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29, Jun 2017
박종규
Park Jongkyu
선, 차원 그리고 뒤집기
‘2017 아트바젤홍콩(2017 Art Basel Hong Kong)’의 리안갤러리 부스는 ‘일루전(illusion)’ 그 자체였다. 주어진 공간의 정면, 측면, 바닥에 기울어진 선을 그은 박종규는 마치 벽이 비스듬하거나 바닥이 솟아오른 것 같은 환영을 완성했다. 부스 중간의 육중한 설치는 끊임없이 과거를 재현함으로써 시간 감각을 흐트러뜨리고 그가 펼쳐놓은 선들은 공간감을 무너뜨렸다. 차원의 전복, 그게 바로 박종규 작업의 주요 맥락이다. 지금의 기하학적 레이어가 완성되기 전, 작업을 처음 시작한 때부터 그의 관심은 늘 같은 것에 있었다. 고무장갑 안에 파라핀을 가득 채워 만든 1990년대 ‘Untitle’ 시리즈도 실크스크린 평면에 페이크 퍼를 붙여 완성한 ‘Layers of two dimension & three dimension’ 연작을 만든 2000년대 초반에도 작가는 감각을 뒤집고 현실을 달리 보는 시각을 미술로 치환시켰다.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작가 제공
Exhibition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