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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희_姬: 나의 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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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0 - 2023.1.5 뉴스프링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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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殮)한 꽃, 혹은 외계 존재


패션/광고사진계의 스타작가 조선희가 첫 순수예술 사진전을 열었다. 주제는 클로즈업한 꽃. 이미 많은 화가와 사진작가들이 다룬 주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꽃을 보게 할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리라. 확실히 조선희의 사진은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의 압도적인 꽃 회화 - 누군가는 우주적 숭고를, 누군가는 대모신(大母神)의 섹슈얼리티를 느끼는 - 와도 다르고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의 고전미 숭배와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뒤섞인 사진과도 다르다. 조선희의 꽃들은 길게는 20년 세월의 세례를 받으면서 수분을 날려보내고 중력에 비틀린 후 형광안료를 뒤집어쓰고 암흑 속에서 빛을 낸다.

그들은 싱싱한 생명의 냄새도 부패한 죽음의 냄새도 감지되지 않는 무생물 같은 모습이되, 그저 사물이기에는 유기체적인 섬세한 구조를 보여주어 기이한 느낌을 준다. 또한 조선희가 언급한 바 있는 카를 블로스펠트(Karl Blossfeldt)의 유형학적 사진에서처럼 선을 통해 조각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되, 블로스펠트의 견고하고 건축적인 식물과 달리 발레리나의 튀튀처럼 풍성하게 하늘거리고 발레리나의 팔다리처럼 우아하게 허공을 휘젓다가 그대로 정지한 모습이다. 한마디로 조선희의 꽃들은 온갖 역설로 가득 찬, 꽃이되 꽃이 아닌 새로운 무엇이다.



<#10> 2020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90×120cm



전시 서문을 쓴 정연심 홍익대학고 예술학과 교수는 말한다. “꽃을 말릴 때 사람들은 보통 꽃봉오리가 꺾이지 않도록 뒤집어 말리지만, 작가는 그 반대이다. 변형을 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리며 그 과정에서 꽃봉오리는 꺾이게 되고 풍성했던 생명은 점차 가늘어지며 시들게 된다. 이후 작가는 꽃에 형광안료로 메이크업(염殮)을 하는 변형 과정을 거치는데 이제 꽃은 이전과는 또 다른 생명, 페르소나와 존재감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게 된다. 이 과정들은 그가 기존에 작업했던 포트레이트 사진의 궤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희의 꽃 사진이 그의 패션/광고 포트레이트 사진과 이어지는 것은 작가의 말대로 많은 관람객이 이 사진에서 “춤을 추는 발레리나” 같은 인간을 연상시키는 데서도 드러난다. “아마도 내가 수십 년간 사람들의 포트레이트를 찍어와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나 역시 꽃을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그는 말했다. 작가의 짤막한 시에 “꽃들의 죽음을 바라보지 못했고/ 그들의 부활을 꿈꾸었으며/ 그 속에서 같이 살아났다”라는 구절이 있다.

작가는 꽃이 시드는 과정을 보는 게 싫어서 평소 꽃을 선물로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일단 받은 꽃은 내버릴 수 없어서 물에 담그지 않고 꼿꼿이 세워 두었다고 한다. 그러한 꽃들의 주름 잡힌 질감에 이끌려서 사진을 찍다가 꽃에 형광안료를 뿌리기 시작했다. 예전에 작가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염하는 장면을 찍었던 사진을 우연히 다시 본 것이 계기였다. 사진에서 할머니가 곱게 메이크업을 한 모습이었던 것을 새삼 발견하고 ‘나의 꽃들도 아름답게 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안료를 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1> 2020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90×120cm



아무리 아름답게 염했다고 하더라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산 사람이 되지 못한다. 시신은 시신일 뿐이다. 반면에 ‘염을 한’ 뒤 사진 이미지가 된 조선희의 꽃들은 더 이상 죽은 꽃의 시신이 아니며, 그렇다고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살아난 꽃도 아니다. 이것은 유기체의 섬세한 구조와 조각 같은 조형미를 동시에 지니는 존재이며, 인간의 몸짓을 연상시키는 가벼운 움직임을 내포하지만 정지해 있는 존재이며,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존재이다. 어쩌면 생물-무생물의 이분법을 뛰어넘은 외계의 존재일 수도 있겠고,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사이보그 선언문’에 나오는 포스트 휴먼의 모습이 꽃이 된다면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서구 전통 회화가 시들어가는 꽃의 그림으로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인간은 필멸임을 기억하라)’와 ‘바니타스(헛됨)’의 메시지를 던졌다면 이제 조선희는 완전히 시든 후 형광안료를 뒤집어쓰고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가 된 모습으로 자연과 인공, 생물과 무생물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존재의 출현을 암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설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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