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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Ahn Chang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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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꿈과 환상의 잔영

안창홍의 그림엔 엿보기와 엿보이기를 만끽하는 요소들이 꽉 차있다. 화면 속 주인공들은 “손님에게 방석과 차를 내놓는 것처럼 당연한 노출”을 실행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며 자유스럽다. 의례 벗은 인물들이 구사하는, 얼굴을 살짝 돌리거나 35도 아래로 시선을 떨어뜨려, 몽환적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제스처 따위도 없다. 남들보다 미끈한 각선미를 갖지 않았어도, 수려한 포즈를 취하지 않고서도 그들은 그림 밖 대상에 똑바로 눈 맞춘다. 마치 “옷을 다 입고 있는 너는, 행복하냐?”라고 묻듯이.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봄날은 간다> 1995 캔버스에 아크릴릭 91×11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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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을 문신으로 도배하고 좀 과하다 싶을 만큼 퉁퉁한 허벅지를 지닌 인물들은 작가가 실생활에서 만난 일반인들이다. 훌륭한 비율이나 아름다운 몸 선 따윈 작가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는 현실에 녹아들어 제 삶을 충실히 사는 각양각층의 인물에게 호감을 느끼며 그들이 지닌 생활의 무게, 어쩌면 부끄럽게 느껴질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이끌어 내 그림으로 옮긴다. 등을 매끄럽게 다듬거나 눈빛을 더 뇌쇄적으로 연출하지 않고도 안창홍의 그림이 섹시하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의 그림이 가슴팍에 꽂힌 것은 홍콩에서 열린 대형 미술시장에서였다. 미술관 혹은 비영리를 표방한 전시공간에서 숱하게 봤던 안창홍의 그림이 아닌가. 


광활한 전시장에 그의 작품이 가득 차 있어도 그토록 신경을 잡아끌진 않았었는데, 대형 설치와 유명 회화들이 난무한 그곳에서 안창홍의 작품은 황홀하리만치 반짝반짝 빛났다.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진 <무례한 복돌이>에 대한 인상은 특정한 게 아니었는지, 대단히 여럿이 그 그림 앞에 발걸음을 멈췄다. 오리엔탈 문양의 초미니 저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소파에 엎드리자 복돌이가 얼른 올라앉아 그녀의 냄새를 맡는다. 얇은 옷감이 비치는 것인지, 여자의 속살이 드러난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넓적다리에 어슴푸레 새겨진 문양이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다. 이 상황과 그들의 행동은, 그야말로 긴장 그 자체다.




<무례한 복돌이> 2010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194cm




동양적인 눈매의 지극히 예쁘지 않은 여자를 그린 그림은, 사실 적지 않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여고생 그림도 그랬고 한 여류화가의 작품에도 비슷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창홍의 그림이 특별한 이유는 왜일까. 이는 아마도 그림 전체적 뉘앙스보다 존재 그 자체를 명확하게 부각하고, 인물의 내면을 이끌어내며 개별적 특성을 부여한 작가의 재주 덕분일 듯하다. 캐릭터에 매료돼 작가가 섭외한 대상은 백화점 점원, 헬스클럽에서 만난 지역주민, 건너 건너 알게 된 젊은 회사원까지 제 각각이다. 그림의 모델이 될지 말지 결정하는데 약간의 시차가 있긴 하지만 작가에게 프러포즈 받은 이들은 대부분 작업에 참여한단다. 승낙 후엔 경기도 양평의 작가 작업실을 몇 차례 드나들며 낯을 익히고, 그러다 거리가 좁혀지면 자연스레 옷을 벗고 편안하게 포즈를 취하는 인물들. 사진 혹은 드로잉으로 기록된 수많은 이미지 중 안창홍을 사로잡은 찰나가 그림으로 그려진다. 외로움에 사무쳤거나 지나치게 무심하거나 스스로에게 도취된 연유 등으로 채택된 장면들이 안창홍의 매력적인 붓질을 거쳐 미술로 완성되는 것이다.


보다 직설적인 그림도 있다. 올 누드의 심지어 발기된 남자의 모습도 그의 작품엔 등장한다. 그러나 가장 자극적인 것은 역시 다 큰 개 ‘복돌이’가 있는 인물화다. 그림에서 비롯된 상상은 불확실한 심리를 건드린다. 이질적인 존재가 동류의, 동족의 여성을 범하는 걸 보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출발해 일본 우끼요에나 우리나라 춘화 등에는 생경한 화면이 연출된다. 우끼요에 판화 중에는 원숭이를 닮은 전설 속의 생물인 ‘갓파’가 여럿이서 여성을 겁탈하는 그림이 있고 한 춘화에는 커다란 문어가 여성의 다리 사이에 빨판을 들이밀고 있는 장면도 있다. 수간에 대한 상상의 절정을 보여주는 요소가, 고백컨대 안창홍의 작품엔 다분하다.  





<!> 1997 캔버스에 아크릴릭 72×53cm  




섹슈얼한 작업에 긴 설명을 할애했지만 작업 레퍼토리와 스펙트럼이 넓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는 사회 속 개인의 부재와 익명성에도 관심 깊다. 아니, 실은 시대의 아픔과 인물의 고난이야말로 그가 그림을 그리는 주된 이유다. 1995년 작 <봄날은 간다>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숲 속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찍은 기념사진 속 인물들을 실루엣 중심으로 아크릴로 그리고 강렬한 연두색과 초록, 노랑으로 배경 숲을 칠한 작가는 수많은 노랑나비들을 화면 위에 박아 넣었다. 그런데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눈을 감거나 눈이 검게 칠해져 있다. 그 화면에서 시간은 마치 화석처럼 정지해 있다. 저마다 힘들게 살아왔지만 그저 현대 사회의 군중으로 묶여버리고 마는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부여하고 안식을 선사하는 작가는, 스스로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섬세한 방법이라고 여기는 ‘그리기’ 기법을 통해 동시대 우리 자신의 모습이며 시대와 사회를 직시하게 만드는 채널을 구성한 것이다. 익히 알려진 ‘49인의 명상,’‘사이보그,’‘부서진 얼굴’ 시리즈 또한 작가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며 대중에게 각인돼 있다.


그의 작품을 충분히 봤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할지 모른다. 그의 비뚤어진 시선과 자극적인 화면은 내가 익히 안다고 자만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런 시점에 그는 화면 가득 흐드러진 맨드라미를 내놓았다. 지난해 그가 꽃 그림으로 개인전을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너나 할 것 없이 의아해했다. “안창홍이 돈을 벌려고 별짓 다 한다”는 힐난까지 들렸다. 전시는 개막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입을 모아 “강렬하고 훌륭하다”는 리뷰를 쏟아냈다. 그가 그린 맨드라미는 그냥 꽃이 아닌, 살아있는 세포가 응축된 살덩어리 같았다. 비정형의 두툼한 꽃 이파리, 눈이 아릴정도로 강한 핑크, 줄기 가득 머금고 있는 씨앗 등 요소들은 베드 카우치에 앉아 한껏 흥분한 누드에 못잖게 강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그는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2-3년을 소요했다. 작업실 앞마당에 흙과 퇴비를 섞어 펴고 여러 종류의 화묘와 씨앗들을 정성 들여 심었는데 그저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상상과 다르게 “꽃들은 스스로 번식하고 소멸하며 제 각각의 생존방식으로 치열하게 서로의 터를 잡아”갔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가 존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다른 생명들이 서로 뒤엉켜서 치열한 생존의 몸부림으로 뒹구는지” 깨달은 작가는 꽃에 그리고 자연에 완전히 매료됐다.




<순돌이의 바캉스> 1995 캔버스에 아크릴릭 95×61cm




그는 거칠면서도 섬세하고,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평한 자연에 대해 탐닉했고, 시간을 보냈다. 꽃밭을 통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사를 녹여내고 싶은 작가는 맨드라미의 형태에 감정의 파노라마를 녹여 넣었다. “식물이라기보다는 동물에 가깝다. 꽃의 형태 대부분이 좌우가 비대칭이고 괴이한 데다 원초적 느낌의 현란하고 강렬한 붉은 빛, 질긴 생명력이 느껴지는 다양한 모양의 억센 줄기와 다양한 색의 잎들. 온 몸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듯이 시들어갈 때의 처연함. 망연자실, 꽃이긴 한데 꽃이 아닌 듯한 느낌”이란 노트처럼 안창홍은 맨드라미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대입해 영위했다.   


이제 그는 강원도 삼척을 오가며 작업한다. 막 눈 돌린 자연에 온 마음을 빼앗겼고, 조그만 텃밭을 넘어 넓은 들과 물을 보고 싶던 찰나, 삼척 인근의 한 폐교에서 작가 레지던시로 바뀐 공간에 자리를 얻은 그는 양평과 삼척을 오가며 작품을 완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당연히, 안창홍의 향후 작업은 인물과 자연이 어우러질 것이다. 살코기같이 붉은 맨드라미처럼 선연한 푸른 파도로만 가득 찬 화면이 몇몇 완성되고 나면 말이다. 변화무쌍한 줄거리로 늘 새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안창홍. 한낱 잡초, 시시한 풀벌레, 거대한 반려견부터 인간과 우주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지닌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것들과 동행하며 스스로의 본질을 깨닫고 있다. 누구나 이상적으로 그리는 삶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내는 안창홍이 진심으로 부럽다.   



 

<> 2014 캔버스에 유채 136×346cm




안창홍




작가 안창홍은 1953년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부산 현대화랑에서 개최한 2인전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30여 회의 개인전과 국립현대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그는 1989년 카뉴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비롯하여 이인성미술상, 부일미술대상, 봉생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안창홍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포함한 다양한 인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하여, 변화하는 시대와 상황을 통찰력 있게 인식하며 개인과 사람에 집중하는 일관적인 방식으로 현실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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