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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틸만스
Wolfgang Till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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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정치학

“19세기의 가장 논리적인 유미주의자였던 말라르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씌어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고 1977년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썼다. 1980년대 후반 영국 하위문화의 면면을 포착한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의 사진은 무엇보다 거침없고 자유로웠다. 누군가 벗어놓은 티셔츠, 흐트러진 식탁, 클럽에서의 밤, 배회하는 청춘을 보여주는 작업에 먼저 열광한 쪽은 패션계다. 시간이 흘러 2017년 2월, 그의 사진은 영국 현대미술의 본진, 테이트(Tate Modern)의 벽에 걸렸다. “미술계에 편입되기 위해 애쓰는 상업 사진가로 평가절하 되며, 작품에 관해서도 진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던 긴 세월”을 이겨내고 말이다. 테이트에서의 전시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인 5월에는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바이엘러 재단(Fondation Beyeler)에서 그를 초청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열린 ‘아트바젤 2017(Art Basel 2017)’ 기간동안 전 세계에서 모인 예술 애호가들은 순례하듯 이 전시를 찾았다.
● 이가진 기자 ● 사진 바이엘러 재단(Fondation Beyeler) 제공

'Lutz & Alex on beach' 1992 Courtesy Galerie Buchholz, Berlin/Cologne, Maureen Paley, London, David Zwirner,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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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서서히 변했다. 이제 미술계와 패션계, 그리고 대중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그의 사진에 열광한다. “런던과 바젤을 오가며 지나치게 많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언론과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던 소속 갤러리 담당자의 말처럼 올해 그는 빅홈런을 제대로 날렸다. 공식적인 인터뷰나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지만 그의 근황을 알 수 있는 통로가 하나 있다. 바로 프로필 사진조차 없는 SNS 계정. 그곳에는 폴란드 집권당의 사법부 장악시도를 고발하고, 사법 독립을 수호해야 한다는 기사가 매일같이 올라온다. 글과 함께 올라오는 이미지는 글의 내용과는 무관해 보인다. 물방울 맺힌 사과나 구름 낀 하늘 사진의 주석으로 간단한 이모티콘이나 괜히 의미심장해 보이는 단어가 아니라 정치·정책 전문매체의 심층 분석 기사를 공유하다니. 그에게 정치는 단지 ‘포즈’가 아닌 삶의 표현 그 자체다.





Poster designs from 16 June 2016 <VOTE REMAIN 23 JUNE> 




작년 브렉시트(Brexit) 결정을 위한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도 틸만스는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안티-브렉시트 캠페인을 벌였다. 25종의 포스터를 만들어 런던 거리에 전시하고,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자유롭게 내려 받을 수 있게 했다. What is lost is lost forever(상실은 영원한 상실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푸른 보랏빛의 지구 이미지 위에 흰색 산세리프 폰트로 쓰인 문구는 분명한 경고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왜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 안 되는지 주장하는 작업을 통해 특히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길권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이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를 열망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틸만스는 2000년엔 ‘터너상(Turner Prize)’을, 그것도 영국 출신이 아닌 작가로는 최초로 수상했고, 2016, 『아트리뷰(ArtReview)』가 매년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선정해 발표하는 ‘Power 100’에선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본인으로선 억울할 법한 눈총이 있었다 해도, 이제 그에겐 예술가로서 누가 봐도 성공적인 커리어가 쌓여있다. 게다가 <Device Control EP>, <2016/1986 EP>라는 앨범을 낸 일렉트로닉 뮤지션이기까지 하다. 자신은 연연하지 않겠지만, 지난 세월 곱게 일궈둔 일련의 타이틀은 아우라처럼 겹겹이 쌓여 그가 하는 행동과 선택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그는 줄곧 자신은 “정치적 예술가”이며, “나름의 미적 이상에 대한 생각과 내가 살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해왔다. 인화지에 찍힌 한 장의 이미지를 넘어, 음악, 비디오, 설치, 액티비즘까지 이제야 우리는 그가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얼마나 다양한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을 뿐이다.





<Lutz & Alex on beach> 1992 Courtesy Galerie Buchholz, 

Berlin/Cologne, Maureen Paley, London, David Zwirner, New York




다시 바이엘러 재단의 전시로 돌아가 보자. 200여 점의 작품을 아우르는 이 전시는 1989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틸만스의 예술 여정을 펼쳐낸 회고전 형식을 취했다. 정물, 초상, 추상을 막론하고 사진으로 빛과 결을 실험해 온 결과물을 총망라한 셈이다. 다른 전시에서도 언제나 보여줬던 것처럼 틸만스는 개별 이미지에 관해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 전체의 레이아웃이나 분위기를 섬세하게 조율한다. 일률적으로 틀에 끼워 넣거나, 디아섹 액자로 깔끔하게 통일하는 일반적인 방식은 취하지 않는다. 작가와 함께 전시를 준비한 재단의 시니어 큐레이터, 테오도라 피셔(Dr. Theodora Vischer) 박사가 “심상의 창작(the creation of imagery)”이라고 설명하듯 전시장 전반에는 특유의 무드가 흐른다. 종이에 프린트한 작업을 테이프로 붙이거나 클립, 핀으로 고정하기도 하고, 크기 차이가 확연한 사진들을 나란히 붙여놓아 리드미컬하게 구성했다. 다양한 층위의 관심사를 탐험해 온 이력이 고스란히 반영되었으며 능수능란하게 사진이라는 장르의 관습, 혹은 전통을 살짝살짝 비껴간다. 이러한 변주의 방식은 드넓은 화이트큐브 안에서 관람객 역시 유영하듯 새롭게 이미지를 탐험하고, 발견할 수 있게 한다.





<Adam> 1991 Courtesy Galerie Buchholz, 

Berlin/Cologne, Maureen Paley, London, David Zwirner, New York 




손택이 쓴 것을 증명하듯, 틸만스도 그동안 많은 대상을 찍었다. 사람은 물론이고 정물, 풍경까지 피사체로 삼았다. 3차원의 인물과 공간, 자연은 렌즈를 거쳐 2차원의 화면에 담긴다. 초기에는 자신 주변의 예술가, 패션 디자이너 같은 친구들을 모델로 삼아 『i-D, Interview, Index Magazine』 등의 패션지에 당대의 유스(youth)들을 등장시켰다. 일상성, 애쓰지 않은 멋 등을 틸만스의 특징이라고 여기게 된 것도 이러한 사실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그는 그런 인식이 끈질긴 오해라고 항변한다. 당시 사진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나 기회가 패션 쪽에 제한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뿐, 실상 자신의 초점은 그 어떤 곳에서도 보인 적 없는 아주 솔직한 자유를 표현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동성애자, 펑크족, 클러버 등 누구를 찍었든 그의 사진에선 순간과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런데 작가가 셔터를 누른 순간만큼은 결코 갑자기 오지 않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집중력과 신중함이 동시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는 사물과 풍경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창가에 산만하게 놓인 물건들, 호숫가나 연못 등 대상이 무엇이든 속도감이나 충동보다는 따뜻한 절제가, 때론 시적이기까지 한 장면들이 많다





<Night Jam> 2013 Courtesy Galerie Buchholz, 

Berlin/Cologne, Maureen Paley, London, David Zwirner, New York 




그중에서도 속을 드러낸 바닷가재에 앉은 한 마리 파리를 찍은 <Astro crusto>(2012)는 르네상스 명화와 현대영화의 스틸 컷을 동시에 연상시킨다. 완전히 다른 시간대의 뉘앙스가 어떻게 한 작품에서 오버랩 될 수 있을까. 회화사에서 파리는 부패, 죽음, 멜랑콜리아를 상징한다. 갓 차려진 식탁의 풍요가 아니라, 한바탕 연회가 끝났거나 식사 중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어딘가에서 날아들었을 파리 한 마리는 500년이 넘는 시간의 간극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틸만스의 바다와 파도는 종종 프레스코화를 떠올리게 한다이러한 기묘한 기시감은 어딘가에서 맡은 냄새, 들어본 소리 혹은 모든 것을 총칭할 수 있는 정서가 그의 작품 안에 녹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정물은 운과 제어, 놀이와 미장센의 혼합이다”라며 얼마간의 연출과 있는 그대로의 것에서 발견한 장면이 결합해 하나의 소우주이자, 오브제로 재탄생한다고 말한다. 피사체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려는 사진의 고유한 경향을 간직한 채, 그 오브제는 보편적으로 읽힐 수 있다. 때때로 느껴지는 논리의 공백은 색과 형태가 채운다. 2000년대 이후로 그가 몰두해온 일종의 추상 작업들이 그 예다





<Greifbar 23> 2015 Courtesy Galerie Buchholz, 

Berlin/Cologne, Maureen Paley, London, David Zwirner, New York




는 카메라를 사용해서 또는 카메라 없이 인화지에 직접 빛으로 조작하는 시도를 통해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미지를 생산해냈다. 여기에 더해 이러한 이미지들이 종이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 즉 인쇄 작업에 관해 공들여 연구해왔다. 지난 몇 년간 인쇄물은 발전을 거듭해 색상의 세부 묘사가 무한대로 가능해졌고, 농도 또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됐다. 이는 오히려 스크린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틸만스는 강조한다. 여러 재질의 종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인쇄를 시도하면서 사람들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한 이유다. 자신의 매체인 사진을 중심에 두되, ‘이미지’라는 큰 주제에 관해 수많은 방법으로 접근하는 틸만스의 여정은 아마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이 멈추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독특한 스타일과 적당한 거리에서 자신이 사는 세상에 반응하는 기민한 행동력을 갖추고 자신의 호흡을 고를 줄 아는 예술가는 사람들과도 쉽게 멀어지지 않는다. 

 

 


볼프강 틸만스

Anders Clausen <Portrait Wolfgang Tillmans> 2013

 



작가 볼프강 틸만스는 1968년 독일 렘샤이트에서 태어나 함부르크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본머스 앤 풀 예술디자인학교를 졸업했다. 2000, 사진가이자 비영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터너상을, 2015년에는 핫셀블라드 어워드를 수상했다. 뉴욕 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암스테르담 스테델릭미술관,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테이트 등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치렀고, 베를린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 모스크바 비엔날레 등의 국제전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1996년 이래로 런던에서 체류하다 최근에는 베를린을 거점으로 삼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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