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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고버
Robert G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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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맛과 은유의 마술사, 로버트 고버

최근, 뉴욕 모마(MoMA)에서 열린 로버트 고버(Robert Gober)의 대규모 회고전은 하얀 외벽에 검은 지붕을 얹은 집 한 채와 그 옆에 앙상한 가지만을 지닌 두 그루의 나무를 그린 작은 회화로 시작한다. 1975년, 21살이던 작가가 미술학교 재학생일 때 그린 작품이다.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개념미술이 당대의 주류이자 미술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육의 목표일 때였다. 이런 환경과 상관없이 고버 자신은 스스로 세상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하는 데 관심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 관심을 공표하는 지점의 작업으로서 당시 본인이 살던 코네티컷의 집을 그린 40×47cm 크기의 [무제]. 꼼꼼한 묘사 없이 알렉스 카츠(Alex Katz) 식의 단순화된 색과 몇 번의 터치로만 지어낸 화면은 세상에 대한 ‘사실적(realistic)’ 묘사가 재현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문제임을 깨닫게 해준다. 또 단순화된 표현이지만 여전히 재현의 목적은 잃지 않음으로써 이 예술이 여전히 실재(real) 세계에 발을 딛고 있음을 알려준다. 비록 고버의 작업이 점차 초현실(surreal)적으로 변해간다 할지라도 말이다.
● 이나연 미국통신원 ● 사진 The Museum of Modern Art(MoMA) 제공

'The Ascending Sink' 1985 Plaster, wood, steel, wire lath, and semi-gloss enamel paint. Two components, each: 76.2×83.8×68.6cm); floor to top: 233.7cm Installed in the artist’s studio on Mulberry Street in Little Italy, Manhattan Collection of Thea Westreich Wagner and Ethan Wagner, New York Promised gift to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Image Credit: John Kramer, courtesy the artist ⓒ 2014 Robert G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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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그린 이듬해그러니까 미술대학을 졸업한 1976고버는 그림 속의 집을 떠나 뉴욕 소호에 터를 잡는다현재 남아있진 않지만뉴욕 생활 초기에 작가는 소호 길거리의 개똥 등을 흑백 사진으로 찍는 작업을 했다동네의 캔버스 틀을 짜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에 필요한 것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게다가 이곳에서의 일은 다른 작가들과의 사교도 가능케 했다일을 끝낸 뒤에 고버가 손수 만든 어떤 것으로 돈을 벌기 위해 제작한 첫 작품은 인형의 집'이다. 1977년부터 시작해 80년대 초까지 일련의 시리즈로 제작된 인형의 집은 그다지 사랑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다만 현실 속 집의 축소버전처럼 실용적이고내부엔 손으로 직접 그린 벽지까지 발려져 있다는 것 정도가 특기할 만 하달까후에는 불탄 집까지 만든 걸 보면 작가 역시 애당초 사랑스러운 인형의 집을 만들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고버가 작가로서 인정받으며 본격적인 경력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집보다는 싱크대 덕이다. 1982년에 ‘인형의 집’이 폴라 쿠퍼 갤러리(Paula Cooper Gallery)의 그룹전에 소개되고, 판매도 이뤄졌지만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한다. 1984, 최초로 그 유명한 수제 싱크대가 만들어지고, 다시 한 번 폴라 쿠퍼 갤러리의 그룹전에 포함되는데, 이 그룹전을 본 캘리포니아 지역의 갤러리스트 다니엘 웨인버그(Daniel Weinberg)는 이 시적인 싱크대에 완전히 매료돼 개인전을 제안한다. 냉수와 온수 양쪽 수도꼭지가 떼어진 채 동그란 두 구멍만 남은 하얀 싱크대는 유령을 연상시킨다. 싱크대 같지만 싱크대가 아닌 이 오브제는 “친근하고, 기억과 취약점에 대한 것” 같았다고 웨인버그는 회고한다. 같은 해 쿠퍼는 싱크대 한 점을 찰스 사치(Charles Saatchi)에게 판매하지만 쿠퍼는 전속 작가 영입엔 신중한 성격이었다





<Leg with Anchor> 2008 Forged iron and steel, beeswax, cotton, leather, and human hair 

71.1×45.7×50.8cm Image Credit: Bill Orcutt, courtesy the artist

 and Matthew Marks Gallery  2014 Robert Gober  




1985년에 열린 다니엘 웨인버그 갤러리(Daniel Weinberg Gallery)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고버는 빗자루 싱크대, 작은 화장실 싱크대, 깊은 싱크대, 조용한 싱크대, 무제 싱크대와 한 점의 소변기를 전시한다. 당연히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소변기를 연상시키면서도, 레디메이드가 아니라 핸드메이드였던 고버의 싱크대와 소변기는 꽤 인기를 끈다. 깊은 싱크대 한 점은 판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성공에 힘입어 쿠퍼는 전속작가 명단에 고버를 올리고, 이후 십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함께 일한다. 같은 해 9,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을 마련한다. 싱크대는 수도꼭지가 있다면 있는 대로 물이 나갈 길이 없는 비실용성이 암시하는 바가 있었고, 없다면 쌍으로 뚫린 구멍이 눈이나 유두를 뜻하는 듯도 했다. 


이 싱크대가 두개로 나란히 놓이기도 하고, 겹쳐지거나 늘려지는 등 다른 모양들로 변주되면서, 1980년대 초중반을 통틀어 고버는 50여 개가 넘는 싱크대를 제작한다. 그렇게 단지 싱크대만으로 미술계에서의 명성을 얻어나간다. 가히 싱크대의 신화라 할 만하다. 아메리칸 스탠다드(미국 가정설비 브랜드)를 제외하고 누가 싱크대 하나에서 이토록 무한한 가능성을 끌어낼 수 있었겠는가. 이후 작업에선 이 싱크대가 실제로 기능하기도 한다. 수도꼭지는 끊임없이 물을 쏟아내고, 싱크대는 그 물을 일정높이로 유지하며 물을 간직하는 제 역할을 해낸다. 물론 전시장에서의 싱크대는 제 기능을 하는 중이더라도 여전히 어색하지만 말이다. 


그는 1986년부턴 싱크대 대신 침대를 만든다. 성인용 침대, 아기용 놀이 울타리, 애완용 강아지 침대를 제작한다. 집 자체에서 시작해 싱크대에 천착한 시기를 지나, 집 안의 다른 생활 가구들로 관심이 옮아가는 과정에 있는 작업들이다. 강아지 침대와 소파를 만든 뒤에는 장식용 커버에 손수 패턴을 그려 넣기도 했다. 핸드메이드와 함께 핸드라이팅까지 하는 수공 작업에 대한 작가의 고집은 작품 외적인 곳에서도 발견된다. 케이블 갤러리(Cable Gallery)와 함께 기획한 1986년 그룹전의 초대장을 직접 쓴 글씨로 만든 적도 있다. 글씨가 썩 훌륭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 손으로 만드는 과정을 워낙 중시한 까닭이다. 이 때 시작된 소파커버 등의 패턴 작업은 1988년 제작된 벽지 작업으로 확장된다. 과거 인형의 집에 그려 넣었던 벽지 작업의 연장선에 놓아 볼 수도 있다. 




<Untitled> 1991-93 Wood, beeswax, 

human hair, fabric, paint, and shoes 

22.9×41.9×114.3cm Image Credit: Andrew Moore, 

courtesy the artist  2014 Robert Gober




1989년엔 싱크대만큼이나 유명해진 벽을 뚫고 나온 한 쪽 다리 조각이 탄생한다. 털까지 정교하게 붙은 사내의 다리는 그 엉뚱함과 기묘함 때문에 온갖 상상을 유발한다. 성적이나 사회적인 코드로 읽어볼 수도 있고, 유머와 위트를 강조해 해석해 볼만도 하다. 싱크대의 기적 이래로 일궈낸 다리 한 짝의 기적이다. 이후론 다리에 닻을 걸어 벽에 붙이거나, 성기에서 다리 한 짝이 튀어나오는 등, 한 쪽 다리의 변주가 다채롭게 실험된다. 1990년대를 넘어가면서 작업들은 지금까지 해 온 작업들을 통합하고 편집하면서 규모 큰 설치 작업들로 확장된다. 


숲을 그린 벽화로 갤러리를 꽉 채우고 물이 흐르는 싱크대를 설치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자연 숲속의 개울물이나 폭포를 연상시키는 데, 물이 흘러가는 곳은 싱크대다. 자연과 인공이 섞이면서 말 그대로 언캐니한(uncanny)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소리와 물이 뿜어내는 음이온, 그리고 벽화의 녹색 나무그림 덕인지, 이 이상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상쾌한 기분 역시 언캐니하다. 청동 파이프가 소파나 성모마리아상을 뚫고 가는 작업도 1990년대를 대표할만하다. 집에서 시작된 관심이 가구로 옮겨가다가, 방으로 돌려진 시선은 종교적·사회적으로 확장되면서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2000년 이후엔 정치와 종교적 이슈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가 베니스비엔날레의 미국관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2001, 같은 해 일어난 9/11테러에 대한 고버 식 응답은, 사건 다음날 발행된 신문에 성교장면을 그려 넣는 것이었다. 9 12일에 발행됐을 신문엔 사건을 다루는 사진과 기사로 가득하다. 펼쳐진 신문 가운데 성교장면을 암시하는 나체의 남자와 그를 끌어안은 손을 표현한 부분 컷이 무얼 의미하는 지 애매하다. 다만 9 12일이 고버의 생일이라는 점이 하나의 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 한편, 2000년 이후 작업의 또 다른 특징은 설치의 스케일이 커지는 것과 정반대로 작고 사소한 소품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1인용 애플파이 포장 용기를 정교하게 만들어낸 <무제>(2008)라든가 시그램(Seagram)사의 진을 담았던 술병을 만들어낸 <무제>(2000-2001) 등이 그 사례다. 이후의 작가 경력에서 가장 큰 전환이라면 2002년엔 전속 갤러리를 매튜 막스(Mathew Marks)로 바꾼 것 정도.





<Untitled> 1994-1995 Wood, beeswax, brick, plaster, plastic, leather, iron, charcoal, cotton socks,

 electric light and motor 120.3×119.4×86.4cm Emanuel Hoffmann Foundation, on permanent loan to the 

Offentliche Kunstsammlung Basel Image Credit: D. James Dee, 

courtesy the artist and Matthew Marks Gallery  2014 Robert Gober 




 130여 점의 작품을 망라하는 모마의 전시에서 작가는 12개의 갤러리를 구분해 시기별, 시리즈별 작업을 충실히 보여준다. 수수께끼 같은 작품들을 마주하면서 관람객들은 전시의 제목 ‘마음은 은유가 아니다(The Heart Is Not a Metaphor)’의 의미를 한참 곱씹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란 은유적으로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어떤 것이면서도, 마음 자체는 은유가 아니다. 그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작가의 일일 테고, 고버의 탁월한 능력은 이 은유법에서 비롯된다. 은유의 사전적 정의는 ‘전달할 수 없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사물이나 관념을 써서 표현하는 어법”이다. 하얀 싱크대에서 하얀 피부를 상기하며 인종문제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고, 성소수자인 작가의 성정체성과 연관 지으며 수도꼭지가 있든 없든, 물이 나오든 안 나오든 성적인 은유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미술사적으로 이 대표작은 뒤샹을 따르는 듯 거스르는 듯한 외양으로 다양한 담론을 가능케 한다. 문제적 싱크대에서 시작해 툭 던져놓은 남자의 다리 한 짝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시종일관 은유적인 다른 말로 시적인 물건을 관람객 앞에 제시한다. 미술사적으로 이 대표작은 뒤샹을 따르는 듯 거스르는 듯한 외양으로 다양한 담론을 가능케 한다. 문제적 싱크대에서 시작해 툭 던져놓은 남자의 다리 한 짝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시종일관 은유적인 다른 말로 시적인 물건을 관람객 앞에 제시한다. 그렇다. 작가의 말처럼 과연 마음은 은유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은유 없이는 표현되기 힘든 난해한 단어다. 김동명의 유명한 시구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내게로 오오.”를 기억하는가.  

 




Installation view of <Robert Gober: The Heart Is Not a Metaphor> (2014.10.4-2015.1.18, MoMA) 

2014 The Museum of Modern Art Photo: Thomas Griesel  2014 Robert Gober




로버트 고버 

<Robert Gober> Catherine Opie Courtesy the artist and Matthew Marks Gallery

 



작가 로버트 고버는 1954년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출생해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주로 싱크대나 문인체의 일부 등을 소재로 작업하는 그는 1980년 중반 이후 미국 미술계의 떠오르는 인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미국 중산층 가톨릭 집안에서 동성애자로 성장하는 동안 마주한 사람들의 혐오감과 이로 인한 소외감을 작업으로 풀어내면서이 문제를 정치사회종교적 차원의 담론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여했으며런던의 서펀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Paula Cooper Gallery), 로스앤젤레스의 매튜 막스 갤러리(Matthew Marks Gallery) 등 해외 유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그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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