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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영
Park Doo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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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면 작업, 존재의 기표와 태도- 박두영의 색면 작품에 밀착하기 위하여

● 정민영 미술출판인 ● 이미지 작가, 갤러리신라 제공

'박두영 개인전' 전시 전경 2020 갤러리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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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인도의 영취산. 석가가 대중을 모아놓고 설법을 하다가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였다. 깨달음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모두 말이 없었으나 제자 중 가섭존자만 석가의 뜻을 알아보고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박두영의 색면 작품을 보며 떠오른 ‘염화시중(拈華示衆) 미소’ 이야기다. 보색으로 조형한 색면 작품은 마치 석가가 들어 보인 연꽃 한 송이 같았다. 나는 석가의 뜻을 알아본 가섭존자처럼 미소를 지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의 뜻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수심이 깊은 작업세계를 작가의 말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04RG202010E> 2020 
리넨에 혼합 아크릴릭 162×105cm



개념과 의미로서의 미술

미술에 대한 고민과 모색을 거듭하던 작가는 1981년 대학교 4학년 때부터 개념적인 형식의 작업에 투신한다. 서구의 개념미술 작가들처럼 그 역시 “미술이란 이미지, 재현, 형태, 재료 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술의 개념과 의미에 대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는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 제기였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아이디어와 개념만으로도 미술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고 반드시 물질적인 것으로 구현될 필요는 없다는 탈물질화나 비물질화의 경향”(인용은 박창서의 글에서)을 추구한다. 이런 경향에 사진을 활용한 작업이 있다.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작가는 다양한 형식으로 사진을 활용하여 개념적인 작품과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16장의 사진으로 구성한 ‘나는 그린다-1981A’(1981) 시리즈는 카메라로 피사체를 흐릿하게 찍거나 동적(動的)으로 찍은 드로잉 같은 작품이고, 1982년에 선보인 <달은 어디 있는가?>는 달이 거처할 수 있는 다섯 곳을 제시한 작품이다. 한 장의 종이에, 보름달이 뜬 바다 사진을 배치하고, 그 밑에 “달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과 5개의 답 같은 항목을 제시해 두었다. “1. 물 위에, 2. 사진 안에, 3. 망막에, 4. 뇌 속에, 5. 마음 안에”가 그것. 이는 물과 사진 안의 달처럼 누구나 지각할 수 있는 것과 망막·뇌 속·마음 안의 달처럼 가시화하거나 지각할 수 없는 것이 공존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05WG202010B> 2020 
리넨에 혼합 아크릴릭 162×105cm



이런 작업은 미술이 어디에 존재하고,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품고 있다. 나아가 이는 미술이 어떻게 제시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기도 했다. 또 작가는 수(數)와 언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탐구한다. “어릴 때부터 나는 서로 물리적 속성이 다른 대상들을 묶고 나누고 서열화하는 수 개념에 대해 경이로움을 가졌다. 대상의 외곽선을 따라 분별하고 개념화하고 이를 완전히 서로 다른 개체들과 균등한 의미를 부여하는 그 인식의 놀라움!”(작가의 말)

이러한 경이감을 사진 형식으로 구체화한 작업이 ‘산맥’(1984) 시리즈다. 8장의 산 사진을 연결한 작업으로, 이는 수 개념과 언어에 대한 진한 성찰의 결실이다. 여기에는 ‘세상 만물이 평등하다’는, 장자의 만물제동(萬物齊同)에 대한 생각이 안받침돼 있어 의미를 더한다.

‘수 또는 마음에 대하여’(1986) 시리즈도 흥미롭다. 제각기 다른 피사체를 찍은 사진(10장)으로 구성하되, 피사체가 4개인 것 4장, 3개인 것 3장, 2개인 것 2장, 1개인 것 1장을 삼각형으로 쌓았다. 피사체의 개수와 사진의 개수 그리고 조형적인 연출이 시선을 끈다. 이 시기에 작가는 대상의 재현이나 추상적인 표현 같은 회화 작업과 떨어져 사진과 언어를 중심으로, 아이디어와 개념으로 벼린 작업에 매진했음을 알 수 있다.



<04BY202009F> 2020 
리넨에 혼합 아크릴릭 162×105cm



색면 추상과 ‘존재의 기표’


작가는 1990년대 들어서 회화 작업으로 나아간다. 길거리에서 본 가림막의 색띠를 재현한 것 같은 색면 작업에 몰두한다. 보색끼리 짝을 지은 색면을 기본으로 종이에 수채물감, 리넨 천을 입힌 패널에 직접 안료로 만든 물감, 그리고 철판 패널에 차량용 페인트를 채색하거나 디지털 프린트로 출력하는 등 다양한 변주를 시도했다.

“1992년의 어느 날, 칸을 나눠 보색으로 채운 이미지를 내 미술로 전격 채택하였다. 그것은 당시 고민해왔던 내 형식 문제에 앞서 “실천적 태도”가 보다 가치 있다는 깨달음 때문이었는데, 이왕이면 기예와 권력 같은 것이 개입되지 않게 하리라는 다짐을 하였고, 그 방편으로 어닝이나 가림막 같은, 거리에서 흔히 보아온 줄무늬 패턴을 그림으로 가져오게 된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그 이미지가 회화의 관습을 추궁하는 측면도 있을 뿐 아니라 결국 미술은 “이성(理性)의 도해(圖解)”라는 평소의 소신과 부합되는 것이기도 했다.”(작가의 말)

“이성의 도해”로서 줄무늬 패턴의 색면은 감성적인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미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어서 색면은 보는 이를 당황스럽게 한다. 왜냐하면 어떠한 기예(技藝)나 서사(敍事)도 개입시키지 않은 색면 작품은 “오로지 태도에 중심을 둔 미술을 해야겠다는 다짐”(작가의 말)의 실천인 까닭이다. 따라서 눈앞의 색면을 통해 작의(作意)에 접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적 유전자를 수혈받은 색면 도상(圖像)을 “존재의 기표(記標)”로 형언한다.

“1980년대의 10년간 사진이나 오브제와 같은 재료들을 게시하거나 설치하던 작업을 접고 한때 외면했던 회화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미술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이미지나 이념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실존의 문제이며, 작품이란 존재의 기표(記標)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었다.”(작가의 말)



<04OSB202010D> 2020 
리넨에 혼합 아크릴릭 162×105cm



작가에게 작업은 “어떤 이미지나 이념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실존의 문제”였고, 실존의 산물인 작품은 “존재의 기표”였다. 기표는 ‘기의’를 전제로 한 용어이므로, 작품의 기의를 찾아본다면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바로 작가 박두영이라는 존재에서 찾아야 한다. 그의 작업에 대한 생각과 작품 활동의 여정이 기표의 토양이자 기의의 실상이 된다. 그렇다면 색면은 실존의 가치, 즉 물이 부단히 출렁거림으로써 실존의 가치를 느끼듯이 지속적인 작업으로 실존의 출렁거림을 확인한 결과물이 아닐까. 작가의 말을 더 들어보자.

“나의 회화에는 외부 세계의 담론이나 이미지를 통한 욕망의 표출, 자아실현의 기대 같은 것들은 없다. 화면은 그저 공책의 빈 줄이나 칸을 나눈 도표처럼 공허한 도상으로 채워져 있다. 너무나 밋밋해서 몰가치해 보이는 그것들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비슷한 규칙을 반복하는 지루함을 견디고 간단없이 일어나는 번뇌(煩惱)를 다스리며 마음을 다잡는 하루하루의 내 태도와 이를 이어가는 일상(日常)의 견고함에서 나온다.”(작가노트, 2019)



<Page 45> 1984 18권의 책에서 45페이지를 
추출해서 나열함(원본 유실 후 2023년 재작업)



작가가 도달한 경지가 예사롭지 않다. 일반적인 작가들의 욕망과는 반대다. 작가는 “외부 세계의 담론”에 대한 기대도, “이미지를 통한 욕망의 표출”이나 “자아실현의 기대”도 없다. 우리가 작품에서 직접 감각할 수 있는 색면을 작가는 “그저 공책의 빈 줄이나 칸을 나눈 도표처럼 공허한 도상”으로 지칭한다. 그러나 보색의 색면에는 채색에 따른 작가의 신체 행위가 함께한다. 작가는 칸으로 구획한 직사각의 면을 따라 원하는 색을 칠한다. 채색이 끝나면 신체 동작의 흔적들은 묻히고 색면만 남는다. 작가는 이 같은 “비슷한 규칙을 반복”하면서 “지루함을 견디고 간단없이 일어나는 번뇌(煩惱)를 다스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는 ‘평상심(平常心)’에 들기 위함이 아닐까. 더욱이 이 바탕에는 “개념이나 형식 문제에 앞서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인식을 결정한다는 깨달음”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샘>(1917)에서 주목하는 것은 소변기 자체의 미가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을 낳은 작가의 의도이다. 박두영의 색면 작품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색면의 미적인 표정보다 중요한 것은 색면 작업에 기투하는 작가의 “실천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내게 미술이란 마음 내부의 지향성을 형상 기호로 실현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존재의 순간들을 감각하는 일이며, 이념이나 실존의 경계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보편 가치를 구하는 길이다.”(작가노트, 2019)



<수(數)또는 마음에 대하여> 1986
 각 19.6×29.7cm 10장의 사진 (1세트) 
수복 후 재인화



30년 이상 궁구중인 색면의 세계

좀체 곁을 내주지 않는, 일체의 서사나 환영을 제거한 수직 수평의 색면은 작가가 30년 이상 마음을 닦으며 천착하고 있는 공안(公案) 같은 도상이다. 지금까지 색면 도상의 심연에 밀착하기 위하여 1990년대 이전 작업과 이후의 작업을 작가의 말과 작가노트를 중심으로 톺아보았다. 그렇다고 염화시중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가 하면, 아니다. 작가가 들어 보인 연꽃 송이는 여전히 미소를 기다리고 있다.PA



<박두영 개인전> 
전시 전경 2020 갤러리신라



박두영 작가



작가 박두영은 1958년생으로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0년대부터 <앙데팡당전>, <서울현대미술제>, <3월의 서울전>, <하드코어-대전 코넥션전>, <TA-RA그룹전>, <캐러밴 대구-파리전>, <메이드 인 대구Ⅱ> 등 현대미술의 중요한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대구, 서울, 일본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참고자료
- 박창서, 「개념에서 실존으로 그리고 다시」, 2023
- 황인, 「성리(性理)의 라티오(Ratio)」, 2016
- 치바 시게오, 「성(性)을 다하여 천명(天命)에 이르다〔盡性至命〕―박두영론」, 2017
- 「작가노트」, 2015·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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