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죽음, 종교, 신, 영혼 등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전시장소가 망자의 안식처인 모란 공원과 경계를 이룬 모란미술관이기에, 지형적으로도 의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예술적 아우라를 형성한다. 전시제목 ‘마나오 투파파우(Manao Tupapau)’는 타히티어로 ‘죽은 자의 영혼이 지켜본다’는 뜻이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 고갱(Paul Gauguin)의 그림 제목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 말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영혼은 인간을 지켜보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이 영혼을 지켜본다”는 뜻으로, ‘보는 것’과‘보여지는 것’은 사실 구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시는 이러한 개념을 시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스타일을 지닌 근현대미술 작가를 초청하고, 아프리카와 파푸아뉴기니에서 조각 작품을 들여와 함께 조합한다.
천경자 <아마존 야그아족>
23.4×32.7cm, 종이에채색 1979 서울옥션
전시는 삶이 죽음으로, 죽음이 삶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삶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자 한다. 죽음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가능한 것이고 곧 예술도 가능하며, 예술은 삶에 대한 의지다. 예술 속에서 다양한 형식과 형태로 재현된 삶의 생성, 변화와 소멸을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삶과 예술이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밝힌다. 조각, 설치, 회화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에는 권여현, 김아타, 김원숙, 김종구, 박희선, 오수환, 엄태정, 이두식, 이중섭, 신상호, 정현, 천경자, 허윤희, 아프리카 조각가들, 파푸아뉴기니아 조각가들, 꼭두, 민화, 송담스님, 혜담스님이 참여한다. 전시는 4월 3일부터 6월 7일까지.
· 문의 모란미술관 031-594-8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