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89, Feb 2014
장소와 호흡하는 미술
when artworks
meet places
모든 생물에 고향(근원)이 있듯, 미술 작품에도 고향이 있다. 각 개체가 지닌 성격을 기원에서 찾는 ‘기원의 오류’는 배제하더라도, 고향이 작품의 속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러한 작품들이 고향을 떠나 이동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장소를 만나 전혀 다른 의미를 생성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화이트 큐브 내에 있을 때와 특정한 장소로 이동했을 때, 그것은 다른 맥락을 지니며 의미 또한 또렷하게 변형된다. 본래의 작품 의미를 강화한 경우도 있으며, 때로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이 글은 고향을 떠난 작품이 장소와 어떻게 더불어 호흡하고 의미를 변화하는지에 대해 현대미술의 사례들을 통해 살펴본다. 자, 이제 작품을 따라 여행을 시작해보자.
● 기획 · 진행 문선아 기자
Joana Vasconcelos 'Marilyn' 2012 Installation Galerie des Glaces ⓒ Chateau de Versailles and the ar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