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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07, Dec 2023

Art Week Tokyo 2023_가을 미술 벚꽃 말고

Japan

2023.11.2-2023.11.5 도쿄, 오쿠라 미술관, 모리 미술관, 도쿄도 현대미술관 외

● 정일주 편집장 ● 이미지 Art Week Tokyo 제공

AWT Focus 2023 'Worlds in Balance: Art in Japan from the Postwar to the Present' Curated by Kenjiro Hosaka, at the Okura Museum of Art, Tokyo November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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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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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대미술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선뵈는 연례 쇼케이스 ‘아트 위크 도쿄(Art Week Tokyo, 이하 AWT)’가 지난달 나흘간 개최됐다. 도쿄 예술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는 아트 위크 도쿄 조직위원회와 도쿄도(Tokyo Metropolitan Government)의 공동 프로그래밍을 바탕으로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등 50여 개 공간을 한꺼번에 연결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AWT의 공동 창립자 아츠코 니나가와(Atsuko Ninagawa)가 진두지휘했으며 아트 바젤(Art Basel)이 공식 협력했다.

2021년 11월 팬데믹 상황에서 소프트 런칭된 AWT는 일본 관광이 재개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첫 번째 본격 에디션을 선보였다. 2022년 11월 3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 지난 행사에는 총 51개의 기관과 갤러리, 예술 공간이 참여했으며 3만 2,000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열린 올해 행사는 AWT 무료 셔틀버스 서비스로 장소들을 연결하며 도쿄의 모든 문화를 제공하고자 총력을 기울였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예술 현장 중 하나를 그 어느 때보다 쉽게 탐색할 수 있다”는 주최 측의 캐치프레이즈처럼 도쿄 곳곳에는 벚꽃 대신 미술이 피어 있었다.



Guo-Liang Tan <Soft Turning>
 Installation view at Ota Fine Arts Singapore 
2021-2022 © Guo-Liang Tan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타이틀이었다. ‘아트 위크 도쿄’라는 행사 이름은 익숙하게 회자되는데 다만 아직 경험한 사람이 많지 않아 그것이 정확히 무슨 목적을 지니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서로서로 궁금해 하던 터였다. 그래서일까, 프로그램에 처음 초대 받았을 땐 도대체 무슨 행사인지 직접 확인하고 기사로 알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앞에 설명했듯 AWT는 갤러리 테이크 니나가와(Take Ninagawa) 대표 니나가와의 기획을 주축으로 ‘AWT Focus’와 ‘AWT Video’, ‘AWT Bar’ 등 행사를 비롯해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의 전시를 정해진 기간 한꺼번에 선보이는 행사다. 10월 31일 AWT 킥오프 행사에 관련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빈센조 드 벨리스(Vincenzo de Bellis) 아트 바젤 페어 및 전시 플랫폼 디렉터, 순이치 도쿠라(Shunichi Tokura) 일본 문화청 국장 그리고 켄지로 호사카(Kenjiro Hosaka) 시가 미술관(Shiga Museum of Art) 관장이자 AWT Focus 예술 감독 등이었다.



Jean Jullien and Nicolas Jullien 
<The Gathering> Installation view 
at Nanzuka Underground, Tokyo 2023



비단 일본만의 상황이 아닌 전 지구적 문제였으나 코로나19는 도쿄 갤러리스트들로 하여금 중요한 변화를 유도했다. 팬데믹이 발생한 첫 해 외국인 방문객이 끊기고 자국 안에서의 활동도 축소됐을 때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로 더 공개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공동으로 온라인 대화를 열고 갤러리와 예술 간의 더 큰 연결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그들은 되도록 많은 이들이 다양한 규모의 도쿄 갤러리를 방문하도록 해 일본 작가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그것이 작품 판매로 이뤄지도록 하자는 것에 합의를 이뤘다. 그리고 시작된 한 번의 파일럿과 지난해 행사에 이어 드디어 AWT는 아트 바젤과 문화청의 지원을 받는 어엿한 행사가 된 것이다.

행사의 중심은 단연 1917년 설립된 사립 오쿠라 미술관(Okura Museum of Art)에 마련된 AWT Focus <균형의 세계: 일본의 전후부터 현재까지의 예술(Worlds in Balance: Art in Japan from the Postwar to the Present)>전이다. 고전적 공간에 마련된 전시는 ‘큐레이팅된 판매 플랫폼’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AWT에 참여하는 갤러리에서 가져온 작품을 통해 기존의 근현대 미술 이야기를 재평가하는 것은 물론 판매로 연결되도록 전시를 구성한 것이다.



Installation view of the inaugural AWT Focus 
<Worlds in Balance: Art in Japan 
from the Postwar to the Present> 
Curated by Kenjiro Hosaka, 
at the Okura Museum of Art, Tokyo 2023



이를 기획한 호사카 관장은 “전시는 예술과 공예, 추상과 구상, 물질과 비물질 그리고 자연과 기술 모든 주제를 아우른다”고 짧고 굵게 설명하며 미술관 3개 층에 걸쳐 설치된 다양한 세대와 활동을 대표하는 일본 및 일본 기반 예술가 64명의 작품 100여 점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시 작품은 이우환의 2008년 조각 <무제> 등을 제외하곤 정말 거의 대부분이 일본 작가의 것이었다. 유럽과 아시아 각 나라에서 컬렉터, 큐레이터, 기자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이토록 일본 작가에 집중한 기획은 오히려 독창적으로 여겨졌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도시의 미술 행사 중 이처럼 국가적 구성이 있었던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Aryo Toh Djojo <Aug 25, 1950> 
2023 Acrylic on canvas 30.5×40.6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Photo: Keizo Kioku



현대미술 분야의 관점에서 지난 20년간 일본은 국가의 규모, 부, 문화적 깊이에 비해 21세기 예술 인프라에 대한 지역적,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데 뒤쳐진 것이 사실이다. 일찌감치 대규모 행사를 유치한 홍콩과 중국, 정부의 지원과 마케팅의 혜택을 받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전통 문화유산과 관광 매력을 우선으로 둔 채 현대미술은 자체 마케팅에 의지해왔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미술을 각광시키고자 기획된 행사가 AWT 인데, 글로벌이 아닌 내셔널을 지향했다는 점이 매우 참신했다.

<Worlds in Balance>는 ‘예술인가 공예인가?’, ‘선에서 추상으로’ 같은 변증법적 또는 형식주의적 주제로 일본 미술의 대체 계보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자연과 기술’에서 세이지 조카이(Seiji Chokai)의 1950년대 풍경화와 스가 기시오(Suga Kishio)의 1975년 설치에 이르는 작품들은 예술가와 대지의 관계를 증명하는가 하면 ‘예술인가 공예인가?’



Sachiko Kazama <New Matsushima>
 Installation view at Reborn-Art Festival 2021-2022 
Ishinomaki, Miyagi Prefecture,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Mujin-to Production



섹션에서는 모더니즘 추상화가 타케오 야마구치(Takeo Yamaguchi)의 원형과 사각형에서부터 타구로 구와타(Takuro Kuwata), 우에다 유지(Yuji Ueda) 등 현대도예가의 작품을 연결해, 일본 미술의 또 다른 중요한 흐름인 미술 세계와 손으로 만든 장인 전통 사이의 미적 연속성을 피력한다. 이 점이 상업 전시를 표방했음에도 <Worlds in Balance>가 매우 큰 공적 매력을 지니는 이유다. 전후 수십 년과 21세기에 걸친 일본 예술가들의 프레젠테이션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역사를 훑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금껏 도쿄의 현대미술을 견인해 온 모리 미술관(Mori Art Museum)도 AWT의 주축을 담당했다. 미술관은 예술에 떠오르는 주제, 생태학을 전면에 내세운 기획전을 마련하고 AWT 투어리스트들을 적극 환영했다. 전시 <우리의 생태학: 행성의 삶을 향하여(Our Ecology: Toward a Planetary Living)>는 마틴 게르만(Martin Germann)과 츠바키 레이코(Tsubaki Reiko)가 공동 기획했으며 굴 껍질을 바닥에 깔아 감각의 압도적 몰입을 선사한 스웨덴 출생의 니나 카넬(Nina Canell)을 비롯해 총 34명의 작가가 초대됐다.



Arisa Kumagai <Say yes to me> 2023 
Courtesy Gallery Koyanagi © Arisa Kumagai



총 4개 장으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All Is Connected)’에서는 환경 또는 생태계와 인간 활동이 복잡하게 얽힌 부분을 다루며, ‘지구로의 귀환(Return to Earth)’에서는 오염이 일본의 급속한 경제 성장의 어두운 면을 형성했던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 예술가들의 작품을 재검토한다.

그런가 하면 세 번째 장 ‘엄청난 가속(The Great Acceleration)’에서는 인류가 지구 자원을 착취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일종의 희망을 주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마지막 장 ‘미래는 우리 안에 있다(The Future Is within Us)’에서 활동주의, 페미니즘, AI 및 집단 지성의 예술적 표현을 통해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각양의 논의를 펼치며 마무리된다.



Architect Suzuko Yamada’s AWT Bar 
at emergence aoyama complex, Tokyo 2023
Noritaka Tatehana <Descending Painting (Double Doors)>
 2023 Acrylic, wood, silk Courtesy Kosaku Kanechika 
© Noritaka Tatehana K.K. Photo: Osamu Sakamoto



도쿄 현대미술의 새로운 심장을 자처하는 도쿄도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MOT))은 어떤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한 전시는 스케일과 디테일 모든 면에서 대단히 놀라운 밀도를 선보였다. 이는 까다로운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150여 점 이상 소장한 미술관에 적극 협조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후문.

AWT 주축의 행사와 대형 미술관을 중점으로 설명했지만, AWT는 일본의 거대 기업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하이라이트는 각각의 갤러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잘 차려진 컨벤션 행사보다 각자의 역사와 매력을 지닌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예술가의 작업을 알아가는 경험으로서 훨씬 더 훌륭한 것임을 AWT를 통해 새삼 깨달을 수 있다.



Mitsuo Kim <Both #16> 2023 Paraffin wax, 
screen printing, canvas, wood panel, burner
 116.7×80.4cm Courtesy Leesaya © Mitsuo Kim



AWT는 40여 개에 이르는 갤러리로 하여금 일본의 전통과 근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는 다양한 예술을 선보이게 유도, 방문객들이 아낌없이 그것을 느끼도록 기획했다. 도쿄의 6개 버스 노선을 자유롭게 타고 내리며, 작은 거리 끝 오래된 주거 건물로 된 갤러리부터 롯폰기의 전형적 상업 화랑까지 일본 현대미술의 모든 것을 선보이는 AWT는 이제 막 올해 행사를 정리하며 봄을 장식하는 벚꽃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한 내년 가을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PA



© Shoko Nakaz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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