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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03, Aug 2023

아트 어페어, 서울

Art Affair in SEOUL

● 기획 · 진행 편집부

노재운 [버려진] 2009 웹 베이스 아트, 컬러, 사운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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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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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과 9월, 서울의 미술은 그야말로 뜨겁다. 미술관과 갤러리는 저마다 다채로운 콘텐츠를 구성해 볼거리를 선사하고 서울시를 비롯해 각 기관들은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한다. 목표 지향적이고 계획성이 뚜렷한 유형뿐 아니라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이들까지 진즉부터 “어디어디 갈 거야?”, “그건 꼭 봐야 돼”라며 빼곡히 채우고 있는 현대미술 메모를, 「퍼블릭아트」가 쭉 한번 정리해 미리 공유한다.

이 기획은 우선 절절 끓는 아트시즌, 뭘 어떻게 봐야 할지 주연화 홍익대 교수, (사)한국화랑협회와 ‘프리즈 서울’,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한빛 콘텐츠 큐레이터가 분명한 맥락으로 가닥가닥 소개한다. 이후 정태희 서울옥션 팀장이 이 커다란 미술 터널을 지나며 우리가 무엇을 얻고 버려야 하는지, 그리하여 뭘 도모해야 할지 짚는다. 부디 이 기사가 지금 서울의 미술을 읽는 지형도이길 기대한다.


SPECIAL FEATURE 1
아트시즌,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_주연화

SPECIAL FEATURE 2-1
‘키아프 서울 2023’, 한국 중심의 풍성한 아시아 현대미술의 장_정현경

SPECIAL FEATURE 2-2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 ‘프리즈 서울 2023’_패트릭 리

SPECIAL FEATURE 2-3
한국 동시대 미술 현장과 작가를 알리는 전략_윤지영

SPECIAL FEATURE 3
페어장, 그 밖의 세계_이한빛

SPECIAL FEATURE 4
한국 미술시장 다시, 한번_정태희




박미나 <2023-빨강색-TV유닛>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257×247cm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재단 사진: 김상태




Special Feature No.1
아트시즌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주연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


9월은 이제 한국 미술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달이 되었다.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국내 최대 규모의 ‘키아프 서울(Kiaf SEOUL, 이하 키아프)’이 동시에 개최되기 때문이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9월 6일부터 10일 총 5일 동안 선보이는 갤러리만 글로벌 갤러리 100여 개 이상과 국내 및 아시아를 대표하는 갤러리 130여 개, 총 230여 개에 달하고 이 기간 한국 갤러리들과 미술관들은 연중 가장 중요한 전시를 준비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공간들에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 미술 행사를 맞아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들이 준비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개최되는 9월 6일과 10일 사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행사에 모두 참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집중해야 할 분야와 전시를 미리 정리해 보자.



타바레스 스트라찬(Tavares Strachan) 
<Self-portrait as King Oba with Zebra Alice> 
2023  Oil, enamel, pigment, and museum board
 on acrylic; two panels Each: 213.4×106.7×5.1cm 
Overall: 213.4×213.4×5.1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아트페어

우선 1년에 한 번 열리는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부터 챙기자. 특히 ‘프리즈 서울’은 글로벌 갤러리 100여 곳이 9월 6일부터 9일, 단 4일을 전 세계에서 항공과 해운을 통해 주요 전속작가들의 작품을 가져오기 때문에 세계 각지의 다양한 주요 작가들을 접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다. 크게 메인 갤러리를 포함해 ‘마스터스(Masters)’ 섹션,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섹션으로 구성되는데 갤러리 섹션에서는 글로벌 갤러리 약 100여 개가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마스터스 섹션에서는 동시대 이전 근대 및 르네상스, 중세, 나아가서는 신석기 시대의 유물까지도 만날 수 있다. 특히 ‘프리즈 서울’은 포커스 아시아 섹션을 통해 한국 및 아시아 지역의 젊은 갤러리들과 작가들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글로벌 갤러리와 작가들을 엄선하여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프리즈 서울’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 수준도 높고 가격대 또한 높다. 아트페어가 작품 판매의 장이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세계 탑 퀄리티 페어인 ‘프리즈 서울’은 전 세계 갤러리들이 어떤 작품들을 판매하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아트페어는 작품을 판매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이곳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이 미술계 ‘전반’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갤러리들이 런던과 뉴욕, LA ‘프리즈’에 선보인 작품들과 ‘프리즈 서울’에 전시한 작품을 비교해 보곤 한다. 한때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에서 서구 갤러리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하지 못한 작품을 아시아에 가져와 재고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혹은 같은 작가라도 서구와 아시아에서 보여지는 작품이 다른 경우들도 있다. 이를 비교해보는 것은 서구와 아시아 시장의 차이를 드러내는 동시에 서구 갤러리들이 아시아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살펴볼 수 있어서다.



아니쉬 카푸어 스튜디오(Anish Kapoor’s studio) 
2017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 Anish Kapoor All rights reserved
DACS/SACK, 2023



한편 ‘프리즈’와 협업 이후 ‘키아프’는 두 가지 변화를 맞았다. 첫 번째는 국내 지점을 가진 해외 갤러리들이 ‘프리즈 서울’로 빠져나간 것이고, 두 번째는 ‘프리즈 서울’에 들어가지 못한 해외 갤러리들이 ‘키아프’에 참여한 것이다. 질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프리즈’와의 협업이 ‘키아프’의 갤러리 구성에 가져온 장점은 없지만, ‘프리즈’와 협업한 ‘키아프’라는 국제적 인지도의 상승, ‘키아프’에 참여하는 해외 갤러리의 수적 증대, ‘프리즈 서울’을 방문하기 위하여 입국하는 해외 주요 미술 관계자와 컬렉터의 ‘키아프’ 방문, 무엇보다 글로벌 스탠다드의 수용 속에서 국내 미술시장이 장기적 측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질적 성장은 ‘프리즈’와의 협업 없이는 이룰 수 없었던 것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라는 도전이 가져오는 가장 큰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키아프’는 나름의 정체성 수립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 경쟁력의 가장 큰 핵심에 놓여 있는 것은 ‘새로운 작가와 작품’으로, 신선한 한국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키아프’라는 정체성 수립을 위해 ‘키아프’는 갤러리 섹션 이외에도 젊고 신선한 갤러리를 보여주는 ‘키아프 플러스(Kiaf PLUS)’ 그리고 아직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섹션을 구성하고 있으니, 이를 눈여겨 볼 만 하다.



이정민 <Collected Time_Han River> 
2020 MS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55초 루프 Ed. 3, 2ap



갤러리

국제적 아트페어가 치러지는 기간 해당 도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전시는 무엇보다 갤러리 전시다. 이 기간 갤러리들이 보여주는 전시는 그 갤러리가 국제 미술계에 홍보하고자 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그 작가들을 통해 어떤 이미지를 쌓고 싶은지 등 각 갤러리들의 주력 작가와 브랜딩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 갤러리현대는 사라 모리스(Sarah Morris), 국제갤러리에서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와 최욱경, 아라리오갤러리는 날리니 말라니(Nalini Malani)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이라 하니, 국내 갤러리들의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갤러리 이외에 또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지난 3년 사이 한국에 진출한 해외 갤러리들이다. 리만머핀, 페이스 갤러리, 페로탕, 에스더 쉬퍼, 페레스 프로젝트 등이 어떤 작가를 내세워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북 삼청동에 국내 주요 갤러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면 해외 갤러리들은 한남동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다. 지난해 ‘삼청 나이트’와 ‘한남 나이트’는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 기간 삼청동의 갤러리와 미술관, 한남동에 있는 갤러리와 미술관이 일제히 야간까지 문을 열고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를 선보인 행사로, 9월 페어 기간 동안 빠뜨릴 수 없는 하이라이트니 올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동기 <남과 여> 1990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130.5cm(×2)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술관

해외 주요 아트페어 기간 영국 런던, 스위스 바젤 등을 방문하는 기쁨은 비단 아트페어에 있지만은 않다. 페어가 치러지는 도시의 주요 미술관들이 선보이는 전시는 아트페어 시즌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더불어 주요 미술관들의 다양한 전시는 해당 도시의 문화 저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기간 동안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등에서 진행되는 전시들은 동시대 미술의 기원부터 현재의 트렌드 그리고 주목해야 할 스타들을 데뷔시키는 주요 채널이 된다.

지난해 10월 ‘아트 바젤 파리+(Paris+ par Art Basel)’ 기간 동안 파리 시내 역사 깊은 국립 미술관들의 컬렉션 전시를 기반으로 안도 타다오(Tadao Ando)가 옛 상업거래소를 리모델링해 오픈한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 루이비통 재단(Fondation Louis Vuitton)의 조안 미첼(Joan Mitchell) 회고전 등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에게 파리의 문화 저력과 함께 전시 작가들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재인식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희준 <Navigating Frozen Nebulas>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포토 콜라주 100×100cm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한국 미술계는 오랫동안 비영리 미술관과 영리를 추구하는 갤러리 사이 상호 협력이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계 홍보 등이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영리와 비영리 사이의 지나친 전략적 제휴는 미술계가 상업 자본주의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는 비판의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국제적으로 역량 있는 작가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의 균형 잡힌 조화, 즉 비영리 공간에서 질적 가치를 인정받고 이에 기반한 영리 시스템 안에서 작품을 거래해 획득한 자본을 기반으로 또 다른 작업과 전시를 선보이는 안정적 성장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미술계에서 영리와 비영리 영역의 단절은 국내 작가들의 안정적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지난해 9월 ‘프리즈 서울’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많은 미술계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았던 것이 좋은 미술관은 많은데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 기간 국제 미술계 전문가들을 타겟으로 주요 한국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한 미술관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었다. 국내 미술계에서도 이 같은 반성의 목소리가 있었으니, 올해는 국내 주요 미술관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주목된다.



권혜원 <동그랗고 끈적끈적한> 2021 
싱글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9분 35초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콜라보 이벤트

아트페어와 갤러리, 미술관 전시 이외에 아트페어 시즌 동안에는 기업, 작가, 옥션 등이 협업해 임시 콜라보 전시와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올해 주목할 협업으로는 파라다이스와 소더비(Sotheby’s)가 협업한 카우스(Kaws)와 뱅크시(Banksy) 전시다. 지방 미술관 중에서는 서울에서 KTX를 통해 접근이 용이한 부산, 대구, 울산 등의 미술관들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를 찾는 국제 미술 전문가와 애호가들을 위해 9월 주요 전시를 오픈할 수 있다. 이상 언급하지 못했지만 좋은 전시와 이벤트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의 전시와 이벤트를 모두 참관하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만약 당신이 FOMO(fear of missing out)를 신경 쓴다면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다양한 행사를 쫓아다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잠깐! 우리는 그 행사에 무엇을 보러 가는가? 무엇을 즐기러 가는가? 여러 행사에 얼굴을 비추고 미술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지만, 이 모든 행사가 예술 작품이 그 중심에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올해 9월 한국 미술계가 준비할 잔치상이 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맛도 영양도 좋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국내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이 만든 기회 속에서 어떤 작가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국제적으로 조명을 받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며, 그 국제적 조명을 받는 작가 중에 한국 작가들이 많기를 또한 기대해 본다.PA


정수정 <Malcha> 2021 
캔버스에 파스텔 53.5×45.5cm
Courtesy the artist and A-Lounge



글쓴이 주연화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로 미술경영 및 미술시장 전문가로 국제적 미술 현장과 학계에서 활동 중이다.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 현대 등에서 일하며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작가를 포함한 글로벌 작가의 국제적 프로모션과 시장 개척, 한국 갤러리의 해외 진출, 전시 기획과 작가 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다. 중국 M Woods 미술관의 국제 프로그램 자문, 한국예술경영학회 대외협력위원장, 충남도립미술관 건립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키아프 서울 2022’ 행사 전경 
이미지 제공: 키아프 서울 
사진: 키아프 운영위원회



Special Feature No.2-1
‘키아프 서울 2023’  
한국 중심의 풍성한 아시아 현대미술의 장
●  정현경 (사)한국화랑협회 사무국장


‘키아프 서울(Kiaf SEOUL, 이하 키아프)’과 ‘프리즈 서울’이 오는 9월 두 번째 공동개최를 맞이한다. 2002년 첫 출발 이후 국내 최대 국제아트페어로 그 명성을 이어온 ‘키아프’는 지난해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를 통해 세계적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이끈 것만큼 호된 평가를 받은 해이기도 하다.

첫 공동개최를 마무리하며 받은 성적표와 함께 ‘키아프’는 향후 어떠한 역할과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올해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에서 211개 참여화랑과 함께 열리는 ‘키아프’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로서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동시대성을 강조하는 콘텐츠를 내세우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선단
그 생생한 현장

올해 ‘키아프’는 여느 때보다 많은 수의 엄선된 국내 갤러리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제아트페어로 해외 갤러리 수를 늘려나가는 것에 주력함과 동시에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를 염두에 두고 국내 작가들의 국제적 플랫폼으로써의 역할 역시 강조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우수하고 실력 있는 한국 현대미술을 세계로 발신하는 현장이 되고자 ‘키아프’는 해외 유수 작가들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과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의 작품을 비롯해 김구림, 이강소, 이배 등 국내 블루칩 작가들을 필두로 재능 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한 명의 작가에 주목하는 솔로 섹션을 통해 장갑 작가로 유명한 정경연, 대지 미술가 지나손, 내면의 감정을 동화처럼 묘사하는 김민영의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심도 있게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무니페리 <Binlang Xishi> 2021



‘키아프 플러스’의
섹션화와 미디어아트의 내일

‘키아프’는 지난해 세텍(SETEC)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한 ‘키아프 플러스(Kiaf PLUS)’를 내부 섹션으로 가져와 젊고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강조한다. 젊은 작가 및 갤러리와 더불어 전통적 개념의 미술뿐 아니라 뉴미디어 매체를 강조하고, 성장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씬을 소개한다. 기존 홀 A·B에서 선보일 갤러리즈(Galleries) 섹션과는 별도로 그랜드 볼룸(Grand Ballroom)에서 별도로 개최되는 ‘키아프 플러스’에는 국내 옵스큐라, 엘리제레,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 스탠을 비롯해 2021년 설립한 일본 비스킷 갤러리(biscuit gallery), 미국 스위블 갤러리(Swivel Gallery) 등 총 30여 갤러리의 참신한 기량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키아프’에서는 국내 미디어 아트의 오늘을 조망하는 미디어 특별전이 마련된다. 전시는 뉴미디어 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편집장이자 기술 매개 문화예술분야의 연구/기획자인 허대찬과 미디어 아티스트 이재형이 협업해 역량을 발휘했다. ‘Gray Box Area: 사건으로서의 공간/부제: 낯선 세계에 입장하여 확보하는, 자기 시점을 가지기 위한 능동적 탐색 경험’이라는 타이틀의 공간적 스크리닝 전시에는 스튜디오 아텍, 신기운, 이이남, 이예승, 장승효, 최성록 등 국내를 대표하는 미디어 작가와 한국 미디어아트협회가 참여한다.

‘Gray Box’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를 의미하는데, 소프트웨어 테스트에 참여하는 사람처럼 관람객은 작품의 특성에 따라 내부의 구조와 논리 등 스크린 세계 속 세부사항을 탐색하고 해석해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프로젝터 기반 몰입형 공간으로 구성될 본 전시는 총 10명(그룹)의 작품을 ‘키아프’ 기간인 5일 동안 매일 두 작품씩 나누어 선보인다.



남진우 <Another Monster> 
2018 캔버스에 유채 53×40.9cm



‘키아프’의 새로운 시그니처
하이라이트 섹션을 통한 작가 프로모션

올해 ‘키아프’는 참여 갤러리들의 작가 프로모션에 힘을 더하고자 ‘키아프 하이라이트’ 섹션을 기획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재능 있는 신진작가, 가치를 재조명해 ‘키아프’를 계기 삼아 세계로 가치를 발신할 중진 작가까지 폭넓은 바운더리에서 작품성과 독창성 있는 작가들의 신청을 받았으며, 갤러리의 주요 프로모션 작가라는 독점성의 기준과 더불어 동시대성을 심사기준으로 평가했다.

미술계 인사들의 면밀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7대 1의 경쟁을 거쳐 아트 프론트 갤러리(ART FRONT GALLERY)의 분페이 카도(Bunpei Kado), 갤러리 엘제이(Galerie LJ)의 리티카 머천트(Rithika Merchant), 갤러리 큐(Gallery Q)의 리정옥(Jongok RI), 호파 갤러리(HOFA Gallery)의 김일화(Ilhwa Kim), 미조에 아트 갤러리(Mizoe Art Gallery)의 코타 나카무라(Kota Nakamura), 미세스(Mrs.)의 오오나 브렌엄-스넬(Oona Brangam-Snell), 더 스펙타클 그룹(The Spectacle Group)의 애덤 니트(Adam Neate), 갤러리 이배의 정직성, 갤러리2의 김웅현, 갤러리가이아의 김명진, 갤러리그림손의 채성필, 갤러리밈의 정정엽, 금산갤러리의 쿤, 더 페이지갤러리의 나점수, 선화랑의 이만나,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남진우, 우손갤러리의 이유진, 조현화랑의 조종성, 지갤러리의 이정민, 피앤씨갤러리의 박형근, 총 20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선정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인터뷰가 도록에 실릴 예정이며 공식 SNS 계정을 통해서도 사전 홍보된다. 더불어 현장에서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작가임을 명시하는 명판과 인터뷰 내용이 담긴 QR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소개된다.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최종 선정 작가 20명의 작품들이 올해 ‘키아프’에서 가장 쟁쟁한 출품작으로 선정된 것 같다. 본 프로그램이 아티스트와 그들의 작품을 글로벌 미술시장으로 연결하는 독자적인 지원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실행과 발전을 응원했다.



채성필 <Portrait d’eau(물의 초상 210520)> 
2022 캔버스에 천연안료 200×160cm



Kiaf × KAMS × Frieze
더욱 확장된 아트 토크

‘키아프’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로서 미술시장을 포함한 미술계를 조망하고 미술계가 짊어져야 할 고민들을 함께 논하며, 앞으로의 방향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에는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이 아트 토크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기획해 ‘팬데믹 이후, 변화하는 미술시장, 그리고 그 이후’라는 주제로 미술계에 팬데믹이 끼친 영향과 그 이후의 변화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도 합류하여 ‘K-art, K-identity’, ‘아시아 미술시장’, ‘예술과 기술의 융합’, ‘한국의 실험미술’ 등 보다 깊이 있고 확장된 주제에 관해, 홍콩 M+ 정도련 부관장,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버지니아 문(Virginia Moon) 큐레이터,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노암 세갈(Noam Segal) 부큐레이터, 영국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융 마(Yung Ma) 큐레이터, 문경원 & 전준호 등 국내외 미술계 인사가 함께할 예정이다. 9월 7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2층 스튜디오 159에서 매일 3회, 총 9개의 세션으로 운영되는 이번 아트 토크는 한국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보고 나아가 각 아시아 미술시장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함께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한다.



이유진 <Tiger Mask> 2019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190×240cm



‘키아프’를 중심으로 보다 강화된 연대
아트위크로 풍요로운 9월의 서울

‘키아프’가 개최되는 9월 초는 서울시의 서울아트위크,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주간, 강남구청이 주축이 된 강남아트가 어우러지는 풍성한 예술주간이다. 해외 관람객들은 한국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인천공항에서부터 인천공항공사와의 협업으로 마련된 ‘키아프’ 특별전을 만나게 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키아프’의 글로벌 발신을 위한 프로그램과 홍보에 조력한다. 또한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이 진행하는 ‘청담 나이트’, ‘삼청 나이트’, 유관미술관 및 기관들의 전시와 이벤트 등 민관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키아프’를 중심으로 한층 무르익은 협력과 연대가 이루어질 오는 9월, 한국미술의 에너지와 저력, 더불어 서울이 가진 아트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오롯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PA




케니스 버그펠드(Kenneth Bergfeld)
 <Cellphone’s Death> 2022 Oil on canvas 
40×30×2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roject Native Informant, London




Special Feature No.2-2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 ‘프리즈 서울 2023’
●  패트릭 리(Patrick Lee) ‘프리즈 서울’ 디렉터


서울의 예술적인 정신과 활기차고 창조적인 풍경을 다시 한번 기념하며,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9월 6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9월 9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30개국을 아우르는 120개 우수 갤러리 라인업을 바탕으로, 메인 섹션에 참여하는 아시아 기반 갤러리들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2022년에 이어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와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섹션이 진행된다. ‘프리즈 마스터스’에선 고전부터 현대까지 20여 개 이상 갤러리의 다양한 미술 작품뿐 아니라 희귀 서적과 앤티크, 회화 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고, ‘포커스 아시아’는 2011년 이후 개관한 젊은 아시아 기반의 갤러리를 주목해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신진 작가들이 페어를 통해 경력을 쌓도록 돕는 ‘아티스트 어워드(Artist Award)’를 신설했다.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티스트 어워드’는 ‘프리즈 서울’의 큐레이션 프로그램 일환으로, 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의 전시 작품과 함께 행사장을 장식하게 된다. 불가리의 후원으로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글로벌 무대에서 공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정된 ‘아티스트 어워드’의 첫 수상자는 작가 우한나다.

수상작 <The Great Ballroom>은 그의 새로운 작품 시리즈 ‘Milk and Honey’의 연장선상에 있는 대규모 설치작품이다. 쇠퇴의 필연성과 노화 그리고 신체적 변화의 과정을 거부하고 한탄하는 대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작업은 ‘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코엑스 천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2023년 ‘프리즈 서울’은 첫해보다 확장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양한 커뮤니티와 보다 폭 넓게 협력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프리즈 필름(Frieze Film)’이 올해도 펼쳐지며, ‘프리즈 뮤직(Frieze Music)’을 새롭게 선보인다. 먼저 ‘프리즈 필름’의 기획은 큐레이터 김성우와 추성아가 맡았다.

‘It was the Way of Walking through Narrative’라는 타이틀 아래 내러티브를 발굴하는 수단으로써의 이야기를 탐구하는 ‘프리즈 필름’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남화연, 전소정, 안정주, 무진형제 등 14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이들의 작품을 아마도예술공간, 통의동 보안여관, 인사아트스페이스, 마더오프라인(MOTHER OFFLINE) 등에서 전시한다. 이는 비영리 단체와의 협력을 존중하는 ‘프리즈’의 비전을 투영한다. 이어 이번 시즌 ‘프리즈 서울’에서 주목해야 할 프로그램으로 ‘프리즈 뮤직 서울’을 꼽을 수 있다. BMW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되며, 아티스트 콜드의 공연이 9월 8일 성수동에 위치한 OHHO에서 열린다.

이외에 ‘프리즈’와 ‘키아프’,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현재 국제 아트씬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슈들에 관해 이야기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모색할 예정이다. 토크 프로그램에는 홍콩 M+ 정도련 부관장, 영국 런던 서페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ies) 에바 예거(Eva Jäger) 아트 테크놀로지 큐레이터와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융 마(Yung Ma) 큐레이터, 작가 문경원 & 전준호와 김희천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엄청난 환대에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첫선을 보였던 2022년 ‘프리즈 서울’에서 나아가 올해 페어는 서울의 많은 기관과 갤러리, 예술 공간 등에서 행사와 전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프리즈 서울’에 함께하는 전 세계 많은 예술인들이 서울의 예술적인 풍경과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PA




홍승혜 <춤추는 서랍> 2014
 자작나무 합판에 폴리우레탄 
각 80×43.2×35cm



Special Feature No.2-3
한국 동시대 미술 현장과
작가를 알리는 전략
●  윤지영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해외진출팀 팀장


2023년은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 서울에 집중되었던 2022년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한국 동시대 미술 현장과 한국 작가를 전 세계 미술시장에 전략적으로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미술계 큐레이터 초청
한국 작가 작업실 방문

국내 미술 시장 규모 1조 원 돌파, 젊은 컬렉터의 급부상,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개최 등으로 세계 미술계가 한국미술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한국 작가를 세계무대에 알리고 활동영역들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2년부터 해외 미술계 인사들을 초청하여 한국 신진·중진 작가들의 작업실을 직접 방문해 작가의 작업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직접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해외 진출의 기회를 확장하고자 ‘다이브 인투 코리안 아트(Dive into Korean Art)’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9월 3일부터 6일까지 해외 큐레이터 및 시각예술 전문지 기자 약 20명을 초청해 12명의 한국 신진·중진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작업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현장을 나누며 각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한국 작가와 미술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더불어 본 프로그램 이후 한국 작가와 해외 큐레이터 간의 해외 기획전시를 독려하고 한국 작가의 세계 미술계 진출을 확장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해외 미술계 인사는 영국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융 마(Yung Ma)와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케이 왓슨(Kay Watson), 미국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노암 세갈(Noam Segal)과 스미스소니언 허쉬혼 미술관(Smithsonian’s Hirshhorn Museum) 벳지 존슨(Betsy Johnson), 프랑스 보르도 현대미술관(CAPC Musée d’art Contemporain de Bordeaux) 세드릭 폭(Cedric Fauq), 싱가폴 아트사이언스 뮤지엄(ArtScience Museum) 아드리안 조지(Adrian George) 등 다양한 국가의 큐레이터들이 방문 예정이며, 참여 작가는 국내외 전문가 추천을 통해 선정된 권혜원, 김인배, 김지영, 류성실, 민성홍, 박그림, 심래정, 윤향로, 이재이, 이진주, 이희준, 홍승혜가 참여한다.

9월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 기간에 진행되는 ‘다이브 인투 코리안 아트’는 3회째로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의 작가 11명의 작업실을 방문했고, 올해 상반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최를 계기로 아시아 지역 미술관 큐레이터를 초청해 광주 지역의 작가 6명의 작업실을 방문한 바 있다.


한국 동시대 미술 작가 영문 비평집
『Accelerating Realities』 출간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아시아 시각예술 전문 매체 『아트 아시아 퍼시픽(Art Asia Pacific)』과 2022년부터 한국 동시대 미술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한 영문 비평문을 공동 기획하여 출간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된 『Extreme Beauty: 12 Korean Artists Today』에 이어 올해는 『Accelerating Realities: Korean Artists Today』를 출간한다. 데이비드 엘리엇(David Elliott), 리차드 바인(Richard Vine), 앤드류 러세스(Andrew Russeth), 박지형, 임서진, 이대형, 정일주 등 국내외 11명의 필진이 참여해 13명의 동시대 미술작가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매체를 다루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진·중진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오늘날의 한국미술 현장을 전 세계 독자들과 공유하며 한국미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한다.


2023 Kiaf × KAMS × Frieze 토크

올해는 ‘키아프’, ‘프리즈’,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아트 토크 시리즈를 공동 기획·주최한다. 9월 7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2층에 위치한 스튜디오 159에서 총 9개의 세션을 선보인다.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 아시아 아트페어의 역할과 연대, 한국 실험미술, 기후변화, 기술과 예술의 융합 등 오늘날 세계 미술계에서 두드러진 이슈들을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하고 담론과 과제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츄스 마르티네스(Chus Martinez) 스위스 바젤 고등 미술 및 디자인 아카데미(Fachhochschule Nordwestschweiz FHNW) 미술학부 학장, 정도련 홍콩 M+ 부관장, 정연심 홍익대학교 교수, HG 마스터(HG Master) 『아트 아시아 퍼시픽』 부편집장, 도메니코 콰란타(Domenico Quaranta) 이탈리아 공립 미술아카데미(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교수, 앙젤 시앙-리(Angelle Siyang-Le) ‘아트 바젤 홍콩’ 디렉터, 로빈 펙함 (Robin Peckham) ‘타이페이 당다이’ 공동 디렉터, 에리 타카네(Eri Takane) ‘도쿄 겐다이’ 디렉터 등 국내외 작가, 큐레이터, 비평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비전을 제시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3 미술주간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 축제인 미술주간 행사가 9월 1일부터 11일까지 총 11일간 개최된다. 290여 개의 미술관, 화랑, 비엔날레, 아트페어, 비영리 전시기관 등이 참여하며 미술관 야간 운영 확대, 아티스트 토크, 네트워킹 파티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한국 미술시장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를 발굴하고 집중 조명하는 총 9개의 전시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송은, 아트선재센터, 뮤지엄 헤드 등에서 개최된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미술관·화랑을 도보 여행하는 ‘미술 여행’은 전국 7개 권역, 20개 코스, 70회 무료로 진행된다. 더불어 신진·작가들의 중저가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중·소규모 아트페어 ‘작가 미술장터’는 서울 및 완주, 제주 등 전국 6개소에서 운영되며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전시 연계 체험·창작 워크숍도 전국 5개 미술관에서 약 79회 운영될 예정이다.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2023 미술주간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에 빠진 대한민국을 만나보길 바란다.PA




『Accelerating Realities: Korean Artists Today』
© ArtAsiaPacific Foundation


 

Special Feature No.3
페어장, 그 밖의 세계
●  이한빛 콘텐츠 큐레이터 · 『헤럴드경제』 기자


취재차 해외 페어를 갈 때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페어장이 아니다. 정작 페어장을 도는 날은 개막 첫날과 다음날 정도다. 개막과 동시에 어떤 작품이 팔려나갔는지 확인하는 것, 주요 갤러리들에서 어떤 작가를 중요하게 프로모션하는지 파악하는 것, 눈에 띄는 작가들은 누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 한국에서 온 VIP들은 누가 있는지 두리번대는 것이 불과 5-6시간 사이에 이루어진다. 둘째 날 페어장에서는 전날과 바뀐 그림을 확인하는 것이 주요 체크 포인트다.

그렇다면 출장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그 도시의 갤러리와 미술관이다. 페어에 맞춰 각 기관이 공들여 준비한, 연중 최고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관 입장에서는 글로벌 관람객에게 자신의 역량을 선보일 기회고, 작가 입장에서는 세계 무대에 자신을 알릴 기회다. 중요 작가의 경우는 페어장에 걸리는 작업 이외에 개인전으로도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출장 준비를 할 때면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의 전시부터 확인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를 찾는 해외 관람객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2회 행사를 맞는 서울의 미술관과 갤러리는 어떤 전시를 준비했을까. 글로벌 페어가 어떤 것인지 감조차 없었던 지난해보다 올해는 더 내실 있는 전시를 준비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한 가운데, 각 기관의 해외 VIP 공략 전략과 이를 통해 그려볼 수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강서경 <두꺼운 자리들 55 x 40 #21-02> 
(부분) 2021 철에 도색, 화문석, 실, 나무 프레임,
 볼트, 가죽 조각 각 57×42×16cm 
이미지 제공: 강서경 스튜디오 사진: 김상태



국가대표 미술관들
동시대 한국 작가로 라인업

미술관들은 일제히 한국 작가로 라인업했다. 한국미술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목표는 세계미술사로의 편입이다. 글로벌 아트씬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했던 한국미술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인 리움미술관은 작가 강서경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중견 여성작가 대표주자로 꼽히는 강서경은 지난 2018년 ‘아트 바젤 인 바젤(Art Basel in Basel)’에서 매년 2명을 선정하는 ‘발루아즈 예술상(Baloise Art Prize)’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같은 페어 ‘언리미티드(Unlimited)’ 섹션에 참여했고,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58th Venice Biennale)’(2019) 본전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막 집중되는 시기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후 이렇다 할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개인전은 2020년 북서울시립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의 전시 이후 3년 만이다.

회화 매체의 확장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전통과 동시대 미술, 문화와 사회적 문맥을 아우르는 것으로 평가받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서경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Academy of Arts)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현재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회화 방법론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전시 전경 2023-202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국내 최대 미술 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리즈’ 기간에 맞춰 ‘MMCA 현대차 시리즈’를 개막한다. 올해 선정 작가는 정연두다. 정연두는 현실과 이미지, 실재와 환영,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며 사진, 영상, 설치를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 <백년 여행기>를 비롯한 4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영상은 ‘애니깽’으로 유명한 20세기 초 멕시코 사탕수수농장으로 팔려간 한인들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오늘날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이주를 다룬다.

서로 다른 문화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혼성성, 이를 둘러싼 세대 간의 관계 등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풀어낸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지난 2014년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한다. 영국 테이트(Tate)도 후원하고 있는 현대차는 이번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기간 한국을 찾는 미술계 VIP들에게 또 한 번 아트 패트론(Art Patron)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즈 서울’에 살짝 앞선 8월 말, 작가 김구림의 개인전도 열린다. 지난 5월 개막해 7월 16일 막을 내린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이 1960-1970년대 한국 실험미술 주요 작가를 그룹전으로 소개했다면, 이번 전시는 한국 전위예술의 중심에 있었던 작가 김구림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복안이 깔려있다. 그런가 하면 미술관 소장품전도 열린다.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는 국립현대미술관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수집한 미술품을 대상으로, 이들의 특징을 확인하는 전시다. 공성훈, 김범, 박이소 등 1990년대라는 시대적 전환기를 예술적 토양으로 삼았던 작가들의 작업이 다수 포함돼있다. 가장 최근에 수집한 작품들인 만큼, 작가들의 눈에 비친 동시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두 <시네매지션> 2009년 7월 요코하마 미술관 
공연홀 2채널 비디오 전환, 컬러, 사운드 50분 31초



코오롱의 문화공간인 스페이스K 서울은 캐나다계 한국 작가인 제이디 차(Zadie Xa)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이라는 다소 ‘홀리는’ 제목의 전시는 한국의 설화나 민담에서 시작해 우리가 잊고 지낸 ‘한국 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젊은 여인의 모습으로 뭇 선비를 홀린다고 전하는 구미호를 여장부적 카리스마가 넘치는 할머니로 제시한다. 오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통솔하는 그의 모습에서 동시대 젊은 여성들의 롤모델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여우, 갈매기, 유기견 등 사회에서 소수자에 위치한 이들을 끌어안는데,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부모를 살렸던 바리데기 공주 신화와 일맥상통한다. 공고한 가부장제에 틈을 내는 것은 불확실하고, 나약하며, 자신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미생(未生)들이다. 현실의 역경을 다 거치고 신성한 세계로 나아간다는 전시 구성도 흥미롭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캐나다인이자 한국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그 어디에도 소속시킬 수 없었던 작가 그 자체다. 스페이스K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의 설명대로 “서양인의 눈으로 보기엔 한국적이고, 한국인의 눈으로 보기엔 서양적인 작가”다.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문화공간인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박미나의 개인전 <아홉 개의 색, 아홉 개의 가구>를 진행 중이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자주에 흰색, 회색, 검정 등 무채색을 더한 9개의 색은 다양한 크기의 가구와 짝을 이룬다. 작가는 구할 수 있는 모든 색을 다 구해 가구에 칠한다. 노란 물감 234개와 옷장, 초록 물감 234개와 소파, 파랑 물감 202개와 침대, 빨강 물감 154개와 TV 유닛, 자주 물감 81개와 체어, 주황 물감 72개와 소파, 회색 물감 66개와 테이블, 검정 물감 46개와 커피 테이블, 흰색 물감 45개와 오토만의 조합 등이 펼쳐진다. 아찔한 색의 나열은 현대 회화의 큰 축인 색에 대한 연구이나, 정작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재료학에 대한 탐사다.

짝지은 가구는 동시대 고급 주거지에서 선호되는 것들로, 사회학적 리서치에 가깝다. 작가가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한 2004년에 비해 2023년판 전시엔 사회, 문화적 변화가 압축적으로 투영됐다. 230cm가 일반적이던 아파트 층고는 그 사이 30cm는 높아졌고, 고급가구도 일상에 자리 잡았다. 시대에 따라 욕망의 대상도 바뀜을 포착한 작가의 작업은 리얼리즘 회화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제이디 차_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 
전시 전경 2023 스페이스K 서울



거장으로 무장한 갤러리들

대형 기관들이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다면, 갤러리들은 동서양 현대미술 거장들의 전시를 준비했다. 갤러리의 경우는 아트페어에 출품한 작가들 중에서 일부를 전시하는 케이스가 많다. 페어와 유기성을 유지하면서, 작가를 프로모션하는 전략이다. 리만머핀 서울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화가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21년 동 갤러리에서의 서울 개인전 이후 2년 만이다.

살레는 대중문화나 상업광고에서 가져온 이미지와 자신이 직접 만든 이미지를 결합해 독특한 회화를 구축한다. 그래픽 노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의 회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빈칸을 채우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다. 작가는 미국의 시각예술가 집단 픽처스 제너레이션(Pictures Generation)의 일원으로, 화가이자 판화가, 사진가, 무대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LA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구겐하임 빌바오(Guggenheim Museum Bilbao)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09년 4월부터 8월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열린 <더 픽처스 제너레이션(The Pictures Generation)>전에 참여했다. 더글라스 에클룬드(Douglas Eklund)가 기획한 이 전시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파고 속 자기 성찰적이고 비판적인 교육을 받은 작가 그룹이 이미지가 인간의 인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탐구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셰리 레빈(Sherrie Levin), 신디 셔먼(Cindy Sherman), 낸시 드와이어(Nancy Dwyer), 로버트 롱고(Robert Longo), 토마스 로슨(Thomas Lawson), 찰스 클라우(Charles Clough)를 비롯한 30명의 작가가 전시 참여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국제갤러리는 인도 작가로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동 갤러리에서 2003년, 2008년, 2016년에 이은 네 번째 개인전이며, 2003년 리움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포함하면 한국에서 5번째 대규모 전시다.



박미나 <2023-보라색-라운지>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257×97cm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재단 사진: 김상태



카푸어는 인도 뭄바이 태생으로 10대에 영국으로 이주, 혼지 예술대학교(Hornsey College of Art)와 런던 첼시대학교(Chelsea College of Art)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1990년 ‘제44회 베니스 비엔날레(44th Venice Biennale)’ 영국 대표작가로 참여했으며 이듬해 ‘터너상(Turner Prize)’을 수상해 영국은 물론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으로는 2006년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설치한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가 있다. 거울같이 매끈한 표면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도시의 풍경을 담아낸다. 거대한 콩과 같은 형태로, 완만한 곡면 덕분에 반사된 이미지가 휘어지는데, 설치 이후 지금까지도 시카고의 명물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밀라노 프라다 파운데이션(Fondazione Prada),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에 소장돼있다. 한국에서는 리움미술관 정원에 설치된 <Tall tree and eyes>(2009)가 대표작이다. 매번 전시 때마다 신작을 소개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이전 작업과는 결이 다른 작업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갤러리는 “최근 작업 세계 근간을 구성하는 신작 회화와 조각들로 시각예술의 재료적, 개념적 한계에 도전하는 작가의 비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검은 조각은 작가가 사용 특허를 낸 반타블랙을 활용, 존재를 부정하며 형태의 무력화와 대상의 해체를 이야기한다. 앞서 지난 2016년 전시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비정형 형태로 가공한 조각을 선보인 바 있다. 일명 뒤틀린 조각들로, 안정적이면서도 불안정하며 익숙하면서도 낯섦이 공존하는 작업이었다. 거울처럼 매끈한 표면에 이미지가 반사, 왜곡, 전환되며 영적 감흥을 끌어낸다는 평을 받았다.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 <Tree of Life, Couple> 
2023 Oil and acrylic on linen 198.1×137.2×6.35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David Salle/VAGA at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그런가 하면 리안갤러리는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강소의 개인전을 개막한다. ‘오리작가’로도 유명한 이강소의 회화와 조각 작업이 나온다. 회화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그린 신작 ‘사계’ 시리즈가, 조각은 초기부터 최근까지를 총망라한다. 회화는 대작으로 5점 내외이나 조각은 15점가량으로 조각의 비중이 더 높다. 리안갤러리 측은 “작가가 본인의 작가적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는 매체로 조각을 보는 만큼, 깊이 있는 전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에 맞춰 한국에 진출하는 갤러리도 있다. 영국의 대표적 현대미술 갤러리로 불리는 화이트 큐브다. 청담동 호림박물관 1층에 300㎡(약 91평) 규모로 오픈하며, 개관전으로는 전속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이트 큐브는 지난 1993년 조이 조플링(Joy Jopling)이 시작한 갤러리로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등 yBa(young British artists)와 함께 성장했다. 현재는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이미 크뇌벨(Imi Knoebel),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 등 60여 명의 현대미술작가와 재단을 전속하고 있다.  

관심은 화이트 큐브가 한국의 어떤 작가를 픽업할 것이냐로 모아진다. 조플링은 “한국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는 작가 박서보의 고향이면서 아트에 열정적인 컬렉터 커뮤니티가 잘 형성된 매우 활기찬 곳”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서보 이외의 한국 작가 전속 소식은 들려오지 않지만, ‘프리즈 서울’을 맞아 한국의 젊은 작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 큐브 관계자는 “진출한 도시에서 로컬 예술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아트 시장이 글로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In-between> 
2021 Oil, fibreglass and silicone on canvas 
244×305×62cm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 Anish Kapoor All rights reserved
 DACS/SACK, 2023 사진: Dave Morgan



젊은 작가의 젊은 시선은
어디에 가야 만날까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목소리는 송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매년 여름이면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이 그룹전을 선보여온 송은은 올해 한국 동시대 미술의 굴곡진 파노라마를 구성하는 작가 16명을 선정했다. ‘파노라마(PANORAMA)’라는 주제로, 권혜원, 김인배, 김지영, 류성실, 박그림, 심래정, 이재이, 이진주, 이희준, 전현선, 홍승혜 등이 참여한다.

송은 측은 “각 작가가 이루는 궤적을 하나의 단어로 묶기보다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동선이나 떠오르는 심상에 따라 어슴푸레하게 구성되는 한국미술의 한 장면을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화, 조각에 이어 퍼포먼스, 사운드 설치로 이어지는 전시는 장르 간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원적 실천을 선보인다.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Ökologie und Sozialismus (Ecology and Socialism)> 
1980 Chalk, blackboard, tray and metal stand Blackboard: 
99.7×128.9×22cm  Overall: 189.9×138.4×61cm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 · 
Paris · Salzburg · Seoul  © Joseph Beuys Estate
 / VG-Bildkunst, Bonn 2021



강남부터 강북까지
하루 2만보의 여정

위에서 살펴본 전시들은 강남과 강북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아트 바젤’이 열리는 홍콩이나 바젤에 비하면 서울은 거대도시다. 이동 동선을 세심하게 구성하지 않으면, 전시장 간 이동에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출퇴근 시간과 겹치기라도 하면 도로에서 꼼짝없이 한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를 찾았던 해외 관람객들의 불만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택시’와 ‘구글맵’이였다.

특히 택시의 경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예약제로 운영되다시피 해, 길거리에서 잡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올해는 서울시와 강남구에서 ‘아트 셔틀’(가칭)을 운영한다고 하니 조금은 더 수월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기간, 미술 작품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이라는 도시 그 자체가 소비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리도 바라는 ‘문화매력국가’ 캐치프레이즈가 과연 얼마나 많은 해외 관람객을 매혹할 수 있을지, 이제 개막이 딱 한 달 남았을 뿐이다. PA



이강소 <Becoming-15-c-112>
2015 테라코타 39×41×11.5cm



글쓴이 이한빛은 『헤럴드경제』 신문에서 시각예술 분야 담당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거의 매일 해당 분야 기사를 생산하고 있지만 엄연히 미술계 머글(비전공자)이다. 일반인의 눈으로 미술계 소식을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학부에선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으며 뒤늦게 MBA 과정을 수료했다. 미국감정평가사협회(Appraisers Association of America, AAA)의 미술품시가감정과정을 수료했고 AAA의 준회원후보다. 시장을 맹신해서도 안 되지만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긍정적 시장주의자다.




공성훈 <블라인드 작업> 1992 
블라인드 4개, 페인트, 알루미늄 테이프, 모터
 100×100cm(×4)  이미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변지은, 공서린 기증




Special Feature No.4
한국 미술시장 다시, 한번
● 정태희 서울옥션 온라인경매팀 팀장


미술시장 변곡점에서

7월이 되니 국내 미술시장의 상반기를 결산하는 기사들이 연이어 포털사이트 문화예술 분야에 올라왔다. 미술시장 현장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기사를 클릭해 보지 않아도 어떤 이야기들이 담겼을지 짐작게 됐다. 그럼에도 들여다본 기사들 다수가 미술시장의 하향세를 우려 섞인 논조로 다루고 있었다. 특히 전년도 상반기 대비 올해 미술품 경매시장 상황은 흔히 말하는 ‘반 토막’ 시장으로 변모했고, 드라마틱하게 변화된 상황을 보여주는 막대그래프 자료는 한국 미술시장의 침체를 여실히 보여주기에 적합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수치로 접근하자면 2022년 국내 미술시장 거래액 1조 원을 넘겼던 당시, 상반기에만 미술품 경매시장의 규모가 1,446억 원 수준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약 800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고 더욱이 아쉬운 부분은 평균적인 낙찰률 역시 상당 부분 하락해 5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상반기 기준 800억 원대의 거래 기록은 2019년도 규모와 유사하다. 물론 미술품 경매시장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시장으로 자본시장 전반의 하향세와 심리적인 시장 위축 요인들이 작용했던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2021-2022년도까지 이어지던 미술시장 호황기의 여운에 취해 있기도 전에 시장은 변곡점을 돌아섰다. 이러한 사태의 아쉬움을 한편에 둔 채 우리 앞에 또 다른 미술계 대형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2022년도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의 서울시장 연착륙은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에 큰 기폭제가 됐으며 미술시장 호황기 그 정점의 상징적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양한 국내외 작가들의 등장과 젊은 컬렉터들의 활약은 한동안 시장에 큰 모멘텀이 없었던 한국 미술시장에 신선함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시장 확장에 큰 역할을 했다.

더불어 행사 주간에 함께 열렸던 각종 브랜드들의 부대 행사와 외부 이벤트 등은 한국을 찾은 다양한 해외 미술 관계자들과 컬렉터들에게 역동적인 한국 미술시장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했다. 올해도 미술계 다양한 곳곳에서 손님을 맞이하기에 분주하다는 소식이다. 다만 국내 미술시장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아서인지 ‘프리즈 서울’ 개최 첫해의 설렘과 기대와 사뭇 다르게 염려 섞인 시선들도 느껴진다.



이재이 <수공 현실> 
2021 52채널 비디오 설치 2분



다시 만들어 가야 하는 미술시장

2020년 코로나19로 순간 위축됐던 국내 미술시장이 2021년을 기점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어떤 한가지 요인이 선행됐기 때문에 시장이 커진 것이라고 단정 지어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미술에 관심을 갖고 시장에 뛰어드는 참여자 수의 증가와 그에 따른 작품 거래량의 증가가 전체 규모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시장 호조 기재를 찾기가 다소 어려워 보이는 현시점의 분위기에서 9월의 거대한 미술 행사를 기점으로 다시 미술시장에 눈을 돌리고, 신뢰할 만한 시장으로 인식 전환이 일어나게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에 따른 몇 가지 논의 거리를 나열해 보고자 한다.

첫째, 미술시장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 다양한 작가들과 볼만한 전시 그리고 그들과 협력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미술 콘텐츠들은 대중들의 관심을 이끄는 요소가 된다. 다만 올해 미술시장 전반기의 침체 기조는 전년도와 달리 이러한 화젯거리를 불러일으킬 만한 전환 요인들이 없었다. 갑작스레 침체된 미술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다시금 들여다볼 만한 얘깃거리들을 공급자 측면에서 시장에 흘려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작품을 미술계에서 하나의 생산물이자 콘텐츠로 보자면, 그것을 탐내고 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전반적인 미술시장의 판이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2020-2022년까지 시장규모가 2-3배 커져 1조 시장에 닿았을 때도 미술품 경매시장의 최고가 거래 이력을 장식하고 있는 작가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한정적이었다. 즉 그만큼 쏠림 현상이 있었고 다수의 미술품 향유 계층은 국내 블루칩 작가군 및 일부 해외 작가군에만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선보이는 작가 수가 한정적인 미술품 재판매시장인 2차 시장뿐 아니라 화랑과 아트페어 중심의 1차 시장에서도 여전히 컬렉터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고가 거래 작가 수는 한정적이다.

미술시장의 작품 콘텐츠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시장 기관들이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선보여야 ‘서울’이라는 미술시장만의 독창적인 매력을 느끼고 국내외 컬렉터들이 흥을 내며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몸담고 있는 경매 회사도 예전보다 컬렉터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가 있는 기획 경매들이 많아지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생존하듯, 더 이상 한국 미술시장을 국내 시장 중심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프리야기타 디아(Priyageetha Dia)
 <we.remain.in.multiple.motions_malaya> 
2022  Video still, HD video with stereo sound,
CGI, 16:9, 4k, colour 12min  
Courtesy of the artist and Yeo Workshop



한국 미술시장에서도 거래되는 작가들이 전 세계 미술시장과 연결고리를 갖춘 형태이긴 하나, 서울의 미술시장이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 아시아 주변 도시들과의 미술 콘텐츠적인 차별성이 없으면 아시아 미술 중심지로서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미술계만의 특색 있는 시장 담론과 한국작가의 성장이 더욱 필요하다. 더불어 그에 따른 볼만한 미술 콘텐츠, 미술관 전시 등도 더욱 발굴해 나가야 한다.  

둘째, 경계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미술시장 내 기관(화랑, 경매 회사 등)과 미술계 안에 다양한 비영리 미술기관, 문화예술 정책 기관, 미술 관련 언론 매체 그리고 컬렉터까지 넓은 범주에서 한국 미술시장의 발전 방향과 정책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같은 이득과 목적을 얻을 필요는 없지만, 한국 미술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단순히 작품을 사고파는 영역과 집단에서만 짚을 것이 아니라, 미술 콘텐츠의 생산자-운영자-관리자들이 함께 큰 담론을 형성해 갈 필요가 있다.

필자도 과거 경매 회사 내에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 경매를 꾸려 준비하던 중 비영리 기관 큐레이터, 비평가들과 함께 향후 주목해 봐야 할 한국의 젊은 작가군에 대한 좌담회를 마련한 적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몇몇 비영리 기관 큐레이터들이 소속기관 내부에서 시장 쪽 행사 참여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쳐 안타깝게도 참석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견해로 시장과 결을 나누기보다는 미술계 내 다양한 소통의 자리와 협력이 이뤄져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아가야, 소위 그들만의 리그처럼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 미술에 입문하려는 새로운 컬렉터나 혹은 잠시 등을 돌렸던 미술 애호가들이 관심을 가질 신선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국 미술시장이 가까이 존재하는 보편적인 시장으로 인식될 것이다.

셋째, 신뢰할 만한 미술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종 산업 분야의 성장에는 신뢰성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금융시장도 신뢰할 만한 국가의 시장이 더욱 안정적이라 믿고 많은 사람들이 중장기적인 투자를 하려 하듯이 한국 미술시장에서 생성되고 거래되는 미술품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예술 재화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유신애 <Penpal> 2023 캔버스에 유채 
116.5×80cm Courtesy the artist and Cylinder



단순히 ‘이 작가가 요즘 뜬대’ 식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소식은 순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왜 그 작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데이터로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미술과 협력하고자 하는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파생 미술 상품을 만들 수 있고, 그에 따른 미술시장 확대도 자연스럽게 뒤따를 수 있다. ‘프리즈’ 역시도 국내 유명 전자회사와 파트너십 관계를 통해 미술을 더욱 가깝게 접근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의 작가 또는 기관들도 대중 친화적인 마케팅 방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지속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이와 같은 상호 협력을 위해서는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 지속적으로 소개되어야 하며 그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설득할 만한 매력적인 미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시장 분석 지표와 분석 데이터들도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스포츠 분야를 살펴보면 다양한 분석 자료들을 만들어 내는데 신뢰할 만한 매체와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는 선수나 구단 가치 평가의 냉정한 지표가 된다. 따라서 국내의 미술시장 자료 발표 수준도 단지 수치와 수량의 공표에서 나아가 분석 자료로서 가치가 있을 수 있도록 성장이 필요하다. 한국 작가들의 시장 활동에 대해서도 가격적인 측면을 기준 삼아 1·2차 시장의 변화 추이, 연대나 시리즈별 분석 등도 더욱 다양해져야 하며, 구매자의 연령대별 선호도 분석 및 국내 작가군과 해외 작가군에 대한 유행 분석 등 다양한 참여자들의 행동 변화 및 그에 따른 미술시장 분석 자료도 더욱 보완되어야 한다.

이러한 분석은 컬렉터 입장에서 어떠한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을 때 그 작품 가격에 대한 판단 근거가 뒷받침되어 작품 구매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그에 따라 한국 작가들의 가격 정책도 더욱 다변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컨대 현재 다수의 1980-1990년대생 신진 작가군의 작품 가격 평가가 작품성 및 발전 가능성에 따른 가격의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나이와 경력에 따라 책정될 때가 부지기수인데, 해외 미술시장처럼 한국 젊은 작가들의 판매 가격도 다양성을 갖출 근거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류성실 <(MV) Big King Travel - Go straight>
 2021 싱글채널 비디오 4분 25초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 발전과 흥밋거리가 있는 한국 미술시장

다수의 미술계 종사자들은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의 거래 규모 변화를 비롯해 근간의 시장 흐름세의 변화를 체감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번 9월 한국 미술시장에 큰 이슈로 작용할 ‘프리즈’ 아트페어를 기점으로 다시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중요한 점 중 하나가 ‘메시지 전달’이라고 본다. 이미 부정적인 시장 변화 이슈는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계 안에서 그간의 설득력 없이 성장한 부분에 대한 자각을 통해 작품과 작가를 하나하나 다시 짚어가며 그 가치를 발현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미술에 대해서 투자적 관점으로 접근하던 신흥 컬렉터들의 안목도 미술이 주는 다양한 가치에 공감할 수 있도록 교육과 컬렉팅 방법에 대한 안내 또한 부연 돼야 한다.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과거 2000년대 중반의 미술시장 부흥기 때와 달리 최근 2-3년 새 새롭게 참여한 컬렉터들은 다양한 학습과 자료조사 등을 토대로 미술계에 접근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일부는 시장을 신뢰하지 않고 떠나갔고 몇몇은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 가격의 오르고 내림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 미술시장보다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미술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규모의 확장은 건전한 단계적 성장을 통해 이뤄져야 신뢰가 쌓일 것이다.




도날드 저드(Donald Judd) <Untitled>
 1985 Painted aluminium 30×150×30cm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 · Paris · Salzburg · Seoul
 © 2023 Judd Foundation



한동안 미국의 4대 스포츠 중 하나인 NBA 농구 리그가 잘 나가던 1990년대와 달리 2000년대 들어 침체기에 빠져든 적이 있었다. 그때 돌파구가 SNS를 중심으로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볼 만한 재밋거리들과 이미지를 만들어 대중들이 좋아할 콘텐츠로 접근했던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근래 미술 분야도 시선을 끌 만한 미디어 광고, SNS 홍보 등 한 단계씩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러한 노출이 향후 대중들에게 다음 세대 컬렉터를 꿈꾸게 한다면 그것도 미래의 미술시장에 좋은 영향이라고 본다.

앞에 언급했듯 9월 서울 곳곳에선 다양한 미술 행사들이 펼쳐진다.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뉴스거리일 수 있겠지만, 잠시 시선이 머물러 아트페어 현장이나 전시장을 향하게끔 할 전술이 필요하다. 미술계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 각자도생하는 집단이기보다는 다 같이 최선을 다해 만들어 가는 건전한 경쟁 구조의 시장으로 비치길 바란다.PA



김웅현 <Hindenburg lounge> 2022
 HD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푸티지, 컬러, 사운드 15분



글쓴이 정태희는 2014년부터 서울옥션에 재직하며 미술품경매 관련 업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경매팀 팀장 및 경매사를 맡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예술전문사 석사과정을 거쳤으며, 학부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한국 근대 및 동시대 현대 미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한국 미술시장의 흐름과 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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