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 | Art in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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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으로 말하자면, MCH 그룹이 처음 치뤘던 지난해 아트바젤홍콩에 비해 볼거리는 덜했다. 2013년 본지 6월호 기사에 썼듯, 작년 페어에는 새롭고 임팩트한 작품들이 놓여 관람객들의 동선을 마비시켰다. 화이트 큐브 갤러리엔 채프먼 형제(Jake and Dinos Chapman)의 하드코어 조각 <나는 유명해지고 싶었다(I wanted to be popu lar)>가 놓였고 페이스 갤러리에는 척 클로스(Chuck Close)의 대형 회화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신작이 대거 선보였다. 그런가하면 일본 미주마 갤러리는 팀 랩(Team Lab)의 <연합되고 조각난, 반복적이고 비영구적인 세계>란 대형 작품으로 이슈를 끌었다. 전형적인 일본 색채에 우끼요에식 패턴을 사용한 관람객과 호흡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로, 병풍처럼 쭉 펼쳐진 미디어 작품에 유럽과 미주권 관람객들은 신기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VIP 오픈에서는 한화 2-5억 원이 넘는 작품들에 각국 컬렉터의 문의가 쇄도했고 삽시간에 거래된 작품들도 보도됐다.
A Film by Christopher Doyle
<All Fashion by Chanel>
Courtesy the artist and Rossi & Rossi
그러나 이번 행사는 사뭇 달랐다. 메이저 갤러리가 거장들의 볼륨 있는 작품들을 내걸었고 관람객도 충분히 많았지만 동선이 정체되거나 기자들의 플래시가 정신없이 터지는 곳은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다. 행사에 매우 익숙해 뵈는 관객들이 우아하게 아트마켓을 즐길 뿐이었다. 다만 VIP 프리뷰에 중국계 부동산재벌 헨리 쳉 뉴월드그룹 회장, 스위스 부호이자 컬렉터 울리지그, 세계 10대 컬렉터인 인도네시아 부디 텍 등이 모습을 드러내 이슈를 끌었을 뿐이다. 지난해에 비해 차분해진 분위기에 대해 묻자 행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2013년 행사에는 쇼크가 필요했다. ‘아트바젤홍콩’으로 열리는 첫 페어에서 대중들의 관심과 호감을 사로잡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룬 이후, ‘쇼크’ 보다는 ‘품격’에 대한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아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IP 전용 입구부터 페이스, 화이트큐브, 리만 머핀 등 기업형 갤러리가 놓였다. 그들은 프리미엄 갤러리답게 스펙터클 한 알렉스 프레이져(Alex Prager)와 감성을 자극하는 헤르난 바스(Hernan Bas)(리만 머핀 갤러리), 쟝샤오강(Zhang Xiaogang)의 조각과 라큅 쇼(Raqib Shaw)의 신작(페이스 갤러리) 등으로 아시아 슈퍼리치와 각 나라에서 운집한 고객들을 흥분시켰다. 그 중 단연 인기를 끈 작품은 「퍼블릭아트」 2013년 12월호 아티스트로도 소개된 바 있는 라큅 쇼의 시리즈 작품들. 한 점당 150만 유로(약 20억 원)에 육박하는 작품들은 저마다 기괴한 스토리와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해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반인반수의 주인공이 가재나 치타 따위와 수간하는 자극적인 화면은 크리스털로 치밀하게 완성됐다. 부스 안쪽에는 라큅 쇼의 드로잉 신작들도 놓였는데, 각각 7,000만 원정도의 드로잉은 순식간에 판매됐다.
Natasha Bieniek <Aster> 2013
Oil on wood 6×8cm
리만 머핀 갤러리의 헤르난 바스 대작 회화는 35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에 달했으나 베이징 부동산 거물에게 팔렸으며 런던의 화이트 큐브도 130만 달러(약 13억 3,000만 원)의 데미안 허스트 신작을 VIP 프리뷰에서 컬렉터에게 넘겼다. 그런가하면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던 인도 현대작가 뇨만 마스리아디(Nyoman Masriadi)의 작품은 뉴욕 폴카스만 갤러리에 의해 35만 달러에, 크리스찬 마클레이(Christian Marclay),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영국과 미국의 유명 작가들 작품 역시 수백 만 달러에 거래됐다. 한국 갤러리들도 약진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수보드 굽타(Subodh Gupta), 코헤이 나와(Ko hei Nawa), 강형구의 작품을 아트바젤에 내놨다. 그 중 아시아의 정치, 문화 이슈를 다루는 인도 작가 수보드 굽타, 인도인들이 생활하며 사용하는 소재를 작품에 활용한 그의 조각은 단연 인기였다. PKM갤러리는 조각, 설치, 회화, 사진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원우의 <A riding we will go> 등 신작 설치 작품 2점을 비롯 조덕현, 임상빈, 윤형근의 작품으로 부스를 꾸몄다.
Agus Suwage <Happiness Is A Warm Gun>
2011 Zinc, Acrylic, Iron & LED Light box
135×120×160cm
박경미 대표는 “이번 페어에서는 윤형근 화백의 작품이 특히 인기다. 최근 높아진 단색화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고재갤러리가 이세현, 이용백, 이우환, 정현, 홍경택 작가로, 갤러리 스케이프가 김성수, 김정욱, 임소담 등 국내외 작가 작품으로 공간을 꾸민 반면 박여숙 화랑은 김창렬 화백의 작품들로 솔로 쇼를 선보였다. 갤러리EM 역시 아스라이 움직이는 듯한 김시연의 사진만으로 정갈하게 구성됐다. 손경애 갤러리 스케이프 대표는 “아트바젤홍콩의 위상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다. 페어에 참여한 갤러리와 작품 뿐 아니라 행정의 수준 또한 높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갤러리 관계자들 역시 대단히 호의적인 소감을 내놓았다. 페이스 갤러리 관계자는 “이미 명성을 얻은 아티스트 외에 아시아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들 역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컬렉터들의 심미안이 대단하다. 예술품 시장으로서 홍콩의 입지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소감했다.
행사에 대한 긍정적 리뷰가 쏟아지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홍콩 미술시장이 확고해질수록 지역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 아트페어가 상대적으로 쇠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역사로 따지자면 KIAF가 훨씬 선배격이지만 브랜드와 자본으로 아트바젤홍콩을 버금갈 수 없는데다, 우리나라 페어를 찾는 외국 메이저 갤러리들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바젤홍콩의 성장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에는 해결하기 힘든 숙제인 셈이다. 그런가하면 아트바젤홍콩이 열리는 컨벤션 센터에서는 행사 중간 중간 포럼과 심포지엄이 열려 미술시장에 학구적인 분위기 또한 고취시켰다.
James Capper <Hydra Shuffle> 2013
Courtesy of Moving Museum & Sylvain Delue
그중 15일 서구룡 문화지구가 주관한 브리핑에는 CEO인 마이클 린치(Michael Lynch)가 좌장을 맡고 M+의 디렉터(Executive Director)인 라르스 니트브(Lars Nittve)를 비롯 정도련 수석큐레이터가 참석, M+의 건축부터 소장품 계획까지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돼 언론 매체의 관심을 모았다. M+는 2017년 개관 예정인 근현대미술관으로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장 출신 라르스 니티브 관장의 지휘 아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2017년까지 10억 홍콩달러(약 1400억 원)를 들여 중국과 아시아 전역의 미술·건축·디자인·영상 등 시각문화 관련 작품을 수집하고 있다. 더불어 아트페어에 맞춰 홍콩 화랑가에선 ‘자코메티 특별전’(가고시안), ‘오토니엘 조각전’(페로탱) 등 메가톤급 전시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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