에 있어 일관 되게 평면회화의 질서와 색채의 배합을 탐색해왔다. 작품활동 초기에는 창가에서 바라다본 풍경 속에 꽃과 정물을 담아내는 구도와 형식을 선보였지만 2010년을 전후하여 추상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한 평면으로 시점과 무게를 옮기면서 색면의 구성(composition)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는 상단의 화면은 정면에서 바라다본 모습으로, 하단의 풍경은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화면에 병치시키면서, 일종의 동양화에서 종종 보이는 부감법을 적용한 자신만의 구성법을 선보였다. 또한 이 독특한 구성법에 머물지 않고 색면의 대조와 면 분할을 시도하며 회화의 본질적 가치 회복에 대한 깊은 고뇌와 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추억이 있는 풍경> 2015 

캔버스에 유채 197×291cm 

 




그가 자신의 회화에서 주요 테마인 풍경과 정물을 이상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원칙과 특징들이 있다. 절제된 색채와 단순미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근작에서는 강하게 나타나는 화폭에 치기나 흐트러짐 없이 치밀하게 짜인 색채의 그라데이션 변화, 공간의 분할 등이 중요하게 두드러진다. 그의 작품에는 부분적으로 우리 전통조각보의 구성에서 받은 영향도 살짝 보이는데 그 위에 수없이 덧칠해진 물감의 포개진 층에 의해 형성된 깊이감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회화의 숭고함이 묻어난다. <추억이 있는 정물>이나 <추억이 있는 풍경>에서 그는 이렇게 단순성이 가져다주는 미적 요소를 아우르는 치열함과 열정을 선보이며, 우리가 간과해오던 색면 회화의 맛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추억이 있는 풍경> 2015 

버스에 유채 112×243cm

 




그가 선택한 블루와 레드 그리고 핑크의 색상 등은 그리스의 산토리니 쪽빛바다가 보여주는 환상적인 추억의 화폭에 색과 형태가 만나는 절정의 순간을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의 상상력의 시처럼 풀어낸다. 비록 이 작품들을 온전하게 추상적 형태로만 꾸며진 위대한 드라마적 추상회화의 완성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송인헌이 자신만의 추상적 풍경을 탄생시키고 있는 것은 아주 분명해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이지적인 색면 회화와 시적이고 서정적인 색채의 빛남을 극적으로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니꼴라 드 스탈(Nicolas de Stael)이 보여준 풍경에 추상성을 덮어씌운 색면 회화의 반짝이며 떨리는 전율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구상과 추상이 어렴풋한 존재감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형식들이 좀 더 추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송인헌의 지적이고 서정적인 추상적 풍경화는 우리들에게 단순함의 극치를 넘어 커다란 시각적 즐거움으로 회화의 기능을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그의 회화를 보면서 고백을 기억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그가 작품 속에서 주체 할 수 없는 에너지를 얻고 색면 구성의 생명력 있는 이미지를 획득한다면 그의 고집스러운 말 걸기의 시도는 언제나 행복하고 한없는 축복일 것이다.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