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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68, Sep 2020

페어웰, 10년간의 어나더뷰!

Farewell, 10 years of another view!

어나더뷰는 꼬박 10년 전,「퍼블릭아트」가 창간 5주년을 맞은 2011년 10월 첫 선을 보였다. 창간호부터 존재하던 ‘close up’이 다듬어지면서 새로운 이름표로 탈바꿈한 것이다. 편집부는 어나더뷰의 차별점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미술을 보는 다양한 시선,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색다른 예술의 지점 등을 소개하는 꼭지”이며, “미술의 담론과 미학적 가치를 비롯해 적절한 시의와 사회적 현상을 담은 주제로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이다. 처음의 다짐을 꼭꼭 심으려 노력한 105편의 어나더뷰는 지난 10년간 명실상부 「퍼블릭아트」의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내밀한 미술계 이야기부터 모두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소재까지 다채로운 글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첫 문장에서 눈치를 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다음 달인 2020년 10월, 「퍼블릭아트」는 창간 15주년을 맞이한다. 처음 나름의 목적을 갖고 어나더뷰를 시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전환점을 맞아 꼭지들을 개편하고자 편집부 회의를 거듭했다. 숙고 끝에 어나더뷰에는 잠시 이별을 고하기로 했다. 언젠가의 귀환을 목표로 더 알찬 글감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새로 선보이는 꼭지들을 더욱 알차게 차려내고자 전력을 다하기 위해서다. 이제 어나더뷰를 보내는 시점에서 그간의 재미난 기획들을 돌아보고자 한다.
● 기획·진행 조윤지 기자

마커스 코츠(Marcus Coates) 'Journey to the Lower World' 2004 © the artist and workplace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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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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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스펙트럼, 한 걸음 더


어나더뷰는 소재에 대한 룰 없이 반짝이던 편집부 기자들의 시선을 그대로 담은 든든한 섹션이다. 주옥같은 기사들이 힘 있게 견인해온 역사에서 몇몇 다시 환기하고픈 기사들을 찾아냈다. 선별 기준은 지금에 와서도 유효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그저 흥미에 가득 차 책장이 휘리릭 넘어갔던 글, 그리고 미술 안팎을 거닐며 스치던 호기심과 맞닿아 있는 기획들이었다. 가장 먼저 떠올려 볼 아이템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령 만화는 어떤가. 2012 5월호에 실렸던 글, 「다시, 대안만화가 떠오르다」 이야기다. 1959년부터 등장한 일본의 만화잡지 『가로』부터 미국의 『헤비메탈(Heavy Metal), 프랑스의 만화 단체아소시아시옹(L’Association)’을 역사적 자양분으로 훑으며 현재 한국의 젊은 만화가들을 조명한 글이다. 2020년 현재라면 웹툰 장르에 대한 줌 인이 추가되어 다른 맥락으로 풀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만화 장르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라든지 독서의 시각적, 수행적 의미변화, 혹은 지금에 와서 인기 있는 작화와 소재에 대한 형식적 분석도 다룰 수 있다.





 Angela Bulloch <Night Sky: Aquarius Pegasus. 12> 

2012 LED-Installation, felt, aluminium profiles, cables 

200×267cm. Courtesy of the Simon Lee Gallery





그러나 2012년 당시로서는 우리가 열광했던 극화체 일본 순정만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미국의 히어로물과 SF 스토리는 어떻게 결합되었는지 등 근원적인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잡지를 펼쳤을 때 양면을 모두 크리스 웨어(Chris Ware)의 만화로 채운 것도 기존 「퍼블릭아트」의 도판 문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렇듯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소재 발굴은 2016 1월 「미술관의 기발한 외도」에서 다룬 전시장의 밤과 디제잉 문화, 2018 7월 「그래픽 디자인의 미술관 입성」 등에서 촘촘하게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미술과 점(Fortune)을 엮은 재미난 기획도 있었다. 바로 2013 2월의 「미술과 점, 긴밀하거나 혹은 편애하거나」가 그 주인공이다. 관상을 읽어내던 초상화부터 타로카드, 제의적 퍼포먼스까지, 미술의 주술적인 면면을 살핀 기획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대부터 국경까지 넘나드는 발걸음도 시원시원했다


15세기 프랑스 랭부르 형제(Frères Limbourg) <베리공의 호화스런 기도서(Les Très Riches Heures du duc de Berry)>에 묘사된 열두 달의 별자리부터터럭 할 올이라도 같지 않으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세밀하게 인물을 그린 조선시대 윤두서의 초상화까지, 익숙하던 그림도 다시 읽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나아가 글은 주술사라 본인을 지칭하는 영국작가 마커스 코츠(Marcus Coates)와 굿을 현대 무용으로 선보이는 안은미까지 교차해 만나보며 여행을 쉬이 끝내지 않는다. 당시 기자는현상을 관찰한 추상적 가치를 징조로 받아들인다는 맥락에서 미술과 점은 일견 공통된다고 결론지으며 기획의도를 설명한다. 논증과 해박한 미술사적 지식이 가득한 특집도 좋지만, 어나더뷰의 묘미는 익숙하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힘에 있었다고 믿는다. 혹시 2013년 잡지를 소장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7년 사이 변화한 당신의 염원들을 떠올리며 다시 들춰보는 것도 좋겠다. 





굿나잇 8_플레이나잇’ 2015 




미술계 클로즈업


그러나 역시 어나더뷰는 미술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전시행사에 대한 망원경이자 주목해야 할 인물에 대한 아카이브 기능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를테면 전시의 시작과 끝을 속속들이 들여다본 기획들이 있었다. 2016 5월엔 「감각의 시대, 내가 보는 것을 그들이 알게 하라!」에서 SNS 마케팅에 대해 논하며전시를 참답게 느끼는 것의 기준을 되물었고, 같은 해 11월엔 「전시가 끝나고 난 뒤」에서 전시장 쓰레기통과 L자 파일의 시선으로 전시 후의 업무에 대해 다뤘다. 2017 5월 「전시의 a to z: 테크니컬 라이더」에서는 작품의 배치와 운송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반 관람객은 알 수 없는 전시 준비과정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이런 기획들은 어나더뷰 특성상 연재의 형식을 띠진 못하였지만 잊을 때쯤 다시 나타나며 독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무엇보다 미술계에 종사하는 인물들에 대한 조명이 빠질 수 없다. 이를테면 「2015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만들 수 있는 50가지 인연」 같은 기획을 필요로 하는 독자들이 분명 많지 않았을까 싶다. 비엔날레 개막 한 달 전, 국제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파워피플을 소개함으로써 행사장에서의옷깃의 인연을 보다 반갑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꾸려진 글이었다. ‘2015 베니스 비엔날레총감독이었던 오쿠이 엔위저(Okuwi Enwezer), 한국관 커미셔너였던 이숙경, ‘아트바젤디렉터, 각 도시의 주요 미술관장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이력과 사진이 함께 실렸다. 선뜻 미술계의 동향과 흐름을 살피기 어려운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잘 드러나지 않았던 미술계의 또 다른 힘을 2016 12월호 「미술인물열전」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홍익대학교 앞의호미화방은 미술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봤을 공간이지만 누구도 그곳의 주인에 대한 궁금증을 품지 않았을 것이다. 어나더뷰는 바로 그런 이들 8명을 만났다


호미화방의 조석현 대표부터 안료 연구 및 제작에 평생을 바친무지개안료의 배형재 대표, 예술가들이 스케치북을 들고 와 작동법의 조언을 구한다는세원모타의 임재운 대표 등 미술계에서 상생하는 숨은 주역들에 대한 기획이었다. 미술계의 일자리와 취업에 대한 이슈는 「퍼블릭아트」 특집에서도 빈번히 다룬 바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이 글은 어나더뷰의 틈새 시야를 빌리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웠던 이들이 대거 등장했던 기사였다. 짧게는 7년부터 많게는 35, 50년의 경력을 가진 이들을 통해 미술계의 열정과 전문성을 새로이 발견한 독자들이 분명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Heavy Metal』 표지


 


만화경처럼, 사회 현상을 미술로 보다


「퍼블릭아트」를 처음부터 끝 페이지까지 순서대로 넘기는 독자들은, 언제나 에디토리얼과 아트블로그를 지나 비교적 초반에 어나더뷰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즉 이 자리는 보다 심화되고 다각화된 목소리로 꾸려지는 특집 기획에 앞서 독서의 깊이를 더하는 위치다. 그렇기에 특유의 뾰족함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어나더뷰만의 색깔을 반영해 사회적 현상을 기민하게 관통하는 순간들을 정리해보았다. 그중에서도 사회와 정책에 의문을 던지는 질문의 장이 여러 번 조성되었다. 2012 3월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공감의 커뮤니티」에서는 당시 국내의 장애인 예술 활동 인식의 부재부터 정책의 필요성까지 알차게 다루었다. 도입부에서는 일본의 장애인 작가 단체민들레 집을 소개한다


미술관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 시각 장애인을 위한 미술관 안내서 제작, 작가들의 국외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하나아트센터 설립 등 다양한 활동을 서술하며 서울시창작공간 장애인창작스튜디오의 환경을 점검해나갔다. 2020년의 시점으로 다시 써본다면 이때 던진 질문들 중 과연 몇 가지가 개선되었을지 의문이다. 이는 2018 6월 「예술가 권리와 복지」, 8월 「우리의 타자 난민 예술」, 비교적 최근인 2020 4월 코로나 시국에 발 빠르게 내놓은 「온라인 뷰잉룸, 온라인 컬렉션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 등 시기적절하게 화두를 던지는 집중 취재의 연대기 속에 있다.


마지막으로, 2013 11월호에 실린 「달로 간 예술」을 소개하고 싶다. 글은 1960년대 초 전 지구를 달궜던 우주 경쟁에서 시작한다. 당시 소련의 프로파간다성 포스터에 맞섰던 미국의나사 아트 프로그램(NASA Art Program)’. 이를 통해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앤디 워홀(Andy Warhol),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백남준 등의 예술가들이 당시 나사 시설을 견학하고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우주적, 미래적 이미지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특히 당시 마치종군화가처럼우주선과 장비들을 스케치했던 폴 칼레(Paul Calle)에 주목했다. 그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묘사한 <인류의 첫 번째 달 착륙 기념우표>를 제작하는가 하면, 당시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림으로 남겼다. 나아가 글에서는 독일의 개념 미술가 아그네스 마이어 브란디스(Agnes Meyer Brandis) <달 거위 식민지(Moon Goose Colony)>(2011-)도 소개한다


17세기에 쓰인 프랜시스 고드윈(Francis Godwin)의 소설 『달세계의 인간(The Man in the Moon)』을 모티브로 삼아, 작가는 오리 11마리를 우주비행사로 키우고 있다. 달 지표와 비슷한 이탈리아 폴리나리아 외곽에서 사육되고 있는 오리들을 달 환경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고. 이 얼마나 기상천외한 발상이며 어나더뷰 그 자체인지! 역사의 발자취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다양한 작업들을 경유하다 보면 정말이지 새삼스러울 정도로 우리 도처에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아직도 너무 많다. 정신없이 역사를 경유해오다 보니 언젠가 이 기획들에 이어 못다 한 미술 이야기를 펼칠 지면이 꼭 다시 오리라 생각된다. 필연적으로 시대는 변하고 미술 또한 그럴 것이니, 지금도 마르지 않는 바다 한복판에 있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그 속에 변하지 않는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으며 차곡차곡 소재를 모아 돌아오려 한다. 10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어나더뷰.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풍부하게 상상해 달라. 그에 앞서 새롭게 시작하는 다음 10월호를 더욱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폴 칼레(Paul Calle) <commemorating the first manned

 moon landing> issued on September 9,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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