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Make Money Religiously> 2014
프랑스 작가로는 유일하게 영국의 ‘터너 미술상’(2013)을 수상했고 지난 ‘베니스 비엔날레’(2019)에서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가득 찬 프랑스 국가관 단독 전시로 큰 명성을 얻은 로르 프루보(Laure Prouvost)가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비디오와 설치, 퍼포먼스와 조각, 회화에 이르기까지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프루보는 허구와 현실이 뒤얽힌 독자적 서사를 창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념미술가였던 (가상의) 할아버지 실종 사건과 같은 가족의 역사를 개인적 삶의 추적이나 추모관 건립 등의 프로젝트로 끊임없이 현재화하면서, 작가는 그 과정에 관람객을 연루시킨다. 그의 작업에서 이미지와 사운드, 텍스트와 보이스오버 등 서사의 구성 요소들은 서로 어긋나고, 이를 통해 작가는 이미지와 언어, 기억과 서사 사이에 오해와 혼돈을 야기함으로써 현실을 꿈과 무의식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
<How To Make Money Religiously> 2014
HD video 8min 44sec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Lisson Gallery © Laure Prouvost
총 4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프루보 작업 세계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여행’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선동가이자 유혹자로서 언제나 현실로부터 탈주하는 모종의 여행을 제안해 온 작가는 낡았지만 영업을 하는 듯한 ‘아저씨의 여행사 가맹점’인 <심층 여행사>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킨다. 미지의 가족 존재와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심층’이라는 신비한 목적지는 몰입성이 강한 영상과 더불어 현실과 가상의 영역이 교차하는 지점을 제시한다.
<How To Make Money Religiously> 2014
HD video 8min 44sec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Lisson Gallery © Laure Prouvost
관조적이면서도 유머로 가득 찬 프루보의 작업은 관람객을 무의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곳은 언어와 관습이 지배해 온 인간의 이성 중심의 세계가 폐기한 황무지 같은 곳으로, 그곳에선 소통이나 재화와 같은 현실의 헤게모니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작가는 해석에 대한 무수한 공백을 남겨 관람객을 시적 사유로 인도하고, 그 이면에 내포된 긴급한 현실적 의제를 관람객이 스스로 알아채게 한다. 프루보의 안내를 따라 세계에 대한 사유에 빠져볼 수 있는 전시는 6월 5일까지 계속된다.
<How To Make Money Religiously> 2014
HD video 8min 44sec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Lisson Gallery © Laure Prouvost
· 문의 아뜰리에 에르메스 02-3015-3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