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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12, May 2024

2024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 기획 편집부 ● 진행 김성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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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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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 시각예술계의 청신한 새 얼굴을 소개한다. ‘2024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공모에는 총 174명이 지원했으며 3월 25일 1차 포트폴리오 심사, 4월 3일 2차 면접 심사를 거쳐 총 8명의 작가가 최종 선정됐다. 최종 심사는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 박제성 서울대학교 교수, 백동민 「퍼블릭아트」 발행인 그리고 정일주 편집장의 숙고로 이뤄졌다. 시각예술 본유를 향한 고민과 통찰을 근간으로 사회를 감각하는 18번째 뉴히어로들의 작업은 지금까지의 그것과 과연 어떻게 다를까.

‘퍼블릭아트 뉴히어로’는 지금까지 총 145명의 작가를 배출하였으며, 선정작가들과 함께 <퍼블릭아트 뉴히어로>전을 개최했다. 2010년 ‘헤이리 판페스티벌’ 일환 46명의 작가들이 파주 헤이리 마을 15곳을 수놓았던 첫 전시를 시작으로,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복합문화공간 네모(NEMO)에서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전시를 선보였고, 2017년 12월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에 자리한 JCC아트센터에서 네 번째 전시를 개최했다. 2021년 청주시립미술관과 업무협약으로 진행된 다섯 번째 전시는 뉴히어로 작가 21명과 미술관 선정 작가 4명의 작업으로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에 펼쳐진 바 있다.


이덕종  Lee Docjong

권다예  Kwon Daye
김영진  Kim Youngjin
김지민  Kim Jeemin
이진형  Lee Jinhyung
임은경  Lim Eungyeong
조영각  Cho Youngkak
황정현  Hwang Jeonghyeon




<이덕종 미술상(Docjong Lee Art Prize)>
2023 퍼포먼스&비디오



1. 2024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Lee Docjong 이덕종

이덕종은 사회 내 구조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영향을 탐구한다. 테크닉이나 오브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채 규칙과 규범 그리고 경계에 대한 실험, 소외된 대상을 향한 위로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작업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그렇게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임을 다했다고 여겨져 가치를 잃고 결국 잊힐 운명에 놓인 대상들에 새로운 쓸모를 찾아 준다. 작업 대부분에 아날로그 코드를 삽입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는 속임수나 기행적인 방법을 포함하되 노동의 숭고함을 조명하는 미술적 시도를 통해 타인에 의한 규정, 기계적 시스템에 다가가는 동시에 버려진 대상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한다.


작가는 리서치와 과정 중심의 작업 성향을 바탕으로 긴 호흡의 실험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한다. 드로잉, 장난감, 도자기, 음료 제작, 음식, 열쇠 복사, 정화시설 만들기 등 집중하고 있는 주제의 목표에 따라 다양한 기술과 재료를 활용해 작품마다 본인의 역할에 유동성을 더한다. 학교의 관료주의적인 행정절차를 풍자해 새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 번도 전시된 적 없는 종이 드로잉 그림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베를린의 비상용 우물의 물을 상품화하는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 자연을 다루는 인간의 이기성을 수면 위로 드러내기 위해 정해진 규칙을 예술적으로 훼손하려는 시도를 지속하는 것. 이것이 사회와 투명하게 맞닿은 이덕종이 구사하는 고유한 유영법이다. PA




이덕종



이덕종은 계원예술대학에서 창의적 드로잉 트랙을 졸업했다. 현재 독일 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AdBK Nürnberg)에서 순수미술 석사과정을 진행 중이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이덕종 미술상>(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 2023), <쓰레기 협동조합>(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 2022), <무궁화>(호헨 잘츠부르크 성, 2022), <누군가를 위한 세레나데>(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 2022), <모아비테>(쿠르트 쿠르트 갤러리, 2021), <맥주로 자라나는 정원>(DESI 비어 가든, 2021), <보이지 않는 경계-그냥 단순히 가는 것>(아카데미 갤러리, 2021) 등이 있다.



<Farming> 2023 PVC 파이프에 
석고 오브제, 쇠 파이프, PVC 호스, 잉크 C,Y,M 가변 크기




2. Kwon Daye 권다예

권다예는 어떤 환경에서도 회화 매체가 잔존하기를 바란다. 그는 이러한 바람을 반영해 이미지가 생성되는 과정을 하나의 유기체가 자라나는 형상으로 인식해 회화의 본질을 재해석하기에 이른다. 빈 캔버스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던 시기, 작업실 근처 공용 프린터를 보고 그리기가 자동화되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작된 ‘printer’ 시리즈가 대표작이다.


작가는 ‘그리기’라는 행위가 주체 없이 입력값을 바탕으로 기계적 문법에 의해 출력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서서히 변해가는 색들이 마치 식물의 생장처럼 다가오는 경험을 한다. 그림으로써 드러내고자 했던 추상적인 느낌들이 이룬 덩어리가 변모하는 색상들과 조응을 이루는 순간을 떠올려 하나의 색을 포자로 상정한 후, 그것이 있어야 할 곳을 인공이 완성한 도시 생활공간으로 한정해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색 유기체들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그는 작가로서 요구받는 작업 과정의 적극적 개입에 얽매이지 않고 기계가 노동을 대신하고 있는 지점을 관조하며 색, 선, 면 등과 같은 회화의 본질을 고민하고 학습한다. 색 덩어리를 재배해 관람객에게 나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는 네덜란드에서 흙과 태양 없이 농작물 수확이 가능한 스마트팜을 방문한 경험에서 비롯했다. 권다예는 작가가 부재해도 완성되는 작품을 만듦으로써 보통의 회화 매체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란 듯이 허문다. PA




권다예



권다예는 영국 골드스미스(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에서 순수미술 학사를, 네덜란드에 있는 Frank Mohr Institute와 Hanze University에서 회화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Chromarium>(챔버1965, 2023), <시간의 감각>(아트숨비센터, 2021), <너가 오지 않는 밤에>(창작스튜디오131, 2021) 등의 개인전을 치렀고, <부기우기>(울산시립미술관, 2023), <우연의 시차>(팔복예술공장, 2023), <코드명: 논바이너리>(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2022) 등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미완의 형태> 2021 포토그램, 피그먼트 프린트,
 A4 종이에 인터넷 기사 프린트, 종이접기 72×90cm


3. Kim Youngjin 김영진


김영진의 작업은 사물 혹은 공간을 통해 기억 속 잠재된 편린을 마주하는 데서 출발한다. 무수한 감정이 통과하며 남긴 감정의 흔적들은 형태와 이미지로 구체화되어 작가와 그를 둘러싼 사건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되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추상적인 대상들을 ‘투명한 것들’이라 칭하며 자신의 내면을 반영하고 반사해 꺼내 보인다. 주된 표현 매체 기법은 카메라리스 포토그라피(Cameraless Photography)로 그중에서도 작가는 사물과 빛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포토그램(Photogram) 기법을 특히 중점적으로 활용한다. 인화지에 사물을 올린 뒤 빛과 닿게 하면 사물의 실루엣으로 이미지가 형성되며 사물의 투명 정도에 따라 빛의 투과량이 상이해지기에 결과물도 매번 다르게 나오는 방식이다.




<What You Want in Life> 2022 포토그램, 
피그먼트 프린트, 종이사전, 종이접기 120×150cm




빛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서 벗어나 비로소 완성되는 그의 작품은 우연과 필연을 비롯해 삶에 존재하는 여러 양가적 측면을 비춘다. 작가의 개인적인 순간에서 발현되었던 기억과 감정이 작품에 스민다. 투병하는 가족을 간호하던 때에 잠시 머물렀던 아이슬란드에서의 찰나를 떠올리며 두 기억을 중첩한 ‘섬’ 시리즈와 한 사람이 죽음에 가 닿는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마음이 담긴 다수의 시리즈가 이를 뒷받침한다. 작고 소외된 대상에 마음이 기우는 김영진은 보이는 것과 그 너머의 것들을 기록하고 삶과 죽음 사이에 대해 질문하며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아 작품에 펼쳐낸다. PA



김영진



김영진은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낭트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 de Nantes Saint-Nazaire)에서 조형예술 학사와 시각예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움직이는 정물>(이응노미술관, 2023), <마주하는 마음>(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22), <미완의 형태>(모리스 갤러리, 2021) 등이 있으며, <보쉬르센의 여름>(이응노미술관, 2023), <Stay tuned for the TEMI's Hertz>(대구예술발전소, 2022)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대전시립미술관,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김지민_프로토타입 템플(Prototype Temple): 6피트 아래_계곡>
전시 전경 2022 상업화랑 문래



4. Kim Jeemin 김지민


김지민은 무대 위 서사의 풍경을 회화, 조각, 사운드 퍼포먼스 등을 무대 기술과 융합해 토탈 인스톨레이션(Total Installation)의 형태로 구현한다. 이러한 작업세계는 공연과 전시의 공통 특징인 시작함으로써 열리고 끝남으로써 닫히는 행위에 주목한 그의 시선에서 비롯한 것이다. 2021년부터 작업해 온 ‘프로토타입 템플(Prototype Temple)’ 시리즈가 대표작이다. 공연의 막이 오르고 내리기까지의 시간이 전시장소와 주제를 통해 구체화되는데, 문명과 고고학적 애착에 근간을 둔 시나리오에는 인류 역사를 둘러싼 약탈, 폭력 등에 관한 작가의 정체성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성역은 작가의 성소로 기능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의 한 장소인 전시공간은 고전, 신화, 고고학 등 여러 주제를 융합해 공연처럼 제작된다. 회화 ‘침묵의 선’ 시리즈는 무대 배경이, ‘움직이는 샹들리에’ 시리즈는 주연 배우이자 소품이 되어 움직인다. 작가는 회화와 설치를 병치함으로써 얻는 무대적 효과가 이룬 가상의 장 ‘템플’을 통해 하나의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온갖 감정들을 담아낸다. 자신이 통과하지 못한 시간, 즉 지나간 문명을 마주했을 때 찾아오는 경외와 슬픔, 탄식, 그리움 등이 그 감정들의 일부다. 김지민은 필히 휘발되고 소멸하는 순간들을 욕망하고 기억해 매번 다른 모습으로 무대 위에 올린다. 그의 다음 사원은 어떤 사유와 서사를 품고 회귀할까. PA



김지민



김지민은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순수미술 학사를,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회화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프로토타입 템플: 살인 사건>(상업화랑 사직, 2024), <프로토타입 템플: 어떻게 원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상업화랑 용산, 2023)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내일의 내일을 내일은>(상업화랑 사직, 2023), <비핵화선언 vol.1>(남산도서관, 2023)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박기원 <넓이46번> × 이진형 <untitled(1027).(5499),(0718)> 
2023 4개의 캔버스에 유채 193.9×598.5cm



5. Lee Jinhyung 이진형

이진형은 바라보고 수집한 후 선택하여 그린다. 책, 인터뷰, 주변 환경 등 눈을 거쳐 발견되는 다양한 시각 이미지를 그 자체로 무심히 직시하는 일에서 그의 작업은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이미지 혹은 무언가에 의해 왜곡되고 변형된 이미지를 그저 본다. 그 결과 수집, 선택된 이미지들은 지칭에 의미가 없는, 구분하기 힘든 형태와 색감, 질감 그리고 분위기를 갖는다. 작가는 미완인 상태로 느껴지는 모호한 이미지 역시 나름의 몫으로 화면 혹은 종이를 채운 채 실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4painting(untitled(0223),(1230),(0322),(1223))>
 2023 4개의 캔버스에 유채 193.9×598.5cm



그는 이미지 또한 붓이나 물감과 같은 회화의 재료 가운데 하나인 것처럼 다룬다. 단번에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없는 형체가 캔버스 위에 옮겨져 물감과 표면의 만남, 붓질, 색과 형태의 변형 등과 같은 일련의 연속적 선택에 따라 처음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양으로 재탄생한다. 작가는 작품이 작품으로 끝나지 않고 공간으로서 작품을 담는 전시장과 맺는 관계성에도 관심을 갖는다. 작품 간 거리, 작품이 외부와 닿는 방식 등을 조정하고 확인하여 모든 작품과 공간이 조화를 이룬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도록 연출한다. 이진형이 부여하는 의도와 의미에 의해 여과된 이미지는 또 다른 이미지를 만나 작품이 되어 시공간을 공유하는 전시장과의 조우로 확장된다. PA



이진형



이진형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4painting>(Hall1, 2023), <O>(더 소소, 2022), <pinhole>(에이라운지 갤러리, 2021), <비원향>(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2020) 등의 개인전을 선보였고, <이미지가 형태가 될 때>(스페이스 카다로그, 2024),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아르코미술관, 2023)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신한 영 아티스트 페스타, 2020 사루비아 전시후원,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창작공간 달, 인천아트플랫폼,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나를 깨부수고 나온 부서진 조각들>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163×130.3cm



6. Lim Eungyeong 임은경

임은경은 휴머니즘이 전제된 비판적 회화 작업에 천착해 오고 있다. 개인 혹은 불특정 다수일 수 있는 대상들의 심리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미시적 단면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작업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인간의 편의를 위해 발생되는 이기주의, 불공정한 모순, 부조리한 현실 등을 회화로 표출하며 감상하는 이와 공유하고자 한다. 작가는 불평등한 사회 속 다양한 관계의 장면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투영하여 화면으로 옮긴다. 그렇게 기록된 삶의 민낯은 사회의 초상이 된다.




<해피벌목꾼>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116.8×91cm




크게 두 가지의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회화를, 은유적으로 말하고 싶을 때는 드로잉 기법을 사용한다. 연필 드로잉을 지나 최근에는 목탄을 활용해 작품의 밀도와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감각하게 된 이후 그림을 통한 관심과 기억이 작가로서 본인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임은경은 작업을 진행하는 내내 자신에게 묻는다. 작가는 무엇을 그려야 하는가. 예술적 행위와 결과물들은 어떠한 가치의 기준을 두고 완성되어야 하는가. 어떤 이념을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가. PA



임은경



임은경은 경북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으로는 <작고 성가시고 끈질기게>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 2023), <기묘한 드로잉>(대구예술발전소, 2020), <분리된 연출>(비영리 전시공간 싹, 2016)이, 그룹전으로는 <Contact Youth>(수창청춘맨숀, 2022), <켜켜이 쌓인 굴절된 이미지>(그어떤갤러리, 2021), <기묘한 풍경>(교문갤러리, 2021), <그 밤에 너는 뭐했니?>(을갤러리, 2020) 등이 있다. 참여 레지런시로 가창창작스튜디오, 대구예술발전소 텐, 대구문화재단 주최를 통한 천홍미화원이 있다.



<Overgrown Green / 푸른 벌(綠罰)> 
2023 딥러닝 프레임워크(커스텀 LLM, SDXL, GEN-2, etc), 
레코딩된 비디오 & 오디오, 텍스트 DB 
싱글채널 비디오, 4K 15분 30초



7. Cho Youngkak 조영각

조영각은 소통과 연결의 가치를 도모하기 위해 오늘날 디지털 환경이 제기한 복잡다단한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술, 사회, 문화적 이슈를 탐색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주로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로보틱스, 블록체인 등을 활용하여 인간과 기계, 사물과 사회를 비롯한 여러 주체 사이의 관계와 서로 다른 층위가 접촉하는 인터페이스에 적극 개입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프레임 내에서 진행되는 대상 간의 커뮤니케이션 안에 존재하는 균열과 빈틈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 파악한 틈입 속에 녹아들어 안팎의 유희적 상념을 풀어내는 것이 그의 예술적 목표다.


작가는 현실 곳곳에 스며든 유의미함을 찾아내고자 열린 실험과 도전에 기반해 유연한 사고와 감각적 접근을 도구 삼아 사고의 틀을 깨고 확장된 신체의 발현과 형상화를 실현한다. 이로써 공식적인 체계와 규칙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상호 작용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발견이라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조영각은 본인 작업을 “체계에서 파생된 현안들을 매체 기반의 복잡계(complex system)적 상황 연출로 재해석하는 연구들” 그리고 “불확정성을 내포한 변이된 시스템”으로 함축해 설명한다. 기술과 다각도의 연출로 동시대 사회를 반영한 대상을 낯설고 새롭게 비틀어 또 다른 가능성과 시야를 탐구하는 일. 작업 과정에서 수반되는 깨짐과 붕괴의 순간들을 기꺼이 맞는 그가 당도하려는 차원의 풍경이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PA




조영각



조영각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 전공을 수학했고,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융합미디어학과 융합예술디자인전공을 졸업했다. 현재 스튜디오 신매체의 대표이자 유한책임회사 매드제너레이터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금고미술관, 갤러리 밈, 사이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에르미타주 박물관(Hermitage Museum), QUT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트센터 나비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시립미술관 등 유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X를 따르는 여행자들의 만남을 기념하며>
 2023 패널에 아크릴릭, 흑연, 유채 100×211.2cm



8. Hwang Jeonghyeon 황정현


황정현은 자신을 이미지 편집자이자 스토리 연출 감독 그리고 머릿속 대상들을 관음하는 유일한 독자인 동시에 관람객에게 전하는 중개자로 명명한다.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부르며 하나의 생각이 하나의 등장인물로 걸어나와 독백하는 모습이 상상, 공상, 몽상, 망상에 이르기까지, 내면이 발화하는 소리가 섞여 이야기를 만든다. 그는 사회 속 전형적인 콘텐츠에서 길어낸 일반적 도상을 그대로 혹은 왜곡해 화폭에 입체성을 더한다. 미우면서 사랑스럽고, 웃기면서 다소 잔혹하기도 한 복합적인 등장인물들이 그려진 면면은 비현실성을 수반하는 상상의 표현인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한 측면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이란 단어에 기대어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캔버스를 지키는 대상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채 동적으로 에너지를 내며 각기 다른 개성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의 화면에서 등장인물들은 고정된 좌표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작동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생산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황정현의 귀 기울임과 손길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작품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그리다’라는 행위만이 해낼 수 있는 몫을 믿는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지의 소리와 사건을 좇고 있다. PA



황정현



황정현은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현재 동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VISION 이화미술인>(이화아트센터, 2024), <NONGRAV!TAT!ON: 무중력>(이대서울병원 SPACEB-TWO, 2023), <마음의 지도 2023>(이화아트센터, 2023), <EUMC Fair 2023: 볕뉘>(이대서울병원 SPACEB-TWO, 2023), <Monument: 사라진 것들>(이화아트센터, 2021), <櫮: 악! 피어내다>(이대서울병원 SPACEB-TWO, 2022)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한국영화감독조합과 중구문화재단이 주관한 <제6회 충무로영화제> 에세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

‘퍼블릭아트 뉴히어로’는 급변하는 국내외 미술 현장에서 의연하게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사유·탐구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현대미술상이다. 올해로 18회, 그동안 배출된 수상자 대부분은 동시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활동하며, 최근 한국미술의 대중적 인지도와 국제미술계의 영향력 등을 높이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심사에서는 콘셉트 설정, 도전적 표현, 실험적 태도에 점수를 주었다. 대상을 받은 이덕종은 상대주의 철학에 기초하여 중심과 주변의 질서 해체를 위한 독특한 시도가 인상적이다.


그는 <이덕종 미술상>(2023)에서 가짜 미술 작품과 가짜 트로피라는 설정을 통해, 각종 증명서와 복제와 표절이라는 속임수 기법 등을 사용하여 대학의 관료주의적인 제도와 행정절차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해체하는 김영진은 사진 기법의 일종인 포토그램, 루멘프린트를 이용하여, 일상적 사물의 존재와 부재 즉 사물의 투명성과 불투명성의 모호한 경계를 흑백의 추상적 이미지로 보여준다. 새로운 빛의 개념을 읽어내는 인상주의적 태도가 눈에 들어왔다. 이외의 작가들도 일상생활에서 막연한 약속 같이 존재하는 사실과 허구 사이의 틈새를 검증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특징적이며 아울러 페인팅, 퍼포먼스, 설치, 텍스트, 드로잉, 아카이브, 오브제, 키네틱 등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언어를 활용하여 불확실성을 향해 자유롭게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PA

이지호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팡테온 소르본 대학교(Université Paris 1 Panthéon-Sorbonne)에서 현대미술이론 석사·DEA·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3년 ‘이경성미술이론상’, 2014년 박물관·미술관 발전 유공 정부 표창 및 문화부장관상, 1984년 ‘중앙미술대전 장려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0년 France 국가문화훈장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수훈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대전시립미술관 관장, 이응노미술관 관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20년부터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며 <George Rouault>(퐁피두센터, 조르주 루오 재단, 2022-2023), <AES+F>(전남도립미술관, 2021), <Donation Lee-Ungno>(퐁피두센터, 2017), <Lee Ungno, L’homme des foules>(세르누치미술관, 2017) 등 다수의 문화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박제성 서울대학교 교수

‘퍼블릭아트 뉴히어로’는 해마다 작가들의 새로운 시점을 발굴하며 시대적 질문들을 예민하게 다루어 왔고 올해 지원자들 또한 오늘날 예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돋보였다. 특히 미술계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묵직하게 스스로의 화법에 몰두하는 작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다.


기술이 열어준 새로운 화법과 이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들과 더불어 이로 인해 또 다른 의미와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회화, 사진 등의 전통적 매체와 물성, 행위에 대한 탐구가 도드라졌는데 대상 수상자인 이덕종의 작품들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강한 인상을 주었다. 다양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재치 있는 저항이 담긴 표현과 섬세한 시선으로 주제를 이끌고자 하는 노력이 주목할 만하였으며 이러한 태도로 앞으로 급변하는 사회, 새로운 문화, 환경 변화에 반응하며 이어나갈 작업들을 기대하게 하였다.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고 이에 대한 질문과 의심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시대이다. 예술은 시대와 관계없이 이러한 질문을 필연적으로 다루어 왔는데 특히 이러한 질문은 젊은 작가들에게는 숙명이자 출발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일이 예술가적 태도를 원할 때 과연 예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PA

박제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21년 DDP 서울라이트 메인작가로 <자각몽-다섯가지 색>을 선보이는 등 서울과 런던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코리안 아이 2012>(사치 갤러리, 2012), <미디어시티 서울 2016>(서울시립미술관, 2016), <Ars Electronica 2017>(오스트리아 린츠, 2017) 등 유수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2010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2016년 ‘VH 어워드 그랑프리’ 등을 수상한 바 있다. 2018년부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영상매체 연합전공 교수로서 공간 설치 및 Art & Technology 분야를 연구·교육하고 있으며 문화예술원 예술감독, 인공지능예술연구센터 창립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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