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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06, Nov 2023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더해 예술과 기술이 공명하는 문화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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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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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숙 <티핑 포인트>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예술 분야 역시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과학 기술의 활용으로 예술의 영역과 가치를 확장하고 예술적 표현을 탐구하는 작가들을 지원하는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창작 단계별로 ‘아이디어 기획구현’, ‘기술융합 창제작’, ‘우수작품 후속지원’ 등의 지원체계를 마련해 다양한 장르에 있는 창작자들을 견인해 오고 있으며, 올해 선정된 프로젝트의 일부를 아래 소개한다.



정승 <디지털 혼: 우주를 잇다>



AI가 만드는 그래픽 이미지

언메이크랩의 <인기 생물>은 생성AI를 통해 만들어진 야생동물 이미지와 컴퓨터 비전이 인식하는 생태 풍경을 통해 극장화되어 가는 자연의 모습을 드러내며 ‘기계의 우화’ 시리즈를 이어가는 연속 프로젝트다. 인간 중심적 문화를 상속하는 AI의 성질과 가상의 시제 위에 인간이 가지는 미래 감각을 이야기하고, AI가 가진 시각성과 모방 메커니즘을 통해 현재의 생태 의미와 분류와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데 이는 사진, 영상, GPT를 통한 텍스트 생성, 렉처 퍼포먼스, 책 등 다섯 가지의 작업물로 구현되었다.

조현서의 <피그말리온 프로젝트>는 AI를 개인의 감각을 정의하는 예술적 도구로서 탐구한 것으로, 자신의 취향을 쫓아 이상형을 완성했던 조각가 피그말리온과 그가 인간으로 탄생시킨 조각상 갈레테이아를 모티브로 삼는다. AI 모델인 피그말리온에 약 1만 개로 구성된 퍼스널 데이터셋을 학습시키고 그렇게 만들어진 소스 집합 팔레트의 재료를 가상공간에서 재조합해 구성함으로써 디지털 페인팅 작품 <갈레테이아>를 완성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AI로 개인의 미적 체계를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형식의 창작 도구로서의 AI 모델을 만들어 AI와 인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실험한다.



노진아 <불완전모델>



AI가 접목된 물질적 행위

노경택의 <이종협력시퀀스>는 수년간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온 작가의 ‘작용’ 실험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시도로, 청각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퀀스를 발생시키는 과정을 드러낸다. 2019년 우연히 식물과 관련된 작업에 참여한 그는 이후 식물을 위한 가구나 식물의 소리를 들어보는 작업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식물이 보내는 신호체계를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영역으로 번역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작가는 이를 위해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으로 식물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시퀀스는 관람객이 어디에서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발생하며, 각기 다른 체험적 인식 과정에 따라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민혜기의 <메타-메틱>은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로봇이 일반 생물처럼 말랑말랑해지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소프트 로보틱스’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부드러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과거에는 잘 사용되지 않았던 유연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로봇 설계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작가는 기존 리서치를 통해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기계들을 만들어 소프트 로봇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이런 리서치 과정을 통해 체화한 기술을 전시의 형태로 작품을 창작하고 발표했다.



조현서 <피그말리온 프로젝트>



‘탱크예술제’와 결합한 예술과 기술 융합

한편 지난달 서울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된 ‘탱크예술제’에는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 선정 작가 이연숙, 정승, 노진아의 협력 전시가 진행됐다. 이연숙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공간 설치 작품을 통해 일상의 경험, 장소의 기억, 인지의 변화 등을 탐구하고 개인의 이야기가 시간이 지나며 장소에 축적되고 구현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그가 선보인 전시의 제목 ‘티핑 포인트’는 작은 변화들이 일정 기간 쌓인 상태에서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단계를 일컫는 것으로, 호주 원주민들의 만남과 그 장소의 경험을 확장한 설치와 도슨트의 퍼포먼스로 전시를 구성하고 빛, 소리, 냄새 등의 시네스테틱한 요소를 도입해 관람객의 몰입을 극대화했다.



언메이크랩 <인기 생물>



오래된 기억 속 특정 장소에서의 감각적인 경험이 어떻게 작품에서 되살아나 다른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장소와의 경험에서 발현되는 생태학적 감수성, 즉 장소감을 느낄 수 있는 몰입형 설치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연숙은 우리가 일상에서 간과했던 소소한 대상의 가치를 인식하고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감의 공간이자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들이 서로에게 행위력을 가지고 이종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정승은 2016년부터 생명체의 생육 과정에서 수집한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AI 패턴이 적용된 시각, 청각, 퍼포먼스 형태의 작품으로 변환시키는 디지털 매체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디지털 혼: 우주를 잇다>는 지난해의 디지털 인공 생명체 프로젝트 ‘이모르텔’ 연장선에 있는 작업으로, 기존 완성작들을 총망라해 온·오프라인으로 서로 유기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디지털 맥박’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차용하고 그 완성도를 높였다.



민혜기 <메타-메틱>



노진아의 <불완전모델>은 AI 학습에 의한 대화를 기반으로 한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 생명성 등에 기반해 데이터 학습 방식을 실험한 <Blank Mind>와 데이터 전달 과정에서의 폭력성 및 왜곡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Transcoded Mind> 그리고 메타 휴먼으로 관람객의 표정 및 제스처를 따라 하는 <Mindless> 등 총 세 개의 작품을 전시장에 구현하며 작가는 우리의 생활에 이미 깊이 관여된 디지털 문명과 AI와의 공존에 관한 이야기, 인간과 AI의 관계를 관람객과 나누고 기계와의 대화를 통해 디지털 인프라 안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본다.



노경택 <이종협력시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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