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Review

올해의 작가상 2023

0원
2023.10.20 - 2024.3.3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Review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노잼’ 올해의 작가상,
미욱한 로봇들과 화려하게 부활한 사연


“나는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미술계 사람들끼리만 재밌어하는 것 같아.”

현대미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었을 때 돌아온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답은 이랬다. 작품이 왜 좋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확실히 현대미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해가 필요하다. 보자마자 감탄이 나올 만큼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은 별로 없다. 미술사와 문화적인 맥락, 작가에 대한 정보, 이 작품을 만들 때까지의 생각과 궤적을 알고 거기에 공감을 할 수 있을 때 감동적인 작품이 대부분이다. 언어와 맥락이 달라도 듣는 이의 마음을 곧바로 울릴 수 있는 음악, 서사의 재미로 보는 이를 빠져들게 하는 문학과 현대미술이 다른 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매년 여는 ‘올해의 작가상(이하 올작)’이 대중에게 별 인기가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상은 한국 최고 권위의 미술상이다. 매년 4명의 우승 후보를 선정한 뒤 최종적으로 한 명을 뽑는다는 ‘경쟁’이라는 흥행 요소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작가를 기존에 잘 알지 못하는 미술계 바깥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전시인 게 현실이다. 4인전 형식인 만큼 개인전만큼의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신작 위주였기에 이 작품이 어떻게 나왔는지 전시장에서 가늠해볼 수 있는 힌트도 부족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열린 ‘올작’이 미술계는 물론 대중의 호평도 잡을 수 있었던 건 이런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먼저 신작과 기존 주요 작업들을 전시에 함께 출품해 작가의 작품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최종 심사에서는 공개 워크숍을 도입해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어모았다. 덕분에 평일에도 전시실이 관람객들로 붐비는 등 흥행을 이뤄냈고, 해외 미술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는 등 흠잡을 곳 없는 성과를 이뤘다.



이강승 <라자로(정다은, 네이슨 머큐리 킴과의 협업)>
 2023 싱글채널 4K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52초. 
ed. 5, A.P. 2. 작가, 커먼웰스 앤드 카운슬 소장



뜻밖의 수상자, 권병준

‘올작’의 변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게 권병준의 수상 과정이다. 그의 수상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경쟁 작가들이 워낙 쟁쟁했고, 후보 중 ‘정통 미술’과의 거리가 가장 먼 사람이 권병준이었기 때문이다. 갈라 포라스-김, 이강승, 전소정 모두 작품성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들. 심사위원단의 여론은 심사 초기부터 다른 후보들 쪽으로 기울었지만, 마지막 순간 극적으로 권병준의 수상이 결정됐다고 한다.


다른 세 작가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전시를 만들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미술관 전시의 ‘정석’에 가까울 정도로 작품과 전시의 질이 높았다. 반면 권병준은 이번 전시가 그의 삶에서 가장 큰 전시였다. 작품인 로봇들은 걸핏하면 고장이 났다. 그래서 권병준은 전시 기간 내내 전시장을 지키며 로봇을 고치고 작품을 미세조정했다.

이 점이 오히려 호평을 받았다. ‘올작’을 담당한 이수연 학예연구사는 “스펙터클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스펙터클에 구멍을 내는 게 현대미술의 매력이자 중요성”이라며 “권병준이 전시장에 상주하며 작품을 계속 만지면서 전시가 일종의 공연처럼 됐고, 이런 실험적인 요소가 현대미술의 본질에 닿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네 가지 답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질문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수연 학예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철저히 한국 대중의 입장에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하나씩 살펴보면 이렇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라는 건 무엇인가. 국가의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미술관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그저 환상이 아닐까. 갈라 포라스-김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현대미술에서 사실 이런 질문은 그렇게 새롭거나 독창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뛰어나다.


이번 전시에서 갈라 포라스-김이 선보인 <세월이 남긴 고색의 무게>(2023)가 그렇다. 작품의 소재는 전라북도 고창의 고인돌. 그는 회화 세 점을 통해 이 고인돌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관점을 표현했다. 왼쪽의 흑연으로 그린 작품은 시커멓다. 고인돌의 주인, 즉 무덤에 묻힌 이가 보는 관점이다. 가운데 있는 작품은 현대인이 보는 고인돌의 외관이다. 그림 한쪽에는 고인돌이 유적이라는 표식이 함께 그려져 있다. 오른쪽은 고인돌 표면의 이끼. 이 고인돌이 신성한 무덤이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든, 결국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이다. ‘잘 그린’ 드로잉으로 대상의 세 가지 층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 수작이다.


미술관과 유물의 정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작품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소장하고 있는 이집트 미라의 석관을 재현한 작품이 단적인 예다. 석관 안에 들어가 있는 미라와 그 무덤을 조성한 사람들의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실제 석관은 이역만리 떨어진 영국에 가 있다. 이 ‘약탈해온 문화재’를 미술관에 버젓이 전시하는 게 옳은 일이냐고, 갈라 포라스-김은 의문을 던진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확실히 뛰어나고, 표현 방식도 재미있다. 아쉬운 건 이런 얘기들이 한국 일반 관람객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소정은 ‘일반적이고 평범하며 정상적인 삶’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 가정에 입양된 인물 등이 대표적이다. 전시장에 비치된 책 등을 통해 작품 개념을 유려하게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작품세계의 변화와 발전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수연 학예사는 “이때까지 그의 작품들은 주로 근대를 다뤘지만, 최근 작업에서는 미래에 대한 고찰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쿠르(도시와 자연 등에 있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활용해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것)를 통해 파리, 도쿄, 서울을 탐험한 작품도 ‘속도’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담고 있다. 다만 이 작품 역시 ‘작품이 지금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체감이 희미하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강승의 전시가 뚜렷하게 돋보인다. 이강승은 소위 ‘주류’로 통하는, ‘백인·남자·이성애자’를 벗어난 존재들을 기록한다. 이번 전시작 중 상당수는 한국의 게이 인권 운동 단체인 친구 사이의 창립 멤버이자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다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세상을 떠난 오준수를 조명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사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직접 그린 편지나 얼굴, 네온 조명으로 표현한 오준수의 다양한 정체성, 퀴어 안무가 고추산을 비롯해 여러 대가들이 참여한 영상과 섬유 작품은 그 자체로 처절하면서도 마음 아리다.


전시 관람객 중 일부는 작가에게 SNS로 이런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나는 동성에게 애정을 느끼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게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시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권병준 작업 설치 전경



그럼에도 권병준이 수상한 이유는

1990년대 ‘삐삐롱스타킹’이라는 밴드가 있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인정받으며 당대 대중음악계를 풍미했다. 하지만 1997년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낸 ‘방송사고’를 계기로 해체의 길을 걸었다. 그때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밴드 보컬(당시 예명 고구마)이 권병준이다.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Royal Conservatoire The Hague)으로 유학을 떠나 소리와 예술과학을 공부한 뒤 관련 엔지니어와 연구자로 일했다. 이후 귀국해 미술관과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소리와 공학이 결합된 예술’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전시장에 있는 로봇들은 우습다. 따져 보면 인간의 모습과 별로 닮지도 않았다. 하지만 보고 있자면 ‘마음이 아파온다’는 관람객이 많다. 오체투지를 하는 로봇, 부채춤을 추는 로봇, 심지어는 고장 난 로봇들까지. 쓸모가 곧 존재가치이지만 쓸모가 없는, 그럼에도 애를 쓰는 그 로봇들은 평범한 우리를 닮아 있다. 2018년 예멘 난민들을 향한 사회의 증오를 계기로 로봇 작업을 시작했다는 작가는 “가장 낯선 이방인인 로봇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보고 싶어 로봇을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의식 역시 대단히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삶에서 우러나온 경험과 역량, 즉 음악과 무대 장치가 만들어내는 완성도 높은 경험과 공연의 요소가 새로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현대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작업을 보고 걸음을 멈추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술이 쉽고 와 닿는 얘기만 해야 하는 건 결코 아니다. 현대미술의 어법으로만 전달할 수 있는 심오한 고찰과 직관이 존재하고, 이는 인간 존재에 꼭 필요하다. 이런 사유와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작가들 역시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갈라 포라스-김, 이강승, 전소정처럼. 하지만 권병준의 작품은 이와 구분되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조금 서툴더라도 작품에 작가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고, 하나뿐인 인생을 작품에 투영했기에 독창적인, 그래서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끌어당기는.


이번 ‘올작’ 수상자가 권병준이 된 결정적 계기도, 마지막 순간 한 심사위원이 던진 이런 얘기였다고 한다. “작가와 작품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중요하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 전소정 작업 설치 전경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