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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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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0 - 2018.1.14 합정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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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야제에 찾은 자유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다. 어릴 적, 다가오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면 나도 종종 지구멸망을 생각한 것 같다. 합정지구에서 열린 <어떤 전야제>전의 기획자 서다솜도 비슷한 마음인 듯하다. 20대 중반인 그는 전시 서문을 이렇게 시작한다. “지구의 멸망이 눈앞으로 다가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이 슬픈 것은 이런 상상을 성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지속하는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 10대 때 떠올렸던 20대의 삶은 자유 그 자체였다. 대학만 가면 자유라더니. 아니, 주어진 일만 많아졌다. 학교도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도 해야 했다. 당장의 생활비나 월세, 밀린 학자금 대출을 떠올릴수록 한국에서 청년 예술가로 살아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졌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고자 예술하는 삶을 선택할 때에도, 이 선택에 따른 책임의 무게가 두려웠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은 낭만적이지만, 하고 싶은 예술을 추구하며 돈 버는 고민을 하면 당장의 현실이 막막하다. 앞선 세대의 작가나 기획자를 찾아봐도 그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이런 현실을 이미 알고 있는 작가들이 합정지구에 모였다. 93년생부터 88년생에 이르는 아홉 명의 작가들이다. 그런데,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행보가 수상하다. 작가들은 지금 당장 삶이 끝나도 상관없다는 듯, 전시장에서 지구멸망을 상상한다. 극단적 상상을 감행하고, 지구멸망을 꿈꾸는 오늘이 심지어 어떤 전야제라 한다. 그래서일까. 전시 서문의 첫 문장 지구의 멸망이 눈앞으로 다가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가 회의적인 태도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젊은이답게 현실을 유희하려는 시도나, 지구가 멸망하는 전날 밤 축제를 열고 작업을 하겠다는 작가들의 선언으로 읽힌다. 모든 일이 막연한 젊은 작가들에게 현재든 미래든 이미 지구멸망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인정하고 축제로 여긴다.  

 

<어떤 전야제>에 참여한 작가들은 마지막 순간, 작업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민하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작업으로 밝힌다. 전야제의 시작은 윤지영이 알린다. 작가는 술을 그린다.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술이 아니라, 현실을 마시기 위한 술이다. 김도희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추도사의 형식으로 전하고, 김동현은 어두운 밤에 보이지 않는 DMZ 너머의 어떤 존재를 떠올린다. 김두형의 경우 선택 가능한 지구멸망 가이드를 만들었다. 김민채는 화소에 상관없이 부유하는 이미지의 이야기에 집중하였고, 김현진은 예술적 발화와 기록의 의무를 끝없는 작가적 생의 의지와 연관시킨다. 김희정은 없는 장소를 상상하며 변칙적 작업을 시도하였으며, 송수빈은 현실의 풍경을 종교적으로 비틀어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최장원은 안과 밖의 경계가 없는 유리, 내용물이 될 일 없는 비닐을 활용하여 매체를 실험한다.   

 

작가들의 작업을 바라보며, 과거 내가 지구멸망을 바란 순간을 떠올렸다. 유치찬란한 마음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회피하고 도망가고 싶어서 두 손을 모은 사실이 부끄러웠다.  <어떤 전야제>의 아홉 작가는 나와 다르다.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지구멸망을 영민하게 이용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상상을 하기에, 작가는 작업하는 자신의 세계에 충실해질 수 있다. 보여주기 위한 미술이 아니라 오늘 하고 싶은 예술을 행하게 된다. 자신의 작업에 가해지는 다양한 시선이나 현실의 부담으로부터 그렇게 조금씩 자유로워진다. 기획자와 작가에게 지구멸망을 상상한 날들이 자유의 밤이고 축제의 날인 이유일 것이다. 이미 멸망한 세상을 견뎌내기 위해 하루하루를 전야제로 살아가는 것, 그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전시의 기민한 전략이다. 그러므로 작가들이 어떤 전야제에 찾은 자유의지가 이들의 마음속에 지속되기를 바란다. 멸망을 상상하는 일이 철부지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적어도 작가들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한다. 엉뚱한 상상이 작가의 작업을 단단하게 한다면, 좋지 아니한가.  

 

 

*전시 전경 사진:홍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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