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49, Feb 2019
김호득
Kim Hodeuk
섬네일(Thumbnail)과 지필묵(紙筆墨)의 농담
일필휘지, 기운생동, 현대적 동양화. 김호득의 작업에 항상 붙는 어구들이다. 강렬하고 실험적인 김호득의 작업에는 그만큼 선명한 언어의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다. 이런 작가의 작업에 새로운 언어-글을 보태는 건 늘 조심스러운 일이다. 또 글은 얼마나 새로울 수 있을지, 기존 해석과 다른 무엇을 제시할 수 있을지 미심쩍기도 하다. 하지만 재고할 수 있는 대상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또 견고한 공동체에 모서리 하나쯤 삐져나와도 괜찮다는 생각에 글은 오히려 단출하게 나아갈 수 있다. 틈입 불가능할 것 같은 공동체를 홀가분하게 마주하며 나름의 결을 추가하려는 이 글은 작가가 지속해온 동양화와 일면 상통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통적 동양화가 답답하게 느껴졌던 왼손잡이 작가의, 광목에 망설임 없이 올려진 먹이 만든 배접되지 않고 공중에 매달려 하늘거리는 그 동양화 말이다.
● 권혁규 전시기획 ● 사진 권현정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 2009 한지, 먹물 3400×980cm 시안미술관, 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